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인사청문회 슈퍼위크’ 첫날부터 정면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후보자 전원 실격”이라며 송곳 검증에 나섰고, 더불어민주당은 “낙마는 없다”며 전면 방어에 나서는 등 기싸움이 치열했다.
여야는 14일 국회에서 강선우 여성가족부·정동영 통일부·배경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각종 의혹을 둘러싼 공방으로 파행과 정회를 반복했다.
먼저 이날 가장 큰 충돌은 강선우 후보자 청문회에서 벌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노트북에 ‘갑질왕 강선우 OUT’ 문구를 부착하자, 민주당 의원들이 ‘내란정당 아웃’ 등 맞불 피켓으로 대응하면서 회의는 개의 13분 만에 정회됐다.
본격적인 질의가 시작되자 강 후보자의 보좌진 갑질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은 “전형적인 강약약강”이라며 “권력에 복종하고 약자를 착취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가진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한지아 의원은 “강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따뜻한 공동체와 정면 배치된다”며 “진정 어린 사과는 말로 하는 사과가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사퇴”라고 비난했다.
강 후보자는 청문회 준비 소회를 묻는 민주당 백승아 의원 질문에 “(보좌진에 대한 갑질 의혹) 논란으로 상처받았을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자세를 낮췄다. 자택에서 나온 쓰레기를 보좌진에게 처리하게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차에 있던 음식을 남겨둔 채 내린 저의 잘못”이라고 해명했다. 또 위장전입 의혹과 관련해선 “아이의 학교 적응 등을 고려해 광화문 자택을 유지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정동영 후보자는 농지법 위반과 태양광 업체 관련 이해충돌 의혹이 쟁점이 됐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정 후보자가 농지 취득을 위해 위장 전입을 하고, 농지를 사놓고 재산 신고를 하지 않아 공직자재산등록 법률도 위반했다”며 위장전입과 재산 누락 문제 등 자격 미달을 주장했다. 이에 반해 민주당은 “남북관계 복원 적임자”라며 옹호에 나섰다. 정 후보자는 일부 위반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생계형 투자였다”고 밝혔다.
반면 배경훈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배 후보자는 인사말을 통해 “AI 기반 국가성장전략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히며 AI 인프라 구축과 기초연구 생태계 개편 등의 비전을 제시했다.
전재수 후보자는 자질과 전문성을 두고 여야가 공방을 벌였다. 민주당은 “부산을 대표하는 정치인으로 해수부 부산 이전 등 현안을 이해하는 적임자”라고 평가했지만, 국민의힘 강명구 의원은 전 후보자가 농해수위 경험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또 부산시장 출마설을 언급하며 정치적 셈법 논란도 이어졌다.
인사청문회 일정은 오는 18일까지 이어진다. 첫날부터 격한 대립 양상이 펼쳐지면서 남은 일정에서도 여야 간 충돌과 장관 후보자들의 고강도 검증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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