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럴모터스(GM)가 고객 동의 없이 차량 데이터를 수집한 뒤 보험사 등 제3자에게 판매해온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국 네브래스카(Nebraska)주 법무부는 1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이 같은 관행을 두고 ‘조용한 감시이자 상업적 착취’라고 규정하며, GM과 자회사 온스타(OnStar)를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마이크 힐거스 네브래스카주 법무장관은 “GM이 고객의 주행 속도, 급제동 여부, 위치정보, 안전벨트 착용 여부 등 민감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이를 소비자 동의 없이 보험사 등에 판매해왔다”라고 밝혔다. 특히 해당 정보가 보험료 인상이나 계약 해지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고객 상당수가 자신이 이런 서비스에 가입됐다는 사실조차 몰랐다는 점이다. 힐거스 장관은 “GM이 차량 구매 단계에서 온스타 등 연결 서비스가 필수인 것처럼 오도했으며, 일부는 ‘가족의 안전을 위해 반드시 가입해야 한다’라는 식으로 소비자의 감정을 자극해 가입시키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GM은 차량 출고 시점부터 온스타와 같은 커넥티드 서비스를 기본 옵션처럼 설정해 소비자가 이를 의식하지 못한 채 가입되도록 유도해왔다. 모바일 앱을 통해 수집된 정보가 외부로 전달된다는 사실도 고지되지 않았다는 것이 당국의 판단이다.
이번 소송에서 네브래스카주는 위반 건당 약 274만 원의 민사 벌금을 부과하는 한편, 피해 주민에 대한 배상과 함께 GM의 관련 행위 중단을 요구하고 있다. 주 당국은 “2023년 한 해 동안 GM이 네브래스카주에 출고한 차량만 1만 9,000여 대에 달하는 만큼, 피해 규모도 작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GM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소비자 개인정보 보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으며, 이번 소송에 대해 내부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번 논란은 네브래스카주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해에는 텍사스주도 GM을 상대로 유사한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당시 텍사스 당국은 “고객의 권리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침해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번 소송을 계기로 자동차 제조사가 커넥티드 서비스를 통해 수집한 소비자 정보를 어떻게 활용해왔는지에 대한 법적 검증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차량 데이터를 둘러싼 소비자 권리와 기업의 수익 모델 간 충돌도 다시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더드라이브 / 박근하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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