28일 방송되는 KBS '인간극장'에서는 아흔아홉, 울엄마는 못 말려편이 그려진다.
“저세상에서 날 부르러 오거든, 못 간다고 전해라”
누구나 건강하게 천수를 누리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 그런데 여기, 입만 열면 “어서 가야 하는데, 왜 안가나 몰라” 하소연하는 어르신이 있다.
올해 아흔아홉 번째 여름을 맞는 조성임 할머니. 그런데 나이가 무색하게, 기력도 짱짱하니 목청도 좋으시다. 눈만 뜨면 온 집안을 쓸고 닦고, 마당에 나가 풀도 뽑고 머윗대 까고, 마늘 까고, 몸체만 한 포댓자루도 손수 옮긴다.
그 곁에서, 제발 좀 쉬시라고 읍소를 하는 사람. 바로 막내딸, 유홍실 씨(62)다. 4년 전, 신장이 망가져서 죽을 고비를 넘겼던 어머니를, 내집에 모셔 온 홍실 씨. 거동을 못 하던 어머니 곁에 딱 붙어 수발드느라, 운영 중인 보험대리점은 직원에게 맡기고, 재택근무를 시작했다. 지극정성을 기울인 덕인지, 어머니는 점점 기운을 차리셨고 지금은 다시, 그 무섭던 ‘호랑이 울엄마’로 돌아오셨다.
청량리 시장에서 수십 년 동안 배추 장사를 하셨던 어머니 병약한 아버지 대신 생계를 책임졌고, 5남매를 길러내셨다. 공부 욕심이 제일 많았던 막내, 홍실 씨 어려운 형편이지만 장학금 받고 여상에 들어갔고, 제법 좋은 회사에 취직도 했다. 그래서 어머니에게는 큰 자랑이었는데 그동안 결혼해 사느라, 어머니와는 살 부대낄 시간이 없었다. 그러다 병상에 있던 어머니를 모시면서 새록새록 정을 쌓았고 어머니의 일상을 영상으로 담기 시작했다. 때로 억척스럽고, 때로는 귀엽고, 가만 들여다보면 짠한 울엄마 한마디 한마디, 주옥같은 어록까지 살뜰히 담았는데 어머니의 99세 생신을 맞아, 친정 언니들과 조카, 증손주들까지 한자리에 모인 날 홍실 씨는 그동안 차곡차곡 쌓아왔던 엄마에 대한 기록을 선보인다.
왁자한 웃음과 함께, 뭉클한 감동을 나누는 그 순간 건강하게, 오래오래 사시라는 딸들에게 “그런 소리 하지 마라” 손사래를 치시는데. 역시, 울엄마는 못 말려! 여름볕이 따가운데, 땀을 뻘뻘 흘리면서 잡초를 뽑으시는 조성임 할머니(99). 딸 사위가 아무리 말려도 들은 체, 만 체 “나는 내가 하고 싶은 건 해야 해!” 역정을 내신다.
4년 전, 신장에 병이 생겨 죽을 고비를 넘기신 어머니 5남매 중 막내딸인 유홍실 씨(62)는 어머니와 마지막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전원주택을 마련했고 셋째 언니네에서 지내던 어머니를 모셔 왔다. 그때 병원에선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했지만 다행히 얼마 안 가 어머닌 기운을 차리셨다.
기력이 돌아오면서 온 집안을 활보하기 시작한 울엄마, 새벽같이 일어나 구석구석 쓸고 닦고 사위의 구멍 난 바지며 속옷까지 기워주신다. 아무도 못 말릴 고집이지만 어머니만 좋으시다면 흔쾌히 백기를 드는 홍실 씨다.
홍실 씨네 집에는 4대가 함께 산다. 5년 전, 큰딸이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와 함께 살기 시작한 것. 엄마처럼 보험회사에 다니는 김라희(37) 씨. 출근 준비하랴, 아이들 챙기랴 시간이 빠듯한데 그런 딸이 안쓰러운 엄마, 홍실 씨. 아홉 살, 여섯 살 손주들 밥도 먹이고 학교와 어린이집에 태워다준다. 그리고 낮에는 재택근무- 어머니께 내드린 안방 한켠, 작은 책상이 홍실 씨의 사무실이다.
그렇게 바쁘게 돌아가는 시간표 사이사이 어머니 드실 걸 챙긴다. 간식 창고가 동나지 않게 채워드리고 끼니마다 고기반찬을 올린다. 그 와중에 남편과 어머니 사이에 마음 상하는 일은 없는지 양쪽을 오가며 눈치까지 살핀다. 무던하고 밝은 성격, 언제나 호호 웃어주는 홍실 씨 덕에 대가족의 하루하루가 부드럽게 굴러간다.
20년째 보험대리점을 운영하는 홍실 씨, 일도 잘하고 어머니도 잘 모시고, 딸에 증손주까지 보살피는데 딱 하나 못하는 게 있다. 바로 요리-그 빈틈을 메워주는 이가 남편, 김기순 씨(62).
인상만 보면 상남자, 홍실 씨는 ‘산도적’이라 부르는데 음식 솜씨가 어찌나 좋은지 직접 간수를 뺀 소금으로 김치도 담그고 호박 볶아서 만두까지 뚝딱 빚는다. 장모님 드리겠다고 한약재 넣고 닭백숙을 끓이는 남자가 어디 흔한가. 더욱 고마운 건, 홍실 씨가 어머니를 모시고 싶다 했을 때 “우리 집에 모시자” 선뜻 나서주었던 것. 실은 홍실 씨도 10여 년 동안 시아버지의 병수발을 했고 기순 씨, 그때의 고마움을 갚을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라는데...
처음 장모님을 우리 집에 모셨을 땐, 혹시나 밤에 무슨 일이 있을까장모님 옆방에서 쪽잠을 잤다는 기순 씨.퇴근길에는 장모님이 좋아하시는 꽃을 한 아름 사 들고 온다. 효녀 홍실 씨에 딱 맞는 짝꿍, 1등 사위, 기순 씨다.
올해, 아흔아홉 번째 여름을 맞은 조성임 할머님.햇볕 쨍쨍 내리쬐는 날에도 마당에 나가 풀을 뽑으신다. 너무나 정정하시지만 실은 4년 전, 신장에 병이 생겨 죽을 고비를 넘기셨다는데 막내딸, 홍실 씨(62)가 모시고 나서는 다행히 기운을 차리셨고 다시 호랑이 같은 어머니로 돌아오셨다.
시장에 들러 장을 본 홍실 씨와 딸, 라희 씨(37). 손녀딸 라희 씨가 할머니 드릴 내복을 샀다는데 할머니는 싫다며 질색팔색, 진저리를 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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