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대통령전용헬기 4대를 도입하는 8700억원 규모의 '지휘헬기-II 사업'이 본격 착수됐다. 방위사업청은 지난 2일 기종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내고, 내주 10일 사업설명회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사업에 참여할 전망인 에어버스 헬리콥터스, 벨, 레오나르도, 시코르스키 등 소위 글로벌 헬기 제작사 ‘빅4’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서는 분위기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 사업은 도입된 지 18년이 된 대통령전용헬기를 신형으로 교체하는 사업이다. 현재 운용 중인 기종은 2007년 도입된 시코르스키의 VH-92. 방사청은 이번 사업을 통해 VIP의 국내 공수작전 수행을 위해 생존성과 지휘통제능력이 향상된 신규 헬기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 에어버스·벨·레오나르도·시코르스키 등 4개 업체 경합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후보 기종들의 경쟁도 치열한 각축전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후보로 거론되는 기종은 프랑스 에어버스의 H225M, 이탈리아 레오나르도의 AW101, 미국 시코르스키의 S-92A+와 벨의 벨-525 등 4개 기종이다. 유럽과 미국업체 간 경쟁 양상이다.
우선 에어버스가 제안 중인 H225M은 11톤급 헬기다. 슈퍼 푸마, 쿠거 등 군용으로 개발된 같은 계열 헬기 중 가장 최신 기종이다. 에어버스에 따르면 H225M은 지금까지 레바논, 아프가니스탄, 차드, 소말리아, 말리 등 전 세계 분쟁·위기 지역에서 실전 운용을 거치면서 신뢰성과 내구성을 입증했다. 특히 H225M은 다목적 군용헬기로 개발돼 특수전을 비롯한 탐색구조, 전술수송, 사상자·의무 후송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15톤급인 레오나르도의 AW101도 다목적 헬기로 개발됐다. 레오나르도 관계자는 “가장 혹독한 기후조건에서도 운용할 수 있도록 설계된 AW101은 전 세계 다양한 작전 환경에서 그 성능을 입증했다”면서 특히 “공통 플랫폼을 기반으로 주요 임무와 부차적 임무 등 고객의 다양한 임무에 맞게 모듈식 임무 장비로 헬기를 구성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동급 헬기 중 최고의 비행 특성과 첨단 시스템의 조합은 모든 임무에 적합한 강력한 플랫폼을 제공한다”고 관계자는 강조했다.
12톤급인 시코르스키의 S-94는 현재 대통령전용헬기로 운용 중인 VH-92와 같은 기종이다. 미 대통령전용헬기, 일명 ‘마린원(Marine One)’도 같은 S-92 헬기를 사용하고 있다. 특히 시코르스키는 아이젠하워 행정부 시절부터 지금까지, 모든 미 대통령전용헬기를 책임지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시코르스키 관계자는 “차세대 S-92는 뛰어난 성능과 최첨단 기술, 그리고 검증된 최고 수준의 안전성을 바탕으로 이 같은 전통을 이어갈 준비가 돼 있다”면서 “S-92A+는 지휘헬기-II 사업을 위한 최고의 선택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벨-525는 지난 2015년 초도비행을 실시했을 정도로 4개 후보 기종 중 가장 최근에 개발됐다. 상용 헬기로는 세계 최초로 디지털 방식의 플라이-바이-와이어(FBW) 제어 시스템이 적용돼 조종사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비행 안전성과 효율성을 높이도록 개발됐다.
아울러 진동을 최소화한 설계를 통해 쾌적하고 안정적인 비행 환경을 제공하고, 비즈니스 제트기 수준의 인테리어를 갖출 수 있어 VIP 수송이나 기업용으로도 적합하다는 평가다. 하지만 다른 3개 후보 기종 대비 최대이륙중량이 낮고, 아직 인증을 받지 못한 것은 불리한 점으로 평가된다.
◇ 기종선정, 한미 정상회담 변수?
이처럼 4개 기종의 치열한 경쟁이 전망되는 가운데, 이번 사업은 항공기에 대한 평가 외에 외교·안보적 변수도 작용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예컨대 지난 2017년 11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방한한 가운데 가진 한미 정상회의에서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미국산 무기 구매 요구가 당시 추진 중이던 획득 사업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쳤다는 지적이 있었다.
실제로 당시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정상회의 뒤 가진 브리핑에서 “양 정상은 첨단 정찰자산을 포함한 대한민국의 최첨단 군사 자산 획득·개발과 관련한 협의를 즉시 시작할 것을 담당 관리들에게 지시했다”고 발표했다.
이 발표 이후 지상감시정찰기로 잘 알려진 제이스타즈(JSTARS) 도입 추진이 급물살을 탔고, F-35A 전투기, 글로벌호크 고고도 무인정찰기, 그리고 P-8A 해상초계기 등 대형 무기 도입이 이어졌다.
이번 사업이 국외 구매로 추진되는 가운데 조만간 한미 정상회담도 앞두고 있어 벌써 미국산 헬기가 선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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