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철이 다가오면 비행기값은 오르고, 예약은 어려워진다. 그런데 굳이 출국하지 않아도 해외처럼 느껴지는 장소들이 국내에도 곳곳에 숨어 있다. SNS에서는 “여기 진짜 한국 맞아?”라는 반응이 나올 만큼 이국적인 풍경으로 가득한 곳들이다. 멀리 떠나지 않아도 금방 일상에서 해방된 기분을 선사하는 국내 여행지 세 곳을 소개한다.
1. 흰 파도처럼 흐르는 골목… 부산 흰여울문화마을
영도 끝자락, 바다가 보이는 절벽을 따라 난 흰여울길을 걸으면 근심이 사라지는 듯하다. 실제로 이곳 이름은 봉래산 기슭에서 흘러내리는 물살이 바다로 떨어지는 모습이 마치 흰 눈이 쏟아지는 듯해 붙여졌다. 지금은 부산을 대표하는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
흰여울문화마을엔 하얗게 칠한 벽, 가파른 골목 사이사이 자리한 예술 공간, 푸른 바다와 맞닿은 산책로 등 볼거리가 많다. 걷기만 해도 영화 한 장면이 연상되는 이곳은 실제로 영화 ‘변호인’ 등 다수의 촬영지로 쓰였다. 배경만으로도 극적인 감정을 끌어올릴 수 있는 풍경이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2000년대 초반까지 공·폐가가 늘어가던 마을은 2011년 지역 예술가들과 함께 리모델링을 시작하면서 새로운 문화공간으로 변모했다. 갤러리, 북카페, 아트숍이 들어서면서 사람들의 발길도 자연스럽게 늘었다. 현재는 주민과 예술가가 함께 살아가는 문화공동체이자, 걷기 좋은 산책로로 사랑받고 있다.
해안 절벽을 따라 조성된 길에서는 송도해수욕장과 암남공원이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해 질 무렵이면 주홍빛 노을이 골목과 바다를 물들이며, 흰여울길만의 고즈넉한 분위기를 더한다. 도시의 소음과는 동떨어진 조용한 풍경을 즐기면서 부산에서 가장 ‘느리게 걷는 여행’을 원한다면 흰여울문화마을이 제격이다.
2. 물 위에서 유유자적…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
고층빌딩 사이로 펼쳐진 초록빛 녹지와 푸른 수로가 공존하는 풍경은 생각만 해도 아름답다. 이를 실제로 보고 싶다면 인천 송도 센트럴파크를 추천한다. 국내 최초로 바닷물을 끌어와 만든 해수 공원으로, 뉴욕 센트럴파크를 모티브로 한 도심 속 명소다.
공원은 무려 37만㎡ 규모에 달한다. 한복판을 가로지르는 1.8km 길이의 인공 수로는 센트럴파크의 핵심이다. 바닷물이 흐르는 수로 위로는 수상택시와 보트가 유유히 떠다닌다. 송도의 고층 건물들이 수면에 반사돼 마치 해외 도심을 여행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물가를 따라 걷다 보면 테마별로 구성된 다섯 개 정원이 펼쳐진다. 꽃사슴이 살고 있는 산책 정원, 야경 명소인 송화정, 탈 조형물이 전시된 감성 정원 등 하나하나 분위기가 달라 걷는 재미가 있다. 오줌싸개 동상과 반딧불이 조형물이 있는 초지원, 보트 하우스와 수변 무대, 어린이정원이 있는 선셋정원도 있다. 테라스 정원에서는 민속놀이 마당과 야외무대까지 마련돼 있어 계절마다 문화 행사도 열린다.
낮에도 예쁘지만, 밤에는 더 예쁘다. 어스름이 깔리면 도시의 불빛이 수로를 따라 반짝이고, 밤하늘에는 비행기가 수시로 지나간다. 인근에 있는 IFEZ 홍보관 33층 전망대에 오르면 센트럴파크 전경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아래에서와는 또 다른 감탄이 나온다.
3. 유럽의 한 골목에 들어선 듯… 가평 쁘띠프랑스
가평 청평댐에서 남이섬 방향으로 10km가량 달리다 보면, 왼쪽 언덕 위로 알록달록한 지붕들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지중해 연안의 마을처럼, 호명산의 수려한 능선을 배경으로 아기자기한 건물들이 모여 있는 이곳이 바로 ‘쁘띠프랑스’다. 이름 그대로 ‘작은 프랑스’를 콘셉트로 한 국내 유일의 프랑스 테마파크다.
이곳은 청소년수련시설 기능도 겸하고 있어 아이들은 꿈을 키우고, 어른들은 동화 속 장면 같은 풍경을 따라 잠시 어린 시절로 돌아갈 수 있다. ‘꽃과 별, 그리고 어린 왕자’를 테마로 꾸며진 공간은 동화의 감성과 문화 체험 요소를 모두 갖췄다.
쁘띠프랑스의 중심에는 프랑스 작가 생텍쥐페리의 삶과 작품세계를 소개하는 기념관이 있다. 어린 왕자의 원화부터 저자의 생애를 엿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어 마치 책 속을 거니는 듯한 기분이 든다. 고풍스러운 오르골 하우스에서는 200년 넘은 오르골이 내는 선율이 은은하게 흐르고, 프랑스에서 직접 들여온 전통주택 전시관도 눈길을 끈다.
조각, 그림, 자기, 유럽 골동품으로 꾸며진 전시관도 둘러볼 수 있다. 유럽 전통극, 마임 공연, 음악 연주 등 다양한 퍼포먼스도 수시로 열려 정적인 전시를 넘어 생생한 문화 체험이 가능하다. 파란 하늘과 잘 어울리는 파스텔색 건물, 낭만적인 조형물, 느긋한 공기까지 더해지면 국내가 아닌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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