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김기주 기자] 유튜브 채널 ‘이충근’에 업로드된 영상 ‘수천만 마리 러브버그로 버거 만들어 먹었습니다... 진짜 먹습니다’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해당 영상은 벌레가 대거 출몰한 지역에서 ‘러브버그(Lovebug)’를 직접 채집한 뒤, 이를 갈아서 조리해 실제로 섭취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영상의 제목부터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끌었지만, 내용은 예상보다 훨씬 자극적이었다.
영상 속에서 제작자는 도시 인근과 계양산 일대에서 러브버그를 쓸어 담듯 채집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벌레들은 벽과 바닥, 사람의 몸에까지 들러붙을 정도로 다량 출몰하고 있었으며, 제작자는 이를 “실제로 요리에 사용할 것”이라고 밝힌다. 채집된 벌레는 비닐봉투에 모은 후 밀가루, 계란, 튀김가루 등과 함께 반죽되어 팬에 구워진다. 이른바 ‘러브버그 패티 스테이크’가 탄생한 것이다.
실제 조리 후 시식 장면에선 "고소하다", "잡내가 덜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했지만, “썩은 나무 냄새가 난다”, “소금 간이 부족하다”는 비위 상하는 후기도 함께 전해졌다. 최종적으로 이충근은 이 요리에 대해 5점 만점 중 약 4.5점의 점수를 매기며 "기이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영상이 공개되자마자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우려가 터져 나왔다. 러브버그는 비록 사람을 물거나 해를 끼치지는 않지만, 곤충 특유의 끈적거리는 체액과 부패 냄새로 인해 많은 이들이 혐오감을 느끼는 대상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불특정 다수의 곤충을 야외에서 채집해 그대로 조리한 점은 식품 위생 문제와 건강에 대한 우려를 불러일으켰다.
영상은 조회 수 확보를 위한 과감한 시도일 수 있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인 콘텐츠가 윤리적 선을 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식용 곤충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실험이라는 명분이 있을 수는 있으나, 위생과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채 이루어진 조리와 시식은 그 자체로 문제가 될 소지가 크다는 평가다. 또한 일부 시청자들은 “어린 시청자들이 따라 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들어 경각심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 인천 계양산과 서울 서북권 등지에서는 러브버그로 인한 주민 불편이 극심해지고 있다. 관련 민원이 잇따라 접수되면서 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올해 접수된 러브버그 발생 민원은 총 9,296건으로 전년(4,418건) 대비 무려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벌레로 인한 시민들의 스트레스가 통계로도 확인되고 있는 셈이다.
러브버그는 붉은색 가슴과 검은색 날개를 지닌 소형 곤충으로, 주로 짝을 지은 채 공중을 날아다니는 것이 특징이다. 생김새 자체는 작고 위협적으로 보이지 않지만, 무리를 지어 대량으로 출몰하며 벽과 창문, 차량에 들러붙는 탓에 시민들의 불쾌지수를 크게 높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브버그의 급증 원인으로 기후변화를 지목한다. 이상고온 현상과 따뜻한 겨울 날씨가 번식 환경을 제공해주면서, 최근 몇 년 사이 이들의 개체 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러브버그는 사람을 물거나 질병을 옮기지는 않지만, 동양하루살이와 함께 여름철 대표적인 생활불쾌 곤충, 혹은 돌발곤충으로 분류된다. 이들이 일상 공간까지 침범하면서 주민들의 생활 환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환경 당국은 시민들이 불필요한 불편을 겪지 않도록 몇 가지 생활 속 팁을 전하고 있다. 러브버그는 밝은 색에 쉽게 유인되는 특성이 있어 밝은색 옷 대신 어두운 색 옷을 착용하고, 야간에는 실내외 조명의 밝기를 줄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설명이다. 또한 창문 방충망 점검, 환기 시 주의, 음식물 처리 철저 등도 예방에 효과적이다.
도시가 점점 더워지고 기후가 급변하면서 ‘여름 벌레와의 전쟁’이 일상이 되고 있는 지금, 러브버그의 대규모 출몰은 단순한 계절성 불편을 넘어 새로운 환경 이슈로 자리잡고 있다. 시민들과 지자체 모두, 장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뉴스컬처 김기주 kimkj@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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