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준섭 기자] 이재명 대통령은 9일 낮 12시 대통령실에서 7대 종교 지도자 11명을 초청해 ‘사회통합의 길, 종교와 함께’ 행사를 열고 국민 통합과 공동체 회복을 위한 종교계의 조언을 청취했다.
오찬을 겸한 간담회 형식으로 진행된 이번 행사는 우리 사회의 극심한 분열과 갈등 속에서 종교계의 역할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이날 행사에는 불교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 천태종 총무원장 덕수스님, 태고종 총무원장 상진스님을 비롯해, 개신교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김종혁 목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종생 목사, 천주교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 이용훈 주교와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 원불교 교정원장 나상호 교무, 성균관장 최종수, 천도교 교령 박인준, 한국민족종교협의회 김령하 회장 등 종단 대표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은 인사말에서 “지금 우리 사회는 지나치게 분열되어 있고 갈등이 격화된 상황”이라며 “이럴 때일수록 종교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종교계도 이 대통령의 통합 의지에 화답했다.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 의장이자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은 “국민의 불안한 마음을 종교가 충분히 보살피지 못한 책임이 있다”면서도 “국민의 집단지성과 대통령의 리더십이 어려운 고비를 넘게 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제 대통령의 지혜와 경험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을 더 단단하게 세워주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찬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다. 종교계는 교육, 인권, 기후위기, 지방 균형 발전, 약자 보호, 의정 갈등 해소 등 다양한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했고, 종교의 본연 역할인 사랑과 자비, 평화의 가치가 강조됐다.
이 대통령은 “종교의 기본 정신인 용서, 화해, 포용, 개방이 사회에 깊이 스며들길 바란다”며 “종교계가 대한민국 공동체의 어른으로서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오찬은 종교계의 생명 존중과 비폭력, 자비의 가치를 반영해 오이수삼 냉채, 흑임자 두부선, 마구이 등 채식 중심의 한식으로 마련됐으며, 후식으로는 풍요와 평화를 상징하는 무화과가 제공됐다.
종교 지도자들의 발언에 진지하게 귀 기울인 이 대통령을 향해 진우스님은 “참모들은 코피가 난다는데 대통령은 귀에서 피가 나겠소”라며 유쾌한 농담을 건네,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뉴스컬처 이준섭 rhees@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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