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후보자는 15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실제 근로없이 허위로 급여를 수령했다는 의혹에 대해 "실제 근무하고 적법한 대가를 받은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선거 보전 비용을 반환하지 않은 것에 대해선 "선거 부채로 힘들었다"고 밝혔다.
권 후보자는 신한대학교, 부산 물류, 유니언FMV, 고봉삼계탕 등에 실질적 근무 없이 재직하며 급여를 수령하고, 한국외국어대학교와 신한대에서 총 76개월간 초빙·특임교수로 재직하며 강의를 하지 않았지만 급여를 수령한 의혹을 받았다. 또 배우자가 운영한 식당에서도 보건증·근로계약서 없이 4500만 원 넘게 급여를 받아 위생법과 근로기준법 위반 논란이 제기됐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급여 수령 의혹에 대해 "고봉삼계탕, 유니언에프엔브이 등 여러 사업체법인으로부터 급여는 받았는데 근로정황이 없다"며 "급여는 기본적인 전제가 근로의 대가인데 거기에 대한 정황도 없고 자료 제출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어떻게 보면 전직 국회의원이 과거 우월적 지위를 활용해 '갑질 동냥'을 한 것 아니냐"면서 "(권 후보자의) 배우자도 똑같은 행위를 하고 있다. 2020년부터 대전의 소프트웨어 회사, 경북 안동의 건설업체로부터 급여를 수령해왔는데 실제로 근무한 게 맞냐"고 물었다.
권 후보자는 배우자 의혹에 대해선 "배우자는 실제로 근무하며 여러 콘텐츠를 제공하는 회사의 마포 사무실과 안동의 건설업체에서 실질적으로 기업 홍보, 영업 역할을 수행했다"며 "저도 월 150만 원 정도 고문계약을 맺어 기업 영업 자문을 맡았고, 현장에서 계약과 상담 등을 함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는 실제 생활이 매우 어려워 한 달에 500만 원, 1000만 원을 받은 것도 아니고, 고문료로 150만 원 정도를 받은 것인데도 궁색하게 보였던 점은 저 스스로도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차라리 한두 군데에서 더 큰 금액을 받았다면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젊은 세대 눈높이에서 오해받을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권 후보자는 대학에서 강의를 하지 않고 급여를 받은 것에 대해선 "학교에서 요구한 역할을 해서 받은 것이고, 여러 기업에서 받은 고문료도 실제로 자문과 협의에 참여했기 때문에 받은 것"이라고 답했다.
"선거 보전 비용, 최근에 집사람이 딱하다고 준 5천만원 낸 것"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경북도지사 선거 보전 비용 반환을 해야 했는데 선거 비용을 미납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선거 부채로 굉장히 힘들었을 때였다. 직접 확인하지 못한 불찰"이라며 "당시 2~3년 동안 굉장히 힘들었을 때이기 때문에 바로 9000만 원을 반납하고 나머지(약 2억7000만 원)는 반납을 못하다가 이번에 하도 보기 딱했는지 집사람이 통장 하나 주면서 5000만 원을 냈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지난 2018년 경북도지사 선거에서 선거비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3억 2000만 원을 보전 받았다. 이후 당선무효형이 확정되면서 약 2억 7000만 원을 반환해야했는데 4년 가까이 내지 않았다. 뒤늦게 장관 후보 지명 이후 여론이 불거지자 지난 1일 5000만 원을 납부했다.
철새 정치인 비판에 "기사 보고 그렇게 생각하시는구나 싶었다"
권 후보자의 당적을 자주 바꾼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권 후보자는 꼬마 민주당과 보수인 한나라당, 바른미래당 등을 거친 바 있다. 또 이번 대선에서는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를 지지하기도 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은 "걸어온 궤적을 보니 굉장히 민망할 정도로 철새 정치인"이라고 비꼬았다. 같은 당 이양수 의원도 "이 후보 지지 선언을 하고 보훈부 장관 시켜준다니까 얼른 나서게 되셨느냐"며 "대표적인 보은 인사로 얘기가 나오고 있고 시쳇말로 꿀 발린 데만 찾아다니면서 '꿀 빠는 인생'이라는 비아냥도 나오는 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권 후보자는 "안 그래도 기사에서 봤다"며 "기사에서 봤을 때 '그렇게도 생각하시는구나' 이렇게 생각을 했다"고 답했다.
"보훈 사각지대 없도록 보상 체계 재정립·저소득 보훈 대상자 지원 체계 강화할 것"
권 후보자는 보훈부 장관으로서 다짐으로 "보훈영역에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살피며 보훈가족의 작은 목소리에도 귀 기울이는 보훈행정을 펼치겠다"며 "보상 체계 재정립과 저소득 보훈 대상자에 대한 지원 체계 강화로 보훈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배우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독립유공자와 유족에 대한 예우 강화 방안을 마련하겠다"면서 "국가유공자의 건강한 삶을 위해 보훈 의료 체계를 보다 강화하고, 고령화에 따른 맞춤형 종합 대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광복 80주년 기념행사를 차질 없이 이행해 국민 통합을 위한 보훈 문화를 확산하고 의무복무 제대군인에 대해 정당한 보상을 하기 위한 방안도 마련하겠다"며 "부족하지만 저에게 국가보훈부장관의 소임을 맡겨주신다면 보훈을 통해 국민 통합에 기여하고, 국가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권 후보자는 보훈 전문가가 아니라는 지적에 대해선 "의원 시절엔 독립유공자 관련 법률을 발의하고, 경북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추진했으며, 국회사무총장 재임시 국회에서 6·25 참전용사 초청 행사를 기획하고, 독립운동 관련 뮤지컬 상영회를 개최했다"고 답했다.
경북도지사 출마 질문에 "없다"
이에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서 얼마나 전문성이 없으면 (대통령실이) '지역과 이념을 넘어 국민통합을 이끌 후보자'라고 말을 했겠나"라며 "보훈 경력이 없는 최초의 후보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추 의원은 그러면서 권 후보자가 지난 2일 후보자로 지명된 후 첫 일정으로 국회 앞에서 진행된 '경북 산불 특별법 제정 촉구' 집회에 참석한 것을 언급하며 "장관 취임도 전에 내년에 경북도지사로 출마를 준비하는 것 아니냐"고 묻자 권 후보자는 "없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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