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 피해자 코스프레, 동정심 유발 전략
그가 잘못했는데, 왜 당신이 그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는가? 분명 당신이 상처받았는데, 왜 그의 아픔을 먼저 걱정하고 있는가?
당신은 그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을 뿐이다. 당신은 그가 남긴 거짓말의 흔적에 대해 대화를 시도했을 뿐이다.
하지만 대화의 끝에서 그는 세상에서 가장 상처받은 얼굴로 앉아 있고, 당신은 그를 아프게 한 가해자가 되어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는 말한다. “내가 왜 이러는지 나도 모르겠어. 어릴 때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그런가 봐.” 혹은 “너까지 나를 비난하는구나. 세상에 내 편은 아무도 없어.” 그의 목소리는 연약하고, 그의 눈빛은 위태롭다.
그 순간 당신의 정당한 분노와 서운함은 눈 녹듯 사라지고, 그 자리를 연민과 동정심이 채운다. 당신은 그의 잘못을 따지는 대신, 그의 상처를 보듬어 안는다.
이것이 나르시시스트가 당신을 지배하는 가장 강력하고도 교묘한 기술, 바로 ‘피해자 연기’다. 그들은 당신의 가장 선한 마음, 즉 공감 능력을 착취하여 자신들의 잘못을 지우고 당신을 통제한다.
그의 눈물에 당신의 분노가 씻겨 내려갈 때
‘민서’ 씨는 연인인 ‘하준’ 씨의 경제 관념 때문에 늘 속을 끓였다. 두 사람이 함께 모으기로 한 휴가 비용을, 그는 상의도 없이 고가의 전자기기를 사는 데 써버렸다.
민서 씨는 큰 실망감을 느꼈고, 이번만큼은 단호하게 이야기해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녀가 차분한 목소리로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자, 하준 씨는 변명하거나 화를 내지 않았다. 대신, 그의 얼굴은 깊은 슬픔으로 물들었다. 그는 힘겹게 입을 열었다.
“미안해… 내가 정말 한심하지? 어릴 때 너무 가난해서, 늘 갖고 싶은 걸 참아야 했어. 그게 상처가 됐나 봐. 가끔 이렇게 나도 모르게… 바보 같은 짓을 해.”
그의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어깨를 떨었다. 그 연약한 모습 앞에서, 민서 씨의 단호했던 결심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녀의 마음속에서는 ‘어떻게 우리 돈을 마음대로 쓸 수 있어?’라는 분노 대신, ‘얼마나 상처가 깊었으면 저럴까’라는 연민이 차올랐다.
그녀는 화를 내는 대신, 그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아니야, 괜찮아. 그럴 수 있지. 다음부터는 그러지 마.”
그녀는 자신이 방금 가해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다. 그의 무책임한 행동에 정당한 문제를 제기한 자신이, 그의 아픈 과거를 들추어내 상처를 준 사람이 되어버린 것이다.
그 후로도 하준 씨는 비슷한 행동을 반복했고, 그때마다 그는 자신의 ‘불행한 과거’라는 완벽한 방패 뒤로 숨었다. 민서 씨는 더 이상 그의 잘못을 지적할 수 없었다.
그녀는 그의 상처를 건드리는 나쁜 사람이 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동정심은 어떻게 가장 강력한 통제 수단이 되는가
나르시시스트를 알아보는 가장 확실한 단서 중 하나는, 그들이 두려움이 아닌 동정심에 호소한다는 점이다.
그들은 당신의 공감 능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그것을 자신들의 무기로 사용하는 데 주저함이 없다. 그들의 ‘피해자 연기’는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당신을 조종한다.
1. 모든 책임을 무력화시킨다.
상처받은 피해자를 비난하기는 어렵다. 나르시시시트는 이 점을 정확히 이용한다. 당신이 그들의 잘못을 지적하는 순간, 그들은 재빨리 자신을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피해자로 둔갑시킨다.
