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한국 정부가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위해 국내 주요 기업들과 함께 1천억 달러 이상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마련해 이를 미국 정부에 제안할 준비를 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은 국내 주요 기업인 삼성, SK, 현대차, LG 등을 중심으로 취합된 것으로, 정부는 이 금액을 더욱 확대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당초 이번 투자 계획은 한미 고위급 2+2 통상협의에서 제안될 예정이었으나, 미국 측의 일정 문제로 협의가 연기된 상황이다. 이러한 투자는 한국과 유사한 산업·수출 구조를 가진 일본이 5천500억 달러 규모의 투자 펀드를 통해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춘 전례를 참고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이미 주요 대기업들과의 협의를 통해 약 1천억 달러의 투자 약속을 받았으며, 이는 일본 경제 규모에 비해 적지 않은 금액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더 나아가, 정부 조달자금과 추가 펀드 조성을 통해 제안 금액을 늘릴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정부 고위 관계자는 "우리는 실무 차원에서 펀드 조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미국에 투자할 계획이 있는 기업들의 계획을 취합하고 금액을 늘리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일본의 투자 방안과 유사하게, 한국도 수출입은행, 산업은행, 무역보험공사, 한국투자공사 등을 활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지난 3월, 미국 조지아주 차량 생산 확대 및 루이지애나주 새로운 철강 공장 건설을 포함한 210억 달러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외에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370억 달러와 38억7천만 달러를 미국 현지 반도체 생산 거점 건설에 투자하고 있다.
한편, 대한항공은 미국 항공 제작사 보잉과의 공급계약을 통해 327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 중이다. 통상환경에 정통한 관계자는 "일본의 대규모 투자 약속이 상호관세를 낮추는 데 일조한 만큼 한국도 경제 규모에 맞는 투자 금액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며, "국내 기업들과의 협조가 필수적이라 이미 조율을 마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한국이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향후 협상 결과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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