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김유진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섹터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규제 정책으로 인한 '삼중고'에 직면했지만, 연말 불확실성 해소 이후 반등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키움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3일 한국거래소가 개최한 '코스닥 커넥트 2025'에서 ‘제약바이오 산업 동향’을 주제로 이 같이 발표했다. 허 연구원은 "현재 제약바이오 섹터가 관세, FDA 인력변화, 약가인하 삼중고를 겪고 있어 소외받고 있다"며 "하지만 연말 규제 방향이 명확해지면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허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무역적자와 재정적자 해결을 위해 제약바이오 섹터를 겨냥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의약품 수입적자가 2024년 크게 확대되면서 25% 관세 부과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글로벌 빅파마들이 미국 내 생산시설 증설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는 것이다.
약가인하 압박도 지속되고 있다. 최혜국 약가개혁과 IRA(인플레이션 감축법) 약가인하 정책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빅파마들의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허 연구원은 "20% 약가인하 시 전체 평균 영업이익이 15% 감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긍정적 요인도 있다. 허 연구원은 "빅파마들이 특허만료에 대비해 연구개발(R&D)투자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인수합병(M&A)과 기술이전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혁신 의약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국내 바이오기업들에게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바이오 기업 특례상장, 기술이전 실적 중시로 평가 기준 강화"
이날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기술평가컨설팅팀 채희석 팀장은 ‘바이오·AI 신약개발 기술기업 특례상장을 위한 평가’를 주제로 발표했다. 채 팀장은 "바이오·AI 신약개발 기업의 코스닥 특례상장 평가에서 기술이전 실적을 더욱 중시하는 방향으로 평가 기준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 팀장은 "임상 3상에 들어간 기업들도 탈락시킨 사례가 몇 개 있다"며 "임상 단계보다는 과학적 근거인 사이언스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용기전 설명, 인비트로·인비보 데이터, 동물실험 독성 테스트, 비임상 데이터 발표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것이다.
바이오 기업의 특례상장 환경도 변화하고 있다. 2019년까지 기술특례상장 87개사 중 67개가 바이오 기업이었으나, 2020년 이후 비바이오 기업의 상장이 더 활발해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이오 기업들에 대한 투자자들의 검증 요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채 팀장은 "원천특허 보유 여부도 매우 중요하다"며 "독립항이 넓은 권리범위를 갖고 있으면 경쟁사의 기술침해 가능성이 높아 시장 침투력이 강해진다"고 설명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005년 기술특례상장 평가 시작부터 참여해 현재까지 66개사를 평가했으며, 이 중 63개사가 코스피·코스닥·코넥스에 상장했다. 평가 등급은 A등급이 가장 많았고, 트리플B 이상이 절반을 넘었다.
◆ 한국기술신용평가 "의료기기 산업, 디지털 헬스케어 확산 등으로 꾸준한 성장세"
이날 한국기술신용평가 이종담 선임연구원은 ‘의료기기 분야 산업동향 및 기술평가’를 주제로 발표에 나서 의료기기 산업이 만성질환 증가와 디지털 헬스케어 확산에 힘입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의료기기 시장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연평균 5.5% 성장률을 기록했고, 2023년부터 2027년까지는 이보다 높은 6.0% 성장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국가별로 살펴보면 미국이 전체 시장의 46%로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독일, 중국, 일본, 프랑스 등이 그 뒤를 따르고 있다. 메드트로닉, 존슨앤존슨, 덱스콤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은 전통적인 진단·치료 분야를 넘어 디지털 기반 솔루션과 로봇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도 디지털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회복기에 접어들면서 체외진단기기 수요 급감으로 2023년 수출액이 전년 대비 75% 감소했지만, 디지털 의료기기 수출은 오히려 크게 늘었다. 특히 소프트웨어 기반 디지털 기기 수출이 연평균 311.7%의 폭발적인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 연구원은 "의료기기 산업은 수가 체계나 의료비 지불 방식에 따라 시장 채택이 달라지는 특성이 있다"며 "국가별로 상이한 규제 체계를 가지고 있어 목표 시장에 따른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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