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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형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를 돕는 연속혈당측정기(CGM). 당화혈색소를 낮추는 효과가 입증됐음에도 실제 사용률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60세 이상 고령층의 지속 사용률은 3.9%에 불과해, 제도적 장벽과 디지털 접근성의 격차가 건강관리 실천에 실질적 장애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속혈당측정기는 1형 당뇨병 환자가 손끝 채혈 없이 피부에 부착한 센서를 통해 혈당 수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의료기기다. 인슐린 투여량 결정과 저혈당·고혈당 예방에 효과적인 기술로 평가받으며, 특히 인슐린펌프와 연동 시 자동 주입 시스템으로도 활용된다. 하지만 실제 의료 현장에서는 ‘효과적인데 사용되지 않는 기술’이라는 이중 구조가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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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내분비대사내과 김재현·김지윤 교수, 삼성융합의과학원 김서현 박사 연구팀은 최근 1형 당뇨병 환자 5만 6,908명을 대상으로 연속혈당측정기(CGM) 사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기반으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초속효성 인슐린을 3회 이상 처방받은 환자를 2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분석에 따르면 CGM을 실제로 처방받은 환자는 전체의 19.0%에 불과했고, 24개월간 꾸준히 사용한 환자는 10.7%로 더 줄었다.
연령에 따른 격차도 컸다. 연속혈당측정기 지속 사용률은 ▲19세 미만 37.0% ▲19~39세 15.8% ▲40~59세 10.7% ▲60세 이상은 3.9%에 머물렀다.
연구팀은 기술적 효과에도 불구하고 낮은 활용률이 나타난 이유로, 건강보험 환급 방식의 불편함과 고령층의 디지털 접근성 문제를 지적했다. 현재 CGM은 건강보험 적용 대상이지만, 환자가 직접 등록 판매처에서 제품을 구매한 뒤 사후 청구하는 방식이라 사용자 입장에서는 절차가 복잡하고 진입 장벽이 높다는 설명이다.
60세 이상 환자에게서는 앱 연동 기능이 있는 실시간 CGM보다는, 데이터 저장 후 스캔하는 방식의 ‘간헐적 스캔형 기기’ 처방 비율이 높았던 것도 디지털 기술 수용성의 한계를 보여준다.
이처럼 활용률은 낮지만, 임상적 효과는 뚜렷하게 확인됐다. CGM을 처방받은 환자의 당화혈색소(HbA1c)는 평균 8.7%에서 7.4%로, 3개월 만에 유의미한 개선을 보였다.
당화혈색소는 혈당 조절 상태를 반영하는 대표 지표로, 1%p 차이는 장기적인 합병증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는 수준이다.
김재현 교수는 “연속혈당측정기 사용이 혈당 조절에 효과적인 만큼, 더욱 적극적인 활용을 검토해야 한다”며 “모든 연령대의 환자가 치료의 기회를 고르게 누릴 수 있도록 의료 현장과 제도 차원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김정아 기자 jungya@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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