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올해 상반기 한국 자동차 신차 등록 시장의 세대별 지각변동이 포착됐다. 20대와 30대는 등록 점유율이 꾸준히 떨어지며 10년 만에 최저 수준까지 내려앉은 반면, 60대·70대는 점유율이 급등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나이 들수록 '실수요 차량' 인식이 강해지는 반면, 젊은층은 '소유'가 아닌 '이용' 중심의 공유문화 확산에 따라 신차에 대한 기대치가 달라진 데 따른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기준 개인 자가용 중심의 승용 신차 등록 대수는 총 51만1,848대였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는 2만9,066대로 점유율이 5.7%에 그쳤다. 이는 2016년 8.8%에서 매년 하락하며 2022년 7.8%, 2023년 6.7%로 내려온 데 이어, 올해 사상 최저치 기록이 유력하다.
30대의 신차 등록 수도 9만9,611대에 불과해 점유율은 19.5%로 집계됐다. 2016년 25.9%를 찍었던 30대는 10년 간 약 6.4%포인트 하락하며, 올해 처음으로 20%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와 대조적으로 60대와 70대의 점유율은 상승세를 보였다. 60대 등록 대수는 9만2,123대로 점유율은 18.0%에 이르렀다. 이는 2016년 단 9.6%에서 두 배에 달하는 수치다. 70대 역시 2만3,010대, 점유율 4.5%로 2016년 2.8%에서 꾸준히 상승했다.
젊은층의 신차 등록 감소 현상은 '공유경제' 확산과 맞물려 있다. 소유보다 이용을 중시하는 가치관이 확산되면서, 무거운 차량 구매가 부담스럽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특히 20대는 공유차량 앱을 통한 이동이 늘어 비용 부담까지 줄어드는 추세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경기 불황과 함께 공유문화 확산으로 인해 젊은층은 차량을 굳이 소유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반면 60대·70대는 여전히 이동 자체를 위한 '실물 수요'가 강하다. 고령층 가운데서도 경제활동 인구가 많아 차량 구입이 필수적이라는 현실적인 필요가 시장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이어 "60대·70대 가운데 최근 취업을 지속하는 분들이 늘고 있다"며 "이동 편의를 위해 신규 차량 등록을 이어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가격 상승에 따른 부담도 젊은층 신차 기피 현상을 가중시키는 요인이다. 중형·준중형 차량 평균 가격이 지속 상승하는 가운데, 단기 이용에 그치는 경우에도 초기 부담이 커 '앱 타고 다니는 것'이 더 경제적이라는 계산이 확산 중이다.
젊은층은 차량을 '필수 소유재'라기보다 '이용 가능한 서비스'로 여기는 반면 고령층은 자동차를 '이동권 확보를 위한 필수 자산'으로 여긴다는 인식 차가 분명해졌다. 이 같은 세대 간 인식 차이 속에서, 신차 시장은 이제 보수적인 고령층이 그나마 견인하는 모양새다.
이번 통계는 신차 맞춤 전략에도 영향을 준다. 승용차 제조사·딜러사들은 2030층 타깃 수요 회복에 고심하고 있지만 공유문화에 익숙한 젊은층을 다시 '소유'로 유인할 수 있는 매력 포인트 발굴이 시급하다. 차량 공유 프로그램, 렌탈형 구매 플랜, 구독 서비스 도입 등 유연한 비즈니스 모델 모색이 요구된다.
반면 기존 고객층인 60~70대는 여전히 '승용차 구매의 핵심 그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경제활동 지속에 힘입어 이들의 수요는 향후에도 꾸준할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 역시 프리미엄·편의사양 중심으로 고령층의 눈높이에 맞춘 라인업 강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
2030층이 신차 시장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장기적으로 자동차 산업의 세대 균형이 무너질 우려가 있다. 신차가격이 계속 오를 경우 '차 소유 비율' 자체가 감소하는 사회적 현상도 배제할 수 없다. 반면 고령층 수요 증가로 차량 평균 연식이 낮아지는 효과는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국내 자동차 시장은 '공유문화에 익숙한 젊은층'과 '이동권 확보를 중시하는 고령층' 사이의 간극 속에서 새로운 전략을 개발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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