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노규민 기자] 글로벌 화제작 '오징어 게임' 시리즈의 장대한 여정이 끝났다. 시즌 3까지 이어지는 동안 극을 이끈 주요 배우들의 인터뷰 일정도 모두 마무리 됐다. 여타 드라마와 영화에 비해 '주역'이 많았던만큼 기자와 마주한 배우도 많았다. 말도 많았고 탈도 많았던 '오징어 게임' 인터뷰 현장을 돌아봤다.
'오징어 게임'은 전 세계가 코로나 19로 몸살을 앓고 있던 2021년 처음 공개됐다. 기발한 상상력과 창의적인 세계관으로 유례없는 신드롬을 일으켰다. 애초 단 한편으로 끝맺으려 했지만 폭발적인 인기에 힘입어 시즌 2, 시즌 3까지 제작됐다.
지구촌에서 '딱지치기'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 '둥글게 둥글게' 게임 등이 유행 했고, K-콘텐츠를 향한 관심이 더욱 높아졌다. 특히 이정재, 이병헌을 비롯해 정호연, 이유미, 박성훈, 임시완, 강하늘, 박규영, 조유리, 최승현(탑) 등이 글로벌 스타로 도약했다. '오징어 게임' 주역 이정재는 아시아 배우 최초 미국 에미상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대마초 흡연 혐의 최승현(탑), 정면돌파...기자 앞에서 입술 '파르르'
지난해 연말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공개되면서 이정재, 이병헌, 박성훈, 임시완, 양동근, 강애심, 이서환, 노재원, 박규영, 조유리 등 주역들이 '홍보' 인터뷰를 벌였다. 약 2주간 진행된 이 일정이 모두 끝나가는 상황, 갑작스럽게 최승현이 등장했다.
1월 10일 넷플릭스는 애초 일정에 없던 최승현의 인터뷰 일정을 공유 했다. 그가 국내 취재진과 만나는 것은 2014년 개봉한 영화 '타짜-신의 손' 홍보 인터뷰 이후 약 11년 만이었다.
최승현은 2016년 대마초 흡입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모든 활동을 중단했다. SNS를 통해 대중과 설전을 벌이며 은퇴까지 언급했다. 빅뱅 멤버 지드래곤, 태양, 대성도 그에게 등을 돌렸다.
이후 화제작 '오징어 게임' 시즌2에 최승현이 캐스팅 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이정재, 이병헌 등에 의한 '낙하산 캐스팅'이 아니냐는 의혹도 불거졌다. 이정재와 이병헌 측은 '인맥 추천'설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최승현에 대한 대중의 시선은 싸늘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공개되기 전부터 "탑 때문에 보기 싫다"는 말들이 돌았다. 그러나 그는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오징어 게임' 시즌2 에서 최승현은 코인 투자를 했다가 빚더미에 앉은 유명 래퍼 '타노스' 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특히 극 중 '타노스'는 악역으로, 몰래 반입한 마약을 복용한다. 실제 '마약' 혐의를 받은 그가 극에서 보인 모습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었다.
인터뷰 당일 최승현(탑)은 슈트를 말끔하게 입고 등장했다. 그는 "이 자리에 서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나왔다"라며 "어떤 목적이 있어서 계산적으로 진행한 인터뷰가 아니다. 그동안 기자들을 만날 명분이 없었고 소통 창구도 없었다. 어느 날 갑자기 만나는 것 자체가 경솔한 행동이라고 생각했다. '오징어 게임2' 인터뷰를 통해 이런저런 말씀을 드리는 게 명분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설명했다.
최승현(탑)은 시종 진지 했다. 지난 과오를 이야기 할 때는 입술을 파르르 떨기도 했다. 또한 빅뱅 멤버들에게 사과의 뜻과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인터뷰 말미 그는 "과거 어둠 속에서 피폐한 삶을 살았다. 그러나 지금은 많이 안정됐다"라며 "보다 안정적인 삶을 살고 싶다"고 바랐다.
'현주'로 뜬 박성훈, 음란물 소동...눈물의 50분
박성훈은 '오징어 게임' 시즌 2에서 트랜스젠더 참가자 '현주'로 등장해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비로소 '더 글로리'의 전재준을 지웠다. 그러나 한 순간의 실수로 뭇매를 맞았다. 인터뷰 일정을 코 앞에 두고 갑작스럽게 '음란물' 업로드 논란에 휩싸였다.
