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디어뉴스] 김상진 기자 =
벚꽃 버들잎에 구는 구슬
알알이 짙은 봄빛,
찬 비라 할지라도
임의 사랑 담아 옴을
적시어 뼈에 스민다
마달 수가 있으랴.
볼 부은 저 개구리
그 무엇에 쫓겼관대
조르르 젖은 몸이
논귀에서 헐떡이나.
떼봄이 쳐들어 와요,
더위 함께 옵데다.
저 강상 작은 돌에
더북할쏜 푸른 풀을
다 살라 욱대길 제
그 누구가 봄을 외리.
줌만한 저 흙일망정
놓쳐 아니 주도다.
[서평 talk ]
최남선의 시 「벚꽃 버들잎에」는 봄의 감각을 자연과 생명의 이미지로 직조한 작품이다. 짙은 봄빛과 함께 스며드는 찬 비는 임의 사랑을 담은 존재로 형상화되며, 뼈에까지 스며드는 절절한 감정으로 확장된다. 개구리의 놀람, 봄의 습격, 작은 흙덩이까지 섬세하게 포착한 자연 묘사는 봄을 단순한 계절이 아닌 생명력의 총체로 드러낸다. 시인은 작고 흔한 것들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절대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를 통해 근대시가 지닌 감각적 생동을 밀도 높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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