그들의 ‘불행한 유년 시절’, ‘상처뿐이었던 과거 연애’, ‘아무도 나를 이해해주지 않는 세상’ 등의 레퍼토리는 당신의 비판을 ‘이미 상처받은 사람을 공격하는 잔인한 행동’으로 만들어 버린다.
이 구도 안에서 당신은 결코 그들에게 책임을 물을 수 없다.
2. 당신의 역할을 ‘돌봄 제공자’로 고정시킨다.
당신의 따뜻한 공감 능력은 그들에게 최고의 먹잇감이다. 그들은 당신이 상처받은 존재를 보면 기꺼이 돕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들은 자신의 연약함을 전시함으로써, 당신이 동등한 연인이 아니라 자신을 돌보고 치유해주어야 할 ‘엄마’ 혹은 ‘상담사’의 역할을 맡도록 유도한다.
당신은 그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것에 몰두하느라, 정작 당신 자신의 상처는 돌보지 못하게 된다. 관계의 균형은 완벽하게 무너진다.
3. 당신에게 죄책감이라는 족쇄를 채운다.
나르시시스트는 당신의 동정심을 이용해 당신에게 죄책감을 심어준다. 당신이 자신의 욕구를 표현하거나 그들의 행동에 한계를 설정하려 할 때, 그들은 상처받은 표정으로 당신을 바라본다.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너마저 나를 힘들게 하는구나.’ 그들의 눈빛은 당신을 이기적이고 나쁜 사람으로 만든다.
당신은 그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죄책감 때문에, 결국 자신의 정당한 요구를 포기하게 된다. 그들의 ‘상처’는 당신의 자유를 구속하는 가장 강력한 족쇄가 된다.
한 가지 기억해야 할 점이 있다. 그들의 불행한 과거사가 사실일 수도 있다. 하지만 과거의 상처가 현재의 가해 행동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진정으로 건강한 사람은 자신의 상처를 타인을 해치는 무기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들은 자신의 아픔을 인정하되, 그것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지려 노력한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는 자신의 상처를, 타인에게 상처를 입힐 수 있는 ‘면허’처럼 사용한다.
당신의 연민은 죄가 아니다. 다른 사람의 아픔에 공감하는 당신의 능력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이다. 나르시시스트는 바로 그 아름다움을 착취하고 있는 것이다.
그의 눈물을 닦아주기 전에, 먼저 당신의 눈물부터 돌아보라. 그의 과거 상처를 걱정하기 전에, 지금 그가 당신에게 입히고 있는 상처를 직시하라.
당신은 그의 상담사가 아니며, 그의 구원자는 더더욱 아니다. 당신은 그의 잘못을 무한정 용서하고 그의 상처를 대신 아파하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 아니다.
당신의 동정심은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는 힘이지, 누군가의 잘못을 덮어주는 방패가 아니다. 이제 그 방패를 거두고, 당신의 소중한 공감 능력을 당신 자신과, 그리고 그것을 받을 자격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사용해야 할 때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더 많은 도움이 필요하신가요? 나만 아는 상담소 프리미엄 콘텐츠 에서 더 깊이 있는 심리학적 조언을 확인하세요.
또한, 나만 아는 상담소 네이버 블로그 에서도 다양한 주제의 심리 칼럼을 만나보세요.
