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 실수 대처 ‘수치심 떠넘기기(shame-dumping)’
당신은 그의 명백한 잘못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어째서 대화가 끝날 무렵에는 당신이 몇 년 전에 저지른 사소한 실수를 눈물로 해명하고 있는 걸까?
그는 두 시간 늦은 약속에 대해 “일이 있었어”라는 한마디로 모든 상황을 끝내지만, 당신이 5분 늦었던 그날의 기억은 몇 달이 지나도 생생한 비난의 근거가 된다.
그와의 관계는 마치 불공정한 재판과 같다. 그는 언제나 무결점의 판사이자 피해자이며, 당신은 늘 반성해야 할 피고인이다.
당신의 작은 흠은 돋보기로 확대되어 인격 전체의 문제로 비화되지만, 그의 큰 잘못은 ‘그럴 수도 있는 일’ 혹은 ‘당신이 예민해서 생긴 오해’로 축소되거나 아예 없던 일이 되어버린다.
이 기묘하고 억울한 패턴이 반복될수록 당신은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내가 정말 그렇게 잘못한 걸까?’, ‘나는 왜 이렇게 사소한 일에만 집착하는 속 좁은 사람이 되었을까?’ 하지만 이것은 당신의 성격 문제가 아니다.
당신은 지금, 자신의 완벽한 가면을 지키기 위해 당신의 실수는 현미경으로 들여다보고 자신의 잘못은 망각 속으로 지워버리는, 나르시시스트의 정교한 ‘책임 전가’ 기술에 당하고 있는 것이다.
당신의 작은 실수, 그의 거대한 무기
‘하영’ 씨는 연인인 ‘상철’ 씨가 자신의 생일을 잊었다는 사실에 큰 상처를 받았다. 그는 그날 친구들과의 약속이 있다며 하루 종일 연락이 닿지 않았고, 다음 날 저녁이 되어서야 미안하다는 말 한마디 없이 나타났다.
하영 씨는 용기를 내어 서운함을 털어놓았다.
하지만 상철 씨의 반응은 그녀가 예상했던 사과와는 거리가 멀었다. 그는 대수롭지 않다는 듯 말했다.
“생일이 뭐 그리 대단한 거라고. 넌 너무 기념일에 집착해. 어린애 같아.” 그는 그녀의 상처를 ‘유치한 집착’으로 폄하하며 자신의 잘못을 최소화했다.
하영 씨가 다시 한번 자신의 상처받은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자, 그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과거의 기억을 소환했다.
“그래도 나는 작년에 네가 내 선물 사주는 걸 깜빡했을 때 아무 말 안 했잖아. 나는 그냥 넘어갔는데, 넌 어떻게 하루를 못 참아? 정말 이기적이다.”
그의 말에 하영 씨는 할 말을 잃었다. 작년에 그녀가 그의 선물을 ‘깜빡’한 것은 사실이 아니었다. 주문한 선물이 배송 문제로 하루 늦게 도착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당시 몇 번이고 사과했고, 그 역시 괜찮다고 웃으며 넘어갔던 일이었다. 하지만 이제 그 사소한 해프닝은 그의 중대한 잘못을 덮기 위한 완벽한 무기가 되어 있었다.
대화의 주제는 순식간에 ‘그녀의 생일을 잊은 그의 무심함’에서 ‘과거에 선물을 잊은 이기적이고 속 좁은 그녀’로 바뀌었다. 결국 하영 씨는 자신의 생일을 잊은 그에게 사과하고 말았다.
그를 속 좁은 남자로 만들어서 미안하다고. 그녀는 그의 잘못을 지적할 권리마저 박탈당한 채, 또다시 자신의 탓을 해야만 했다.
수치심 회피와 책임 전가라는 생존 본능
나르시시스트가 이처럼 불공정한 기억의 저울을 사용하는 이유는, 그들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을 ‘죽음’과도 같은 수치심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그들의 심리 기저에는 다음과 같은 강력한 생존 본능이 작동한다.
1. 수치심을 감당하지 못해 책임을 떠넘긴다.
보통 사람에게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불편하지만 성장의 과정이다. 하지만 나르시시스트에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는 것은, 자신이 완벽하고 위대하다는 자기애의 근간을 송두리째 흔드는 일이다.
그들은 이때 밀려오는 거대한 수치심을 스스로 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 그 감정을 곧바로 타인에게 던져버린다. 이것이 바로 ‘수치심 떠넘기기(shame-dumping)’다.
