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형재의 새록새록] "기어이 해냈다" 꼬마물떼새 폭염 속 3차 번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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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형재의 새록새록] "기어이 해냈다" 꼬마물떼새 폭염 속 3차 번식

연합뉴스 2025-07-08 06:30:0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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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차 번식 실패 후 2마리 부화 성공…열대야·폭염 극복한 소중한 결실

폭염 속 3차 번식에 성공한 꼬마물떼새 폭염 속 3차 번식에 성공한 꼬마물떼새

[촬영 유형재]

(강릉=연합뉴스) 유형재 기자 = 1, 2차 번식에 실패한 꼬마물떼새가 폭염 속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드디어 3차 번식에 성공했다.

아르떼뮤지엄과 아쿠아리움, 메타버스체험관 등이 있어 관광객이 많이 찾는 강원 강릉의 한 관광지 임시 주차장.

깨진 자갈을 깔아 만든 임시 주차장에 둥지를 만들고 2개의 알을 낳은 꼬마물떼새 부부가 펄펄 끓는 폭염과 열대야 등 유난히 무더웠던 악조건 속에도 2마리의 새끼를 무사히 부화하는 데 성공했다.

꼬마물떼새 부부가 둥지를 튼 곳은 행사가 많아 모자란 건물 내 주차장을 보완하고자 논을 메꿔 쇄석을 깐 뒤 만든 드넓은 주차장의 위험천만한 중간 부분이다.

가슴에 물을 묻혀와 그늘로 알의 열을 식히는 모습 가슴에 물을 묻혀와 그늘로 알의 열을 식히는 모습

[촬영 유형재]

꼬마물떼새는 강릉이 38도 가까운 기온으로 7월 초 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하고 열대야가 1주일 넘게 이어진 주말 아침 1마리 부화에 성공했다.

이튿날인 휴일 아침 나머지 1개 알도 부화시키며 알 2개 모두에서 경이로운 새 생명이 탄생했다.

꼬마물떼새 부부의 끈질긴 노력이 결실을 본 것이다.

1, 2차 번식 실패로 산란 시기가 매우 늦어지면서 꼬마물떼새의 부화 과정은 말 그대로 악전고투였다.

주차장 중간 부근의 둥지가 차나 사람에 의해 밟히지 않는 것도 중요했지만 마른장마 속 무더운 날씨를 이겨내야 했다.

햇볕이 뜨거운 날이면 몸 안쪽의 털에 물을 잔뜩 묻혀와 알이 상하지 않도록 알을 품어 식히는 모습도 관찰됐다.

부화한 새끼와 남아 있는 알 부화한 새끼와 남아 있는 알

[촬영 유형재]

이른 봄 1, 2차 번식 때 아침저녁 추위를 극복하기 위해 알을 품던 상황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다.

그러다 밤 최저기온이 30도를 넘는 초열대야와 한낮 견디기 힘든 폭염에는 오히려 알을 품지 않고 땡볕에 서서 알에 그늘을 만들기도 했다.

이런 힘든 과정을 거치며 꼬마물떼새의 가슴털은 물을 묻혀 와 알을 품으면서 지저분해졌고 시간이 지날수록 어미 모습은 매우 초췌해졌다.

막바지 포란 때는 지열 탓에 40도를 넘는 기온으로 대지가 이글거리는 중에도 더위를 견디느라 입을 계속 벌리고 헉헉거리면서도 둥지를 지키는 모습에서는 가슴 뭉클하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25일 안팎의 산란부터 포란, 부화 과정을 항상 함께하며 뜨거운 여름날 마침내 번식에 성공했다.

2번의 번식 실패라는 아픔을 극복한 소중하고 뜻깊은 결실이었다.

이들 꼬마물떼새는 봄이 한창이던 4월 하순부터 다른 새들처럼 번식을 시도했다.

부화 후 알껍데기를 둥지 멀리 갖다버리는 어미 부화 후 알껍데기를 둥지 멀리 갖다버리는 어미

[촬영 유형재]

1차 번식은 자갈돌 사이에 사발 모양의 둥지를 만들어 알 1개를 낳았으나 원인을 알 수 없는 이유로 번식 초기 알이 사라졌고, 2차 번식에서는 3개의 알을 낳았으나 알을 품던 중 알이 사라지는 2번의 아픔을 겪었다.

그러다 6월 중순께 주차장 중간 부분에서 2개의 알이 든 둥지가 발견됐고,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최근 마침내 부화에 성공했다.

그렇게 2마리 모두 부화한 7월의 첫 휴일 아침.

새끼 꼬마물떼새는 어미의 속도 모른 채 천둥벌거숭이처럼 둥지에서 점차 멀리 천지사방으로 내달리며 험난한 여정을 시작했다.

어미는 한순간 새끼들을 놓치지 않고 쫓아다니며 그늘을 만들어주고 그러다 품어주고, 또 위험 상황이 닥치면 특유의 경계음을 내며 폭염경보와 열대야 등 어려움 속에서도 성공한 새끼들을 훌륭히 키워내는 중이다.

둥지를 벗어난 새끼를 가슴에 품은 어미 둥지를 벗어난 새끼를 가슴에 품은 어미

[촬영 유형재]

yoo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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