- -
나르시시스트 피해자 코스프레, 동정심을 이용해 당신을 조종하는 법
나르시시스트 피해자 코스프레, 동정심 유발 전략 그가 잘못했는데, 왜 당신이 그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는가? 분명 당신이 상처받았는데, 왜 그의 아픔을 먼저 걱정하고 있는가? 당신은 그의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을… 자세히 보기: 나르시시스트 피해자 코스프레, 동정심을 이용해 당신을 조종하는 법
- -
나르시시스트는 어떻게 당신의 실수는 키우고 자신의 잘못은 지우는가
나르시시스트 실수 대처 ‘수치심 떠넘기기(shame-dumping)’ 당신은 그의 명백한 잘못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째서 대화가 끝날 무렵에는 당신이 몇 년 전에 저지른 사소한 실수를 눈물로 해명하고 있는 걸까? 그는 두 시간… 자세히 보기: 나르시시스트는 어떻게 당신의 실수는 키우고 자신의 잘못은 지우는가
- -
나르시시스트 감정 기복,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관계에 지쳤다면
뜨겁다 차갑다, 나르시시스트 감정 기복,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관계에 지쳤다면 어제는 세상에 둘도 없는 연인처럼 당신을 뜨겁게 사랑하다가, 오늘은 언제 그랬냐는 듯 얼음장처럼 차갑게 당신을 대한다. 당신의 세상은 그의 기분에… 자세히 보기: 나르시시스트 감정 기복, 냉탕과 온탕을 오가는 관계에 지쳤다면
- -
논점을 흐리고 당신을 미치게 만드는 나르시시스트 대화법
논점을 흐리는 나르시시스트 대화법 분명히 무언가에 대해 이야기했는데, 대화가 끝나고 나니 남은 것은 더 큰 혼란과 깊은 피로감뿐이다. 그는 무슨 말을 한 걸까? 우리는 대체 무엇에 대해 싸운 걸까? 분명히… 자세히 보기: 논점을 흐리고 당신을 미치게 만드는 나르시시스트 대화법
- -
나르시시스트의 ‘농담’ 이라는 이름의 모욕
나르시시스트의 농담 으로 포장된 모욕 그의 농담에 주변 사람들은 모두 웃고 있는데, 왜 당신의 마음은 얼음장처럼 차가워지는 걸까? 당신이 새로 산 옷을 보며 그가 던진 “우리 강아지, 새 옷 입었네?”라는… 자세히 보기: 나르시시스트의 ‘농담’ 이라는 이름의 모욕
도서 출간 안내
당신의 이야기는 ‘운명’이 아닌, ‘용기’가 될 거예요.나만 아는 상담소 첫 번째 책, 『운명이라는 착각』 출간
관계 속에서 길을 잃고, 나조차 나를 믿을 수 없게 되는 순간들. 마치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처럼 느껴졌나요?
그 아픔과 혼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온 관계 전문 심리 상담소, 나만 아는 상담소입니다.
저희는 수많은 마음의 상처 속에서 흩어져 있던 이야기의 조각들을 정성껏 모아 한 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정서 학대, 가스라이팅, 교제 폭력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그 고통의 실체를 당신이 쉽게 이해하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요.
오랜 기다림 끝에, 그 마음이 드디어 ‘운명이라는 착각’ 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 책은 당신을 탓하던 세상의 목소리 속에서 당신의 편이 되어줄 다정한 친구이자, 아픈 관계를 끊어낼 용기를 주는 단단한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이제는 그 착각의 안개를 걷고, 당신의 마음이 가리키는 진정한 길을 찾아 나설 시간입니다. 그 길의 시작에 저희의 책이 작은 등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함께해주세요.
“이제, 잠시 눈을 감고 편안하게, 깊은숨을 한 번 크게 내쉬어 보자.
– 운명이라는 착각: 상처받지 않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법, 프롤로그 발췌 –
그리고 천천히 아팠던 이야기를 마주할 준비를 해 보자.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 어둡고 긴 혼란의 터널 속에서
마침내 한 줄기 빛처럼 이 책을 발견했다.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 다.
그것은 바로 삶이 정체된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희망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신호이다.당신의 잘못이 아니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잃어버렸던 자신을 되찾아가는 치유와 성장의 과정을 이제, 바로 지금,
함 께 시작해 보자.삶은 그 누구도 아닌, 온전히 자신의 것이며,
‘나’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로서 충분히 사랑받고 행복할 자격이 있다.”
구매처
- - 교보문고: https://product.kyobobook.co.kr/detail/S000216851644
- - yse24: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47735951
- - 알라딘: http://aladin.kr/p/0RNHd
The post 나르시시스트 피해자 코스프레, 동정심을 이용해 당신을 조종하는 법 appeared first on 나만 아는 상담소.
Copyright ⓒ 나만아는상담소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