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동맹국들을 상대로 고율 관세 압박을 본격화하며 글로벌 무역 질서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 달 1일부터 유럽연합(EU)과 멕시코에 대해 30%의 상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고, 브라질에는 50%에 달하는 징벌적 관세를 예고했다. 구리 등 전략 금속에도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행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이러한 조치를 “국가 비상사태 완화와 안보 확보를 위한 전략”이라고 주장했다.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13일(현지시간)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충분히 좋은 무역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8월 1일부터 상호 관세는 진짜”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올해 상반기에만 272억 달러(약 37조 5000억원)의 관세 수입을 올렸고, 이는 전년 대비 4배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트럼프행정부는 브라질에 전임 대통령인 자이르 보우소나루가 ‘마녀사냥’에 휘말렸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50% 관세 부과를 통보했고, 이에 대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보복 관세를 예고하며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해싯 위원장은 또 “전쟁이 발발할 경우를 대비해 무기 생산에 필수적인 구리의 국내 생산을 확대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관세가 가격 상승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실제 인플레이션은 크게 내려갔다”며 “무역 상대국들이 관세를 대부분 부담한다”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한국, 일본, 캐나다에 이어 EU와 멕시코에도 관세 서한을 발송했다. “우리는 오랫동안 친구와 적 모두에게 이용당해왔다”는 그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규정을 준수하는 제품에도 이번 관세가 적용될지 여부는 불투명해 기업들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미국 정부는 관세 수입 급증에 따른 재정 개선 효과를 강조하고 있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6월 관세 수입 급증으로 연방정부는 270억 달러 흑자를 기록했고, 달러 가치는 반등했다. 달러지수는 11일 97.87로 한 주간 0.71% 상승했다.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무역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신호”라고 평가하고 있다.
EU는 이에 맞서 자체 재정확보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는 ‘공동 예산안’ 초안에 순매출 5000만 유로(약 806억원) 이상 모든 기업에 법인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담았다. EU 역내에서 영업하는 모든 기업이 본사 국적과 관계없이 과세 대상이 되며, 이로 인해 현지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U는 이를 통해 ‘미국 없는 안보’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의 고율 관세와 이에 대응하려는 EU의 세제 강화 움직임이 맞물리면서 세계 무역질서는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교역국들은 자국 산업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더 나아가, 중국과 러시아 등 브릭스 국가들을 중심으로 반미연합이 확산하거나, 달러 기축통화체제에 대한 반발이 확대될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상호관세가 현재 수준에서 발효되면 국제경제는 물론, 미국에도 치명적일 수 있어, 남은 보름 동안의 협상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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