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진 기자의 서평 talk ] 한용운의 시 '꽃싸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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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진 기자의 서평 talk ] 한용운의 시 '꽃싸움'

서울미디어뉴스 2025-07-15 08:45: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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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서울미디어뉴스] 김상진 기자 = 당신은 두견화를 심으실 때에

꽃이 피거든 꽃싸움하자고 나에게 말하였읍니다.

꽃은 피어서 시들어가는데

당신은 옛 맹세를 잊으시고 아니 오십니다.

나는 한 손에 붉은 꽃수염을 가지고

한 손에 흰 꽃수염을 가지고

꽃싸움을 하여서

이기는 것은 당신이라 하고

지는 것은 내가 됩니다.

그러나 정말로 당신을 만나서

꽃싸움을 하게 되면

나는 붉은 꽃수염을 가지고

당신은 흰 꽃수염을 가지게 합니다.

그러면 당신은 나에게 번번히 지십니다.

그것은 내가 이야기를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이 나에게 지기를 기뻐하는 까닭입니다.

번번히 이긴 나는

당신에게 우승의 상을 달라고 조르겠읍니다.

그러면 당신은 빙긋이 웃으며

나의 뺨에 입맞추겠읍니다.

꽃은 피어서 시들어 가는데

당신은 옛 맹세를 잊으시고 아니오십니다.

[서평 talk ] 

한용운의 시 「꽃싸움」은 사랑의 약속을 기다리는 마음과 그리움 속에서 피어나는 상상력을 담은 서정시다. 시인은 꽃이 피면 함께 꽃싸움을 하자던 연인의 맹세를 기억하며, 오지 않는 그를 기다리는 슬픔을 조용히 풀어낸다. 붉은 꽃과 흰 꽃을 들고 펼쳐지는 상상의 꽃싸움은 결국 사랑하는 이의 기꺼운 패배와 그에 대한 보상으로 연결되며, 시적 화자의 내면에 자리한 애틋함과 순수한 바람을 드러낸다. 반복되는 구절은 이별의 현실과 상상의 세계가 교차하는 여운을 더욱 짙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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