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노해리 기자] 지난 2023년부터 본격화된 완성차-배터리 제조사 간 대규모 합작 투자가 올해 하반기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수십조원 규모의 미국 내 배터리 공장들이 연쇄 완공을 앞두면서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 지형이 근본적으로 바뀔 전망이다.
◇트럼프 25% 관세, 현지화 필수
미국 행정부의 관세 25% 부과 조치는 완성차뿐만 아니라 배터리 등 핵심 부품에도 적용되어, 글로벌 자동차 공급망을 근본적으로 재편하고 있다. 현대차의 경우 LG엔솔은 이미 3년 전부터 이런 상황을 대비해 현지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특히 배터리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션 등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이 지난해 미국 첨단 제조 세액공제(AMPC)로 본 혜택이 1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정돼 AMPC 폐지 시 실적 악화가 우려된다는 상황에서, 현지 생산을 통한 관세 회피가 생존의 필수 조건인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의 미국 조지아 전기차 전용 공장(HMGMA)은 작년 10월부터 2025년형 아이오닉5의 생산을 시작한 이후, 트럼프 관세 정책에 정면으로 맞설 수 있는 완벽한 현지화 모델을 구축했다. 현재 1000여명의 근로자가 투입된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는 25% 관세 부담 없이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의 배터리 합작공장은 올해 말 가동을 목표로 현재 본격적인 건설이 진행 중이다. 이 곳에선 연산 약 30기가와트시(GWh), 전기차 약 30만대 분의 배터리셀을 생산할 예정으로, 총 5조7000억원(43억 달러 이상)을 공동 투자했다.
업계 관계자는 “트럼프의 25% 관세 정책이 시행되면서 현지 생산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으며, 현대차-LG엔솔 조지아 프로젝트는 이런 변화에 가장 잘 대응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올해 하반기 시너지 효과 시작
현대차 조지아 공장은 올해 3분기부터 월간 생산량을 대폭 확대해 연간 목표 달성을 위한 본격적인 증산 체제에 돌입할 예정이다. 특히 올해 4분기에는 기아와 제네시스 브랜드 전기차 생산 라인 구축도 완료되어 다차종 생산 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LG엔솔과의 배터리 합작공장은 올해 9월 주요 생산설비 설치를 완료하고, 11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가 12월 정식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당초 계획보다 다소 앞당겨진 일정으로,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응하기 위해 공급 일정을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트럼프 관세 정책은 완성차와 배터리 업체들이 개별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구조적 변화를 가져왔다. 이에 따른 영향은 미국 현지 전기차 판매로도 확산할 가능성이 높다. 현지 전기차 공급망 특성상 영토 밖 생산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미국 업체인 GM과 포드조차 현지 전기차 판매물량의 절반만 미국 내에서 생산하고 있다는 상황에서, 한국 업체들의 현지화 전략이 더욱 중요해졌다.
이런 맥락에서 현대차와 LG엔솔의 조지아 프로젝트는 단순한 투자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으로 평가받고 있다. 양사는 완성차와 배터리의 완전한 현지화를 통해 25% 관세 부담을 회피하면서도, 공급망 안정성까지 확보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현대차와의 조지아 합작공장 외에도 GM과의 합작공장 3곳을 운영 중이며, 스텔란티스, 혼다 등 주요 완성차 업체와 함께 추가 합작 배터리 생산공장들을 올해 하반기 연쇄 가동할 예정이다. 애리조나주 단독 공장도 내년 가동을 목표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지화와 기술력 강화가 미국 시장에서의 생존 키워드가 될 것”이라며 “전기차 시대, 특히 배터리 같은 부품 현지화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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