앞서 박성훈은 자신의 SNS에 '오징어 게임'을 패러디한 듯한 일본 성인물 포스터를 올렸다. 사태를 파악하고 급하게 삭제했지만, 이미 온라인을 통해 일파만파 퍼지고 말았다. 이후 소속사는 "박성훈이 게시물을 실수로 잘못 눌러서 스토리에 올라갔다"고 해명했다.
박성훈은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무거운 마음으로 인터뷰 자리에 나섰다. 제 잘못으로 수많은 제작진의 노고에 누를 끼쳤다는 것이 가장 속상하고 죄송스럽다. 이 자리를 통해 나오는 말들로 또 피해가 갈까 봐 긴장된다"라며 조심스럽게 그 날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오징어 게임' 시즌2가 공개된 지 얼마 안 된 시점이었다. 당시 회사 담당자랑 실시간으로 반응을 주고받고 있었다. 스케줄이 있어서 부랴부랴 나서는 길에 문제가 된 사진을 발견했고, DM으로 보낸다는 것이 스토리로 올라갔다. 저 또한 납득이 안 간다. 충격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또 박성훈은 "저도 처음 사진을 봤을 때 '어떻게 이런 게 만들어졌지'라며 불쾌함을 느꼈다"라며 "부계정 이야기를 하시더라. 거기에 올리려다 잘못 올린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돌았다. 저는 부계정을 만들어 본 적이 없다. 구차한 변명으로 들릴 수 있겠지만 제가 저지른 실수인 만큼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실수라 하더라도 제가 잘못한 거다. 그걸 감당하고 감내하는 게 먼저인 것 같다. 솔직히 지금 휴대폰 만지는 것도 싫은 상태다"라고 덧붙였다. 박성훈은 이날 여러 기자들 앞에서 계속해서 눈물을 흘렸다. 본지 기자와 만난 오후 시간에는 눈이 퉁퉁 부어 있었다.
시즌 3에서도 '현주'의 활약은 대단했다. 그런데도 박성훈은 시즌 3 인터뷰는 진행하지 않았다.
박규영 '스포일러 논란'으로 뭇매..."초상집 분위기"
'셀러브리티' '스위트홈' ' 시리즈 등을 통해 '넷플릭스의 딸'로 떠오른 박규영이 '큰 실수'를 저질렀다. 앞서 박규영은 지난 1월 '오징어 게임' 시즌2 공개 이후 시즌3 내용을 짐작할 수 있는 사진을 SNS에 올렸다가 '스포일러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사진에는 총에 맞았던 이진욱이 핑크 가드 옷을 입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넷플릭스는 '보안'을 굉장히 중요시 하는 플랫폼이다. '김' 빠지는 걸 가장 싫어한다.
6개월이 지난 후, 박규영은 지난 7월 2일 기자와 만났다. 그는 인터뷰를 시작하기 전 자리에서 일어나 "실망을 끼쳐 죄송하다"라며 "최근 제작 발표회에서 작품에 누가 될까 봐 허심탄회하게 말씀드리지 못했다. 이 자리에서 진정성 있게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다. 변명의 여지 없이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박규영은 "시즌3를 많이 기대하셨을 시청자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라며 "지난 몇 달 동안 스스로를 돌아봤다. 또 배우로서 가져야 하는 신중함, 책임감의 크기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깨달았다"라고 말했다. 특히 넷플릭스 측 반응에 대해 "애초부터 촬영 현장 노출을 조심해 달라고 했다. 구체적인 계약 사항을 말씀드리기는 어렵지만, 위약금에 관한 이야기는 없었다"고 했다.
앞서 인터뷰를 마친 기자들은 우스갯소리로 "초상집 분위기"라고 했다. 이날 우연인지 의도한건지 박규영은 올블랙 의상에 화장기 전혀 없는 맨얼굴로 기자를 만났다.
사과 이후 작품 이야기를 하면서 분위기가 풀어졌다. 하지만 데뷔 9년 만에 '실수'를 범한 여배우는 순전히 즐기지 못했다. 좋은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보이고도 마냥 웃지 못하는 모습에서 씁쓸함이 남았다.
뉴스컬처 노규민 presskm@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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