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좀비딸' 리뷰: 이글은 영화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정환(조정석)은 맹수 사육사다. 유튜브 채널을 통해 자신이 조련한 호랑이가 마이클 잭슨의 문워크를 춘다고 너스레를 떨며 좋아한다.
정환의 일상에서 가장 큰 행복은 사춘기 딸 수아(최유리)다. 댄스 열정을 불태우는 딸과 티격태격 일상을 보내는 일이 삶의 낙이다.
어느 날, 정체불명의 좀비 바이러스가 세상에 퍼졌다. 정환은 수아와 함께 어머니 밤순(이정은)이 사는 바닷가 마을 은봉리로 향한다. 그러나 도망치는 과정에서 수아가 좀비에게 물리고 말았다.
좀비를 색출하고자 하는 사회 분위기 속, 정환은 자신의 삶이자 행복인 '딸'을 포기할 수 없었다. 몰래 수아를 격리하고, 길들이기 위한 극비 훈련에 돌입한다.
'희망'이 보인다. 좀비로 변한 수아가 밤순의 따끔한 효자손 맛에 반응하고, 어렴풋이 말을 알아듣는다. 과연 사춘기보다 예민해진 '좀비딸'과, '딸바보 아빠' 정환의 미래는 어떻게 될까.
'좀비딸'은 누적 조회수 5억 뷰를 기록한 동명의 웹툰을 영화화했다. 웹툰 '좀비딸'은 바이러스가 창궐한 재난 설정에 '가족'의 일상적인 이야기를 더해 수년간 독자들을 웃기고 울린 바 있다.
'원작'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 영화 '좀비딸'은 내로라하는 연기파 배우들이 만화를 찢고 나온 듯한 싱크로율과 빈틈없는 열연으로 기대치를 충족시킨다.
무엇보다 조정석은 특유의 능청스러움과 짠 내 나는 연기로 유머와 진정성을 넘나들며 극을 더욱 흥미진진하게 이끈다. 현실에서 실제 '딸' 아빠이기도 한 조정석은 '캐릭터'에 깊이 몰입해 그 어느 때보다 생생하고 세밀한 연기를 펼친다. 여기에 '연기력' 자체를 논할 필요 없는 이정은, 윤경호, 조여정이 적재적소에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며 재미를 더한다.
타이틀롤이 된 2009년생 최유리의 열연을 빼놓을 수 없다. 여섯 살에 데뷔해 12년간 배우로 활동한 최유리는 피나는 하드 트레이닝과 촬영 때마다 2시간씩 특수분장을 하는 강행군을 이겨내고 '좀비딸'로 완벽하게 분해 스크린을 장악한다.
전국 수많은 고양이를 제치고 '애용이'로 낙점된 고양이 금동이도 인상적이다. 금동이는 애초 CG로 계획한 장면 상당수를 실제로 소화했다. 원작에 이어 '애용이'의 활약은 스크린에서도 계속된다.
방대한 웹툰을 2시간짜리 영화로 압축해 만드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특히 빠르게 전개되는 스릴러와 비교해 코미디를 바탕으로 한 휴먼 드라마는 더욱 그럴 것이다. 감독의 선택과 결단, 마무리 능력이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스릴러'로는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필감성 감독이 비교적 아쉬운 연출력을 드러낸다. 중반부 이후 신파가 길어지면서 몰입도를 떨어트린다. 그러나 이마저도 배우들이 살렸다. 뻔한 신파극으로 갈 뻔한 것을 가까스로 막아냈다.
'신파'를 극혐하지 않는다면 '좀비딸'은 여름 가족 영화로 손색이 없다. 웃음과 감동, 여운이 남는 무해한 '좀비물'이다.
30일 개봉.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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