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철, 냉방이 잘 갖춰진 실내 공간에서 전통 유물, 생활사, 공예 등 다양한 문화를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박물관은 휴식과 학습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공간이다.
여기에 단순히 전시물을 관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며 직접 만들어보는 프로그램까지 더해지면서 세대 구분 없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문화 피서지로 부상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과거의 기록을 넘어, 현재의 기술로 재해석된 문화 콘텐츠를 갖춘 박물관들이 있다.
전통회화와 디지털 기술이 결합된 몰입형 전시,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창작 공예 체험, 서울의 100년 생활사를 그대로 재현한 거리 풍경까지, 전시 방식도 형태도 진화하고 있다.
관람에 그치지 않고, 직접 만들고 체험할 수 있는 서울의 박물관 3곳을 소개한다.
1. 30만 점 유물 품은 대한민국 대표 역사문화 공간 '국립중앙박물관'
용산에 위치한 국립중앙박물관은 한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공간이다. 선사부터 근대까지 시대별 유물 30만여 점이 보관돼 있으며, 이 중 일부는 상설전시관과 특별전시관을 통해 공개된다.
상설전시관은 주제와 시대에 따라 6개 구역으로 나뉘어 있고, 별도의 특별전도 수시로 기획돼 관람할 수 있다. 전시 해설 프로그램과 어린이박물관도 마련돼 있다.
특히 주목할 공간은 디지털 실감 영상관이다. 이곳에서는 문화유산을 주제로 한 콘텐츠가 실감형 스크린을 통해 상영된다. 언어나 배경 지식이 없어도 작품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실감 1관과 3관에선 파노라마 영상으로 정조의 화성 행차, 조선 궁중 화원 이인문의 강산무진도, 겸재 정선의 신묘년풍악도첩 등 회화 작품을 체험할 수 있다. 실감 2관에서는 증강현실 기술을 적용한 정원 연출과 동물 애니메이션 영상이 제공된다.
이밖에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관람객이 자신의 사진을 조선시대 초상화 스타일로 그려보는 체험도 가능하다. 책장을 꾸미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어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즐길 수 있는 체험형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 전통 문화를 소재로 한 콘텐츠가 해외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는 요즘, 이런 전시는 문화의 현재와 미래를 동시에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2. 어린이 공예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는 '서울공예박물관'
서울공예박물관은 서울시가 풍문여고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국내 첫 공립 공예 전문 박물관이다. 이곳은 공예품 전시에 그치지 않고 기술과 기록, 제작자와 제작 환경까지 함께 조명한다.
전통과 현대를 모두 담아내는 공예자료 1만여 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상설·기획 전시뿐만 아니라 교육과 연구 프로그램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공예역사전시실에서는 시대 흐름에 따라 변화한 공예의 흐름을 살펴볼 수 있고, 현대공예전시실과 지역공예전시실은 동시대 공예가들의 작업 세계를 보여준다.
사전에 예약을 하면 어린이를 위한 체험 공간도 방문할 수 있다. 어린이공예전시는 ‘공예마을’이라는 체험형 공간으로 구성돼 있으며, 가구공방, 그릇공방, 철물공방, 옷공방 등 분야별 체험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에서는 백자 할아버지, 목수 아주머니, 대장장이 형제, 재봉사 아저씨, 패션 디자이너 어린이 같은 가상 캐릭터를 통해 어린이들이 쉽게 공예 과정을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재활용 소재로 나만의 공예품을 만들어보는 ‘모두공방’도 마련돼 있어 일상에서의 창작 활동을 자연스럽게 유도한다.
3. 지금이 아니면 영영 못 볼지도 모르는 '돈의문박물관마을'
서울의 생활사를 그대로 품은 돈의문박물관마을은 도시 재생을 통해 탄생한 체험형 역사문화공간이다. 마을 전체가 박물관처럼 운영되며, 1960~80년대 서울의 일상을 재현해 놓았다. 무료로 운영되며 시민 누구나 언제든 방문할 수 있다.
생활사 박물관을 중심으로 다양한 주거 공간과 상점, 학교, 이발소 등이 옛 모습 그대로 복원돼 있다. 오락실과 만화방을 그대로 옮겨놓은 ‘돈의문 콤퓨타게임장’과 ‘새문안 만화방’에서는 직접 게임 버튼을 누르고 책장을 넘기며 과거의 일상으로 들어갈 수 있다.
2층 공간에서는 당시 유행하던 영화나 만화를 감상할 수 있어 문화적 기억을 더욱 생생하게 떠올릴 수 있다.
세시음식 만들기와 자개 공예 체험이 포함된 ‘예술가의 시간’ 프로그램은 전통 생활 문화를 직접 경험해볼 수 있는 대표 콘텐츠다.
이 외에도 옛 교실을 재현한 ‘돈의문학교 3-1반’과 60~70년대 이발소를 복원한 ‘삼거리 이용원’ 등 추억을 담은 복고 공간들이 곳곳에 재현돼 있다. 마을 곳곳에서는 소규모 공연, 강연, 워크숍 등이 수시로 진행되며 세대 간 소통과 문화 향유의 기회를 제공한다.
다만, 최근 서대문여관, 생활사전시관, 삼대가옥, 시민갤러리 등 일부 구간의 철거 소식이 전해져, 사라지기 전 빠른 시일 내 방문해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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