“내가 잘못한 게 아니야, 네가 잘못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야”라는 논리를 만들어, 그들은 자신의 수치심을 당신의 죄책감으로 교묘하게 바꾸어 놓는다.
2. 기억을 왜곡하여 자신의 완벽함을 유지한다.
나르시시스트에게 과거는 객관적인 사실의 기록이 아니라, 현재의 자신을 지키기 위해 언제든 수정할 수 있는 시나리오다. 그들은 자신의 잘못을 덮기 위해 과거의 기억을 아무렇지 않게 왜곡하거나 삭제한다.
그들은 당신이 저질렀던 아주 사소한 실수는 절대 잊지 않고 ‘기억의 창고’에 보관해 둔다. 그리고 결정적인 순간에 그 기억을 꺼내 당신을 공격하는 무기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그들은 종종 자신의 거짓말을 스스로 진실이라고 믿기 때문에, 당신은 그들의 확신에 찬 태도 앞에서 더욱 혼란에 빠진다.
3. 위선적인 잣대로 당신을 통제한다.
그들은 당신에게는 성인군자와 같은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면서, 자신에게는 한없이 관대하다. 당신의 작은 실수에는 ‘어떻게 그럴 수 있냐’며 비난하지만, 자신의 큰 잘못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며 변명으로 일관한다.
이러한 극단적인 위선은 당신에게 끊임없는 죄책감을 심어주고, 그들의 불합리한 기준을 만족시키기 위해 당신을 전전긍긍하게 만든다. 당신이 그의 기준에 맞추려 노력할수록, 관계의 권력은 그에게 완벽하게 넘어간다.
결국, 당신의 실수를 확대하고 자신의 잘못을 지우는 그의 행동은, 진실을 가리기 위한 싸움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연약한 자아를 보호하고, 당신에 대한 통제권을 잃지 않으려는 나르시시스트의 처절한 생존 게임이다.
당신은 그의 불공정한 재판에서 스스로를 변호하는 일을 멈춰야 한다. 당신의 기억이 틀리지 않았고, 당신의 감정이 부당하지 않았음을 스스로 믿어주어야 한다.
그가 당신의 과거 실수를 들추어내며 현재의 잘못을 덮으려 할 때, 당신은 이렇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는 지금 당신이 한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어. 과거의 내 실수는 이 문제와 아무런 관련이 없어.”
그의 기억은 진실의 거울이 아니라, 자신의 잘못을 비추지 않으려는 왜곡된 거울일 뿐이다. 더 이상 그 왜곡된 거울에 당신의 모습을 비춰보며 상처받을 필요는 없다. 당신은 그의 법정이 아닌, 당신의 진실 위에서 다시 설 권리가 있다.
By. 나만 아는 상담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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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출간 안내
당신의 이야기는 ‘운명’이 아닌, ‘용기’가 될 거예요.나만 아는 상담소 첫 번째 책, 『운명이라는 착각』 출간
관계 속에서 길을 잃고, 나조차 나를 믿을 수 없게 되는 순간들. 마치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의 굴레처럼 느껴졌나요?
그 아픔과 혼란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 온 관계 전문 심리 상담소, 나만 아는 상담소입니다.
저희는 수많은 마음의 상처 속에서 흩어져 있던 이야기의 조각들을 정성껏 모아 한 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정서 학대, 가스라이팅, 교제 폭력이라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그 고통의 실체를 당신이 쉽게 이해하고, 스스로를 지킬 수 있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으로요.
오랜 기다림 끝에, 그 마음이 드디어 ‘운명이라는 착각’ 이라는 이름으로 당신을 찾아갑니다.
이 책은 당신을 탓하던 세상의 목소리 속에서 당신의 편이 되어줄 다정한 친구이자, 아픈 관계를 끊어낼 용기를 주는 단단한 지침서가 될 것입니다.
이제는 그 착각의 안개를 걷고, 당신의 마음이 가리키는 진정한 길을 찾아 나설 시간입니다. 그 길의 시작에 저희의 책이 작은 등불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함께해주세요.
“이제, 잠시 눈을 감고 편안하게, 깊은숨을 한 번 크게 내쉬어 보자.
– 운명이라는 착각: 상처받지 않는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법, 프롤로그 발췌 –
그리고 천천히 아팠던 이야기를 마주할 준비를 해 보자.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았던 그 어둡고 긴 혼란의 터널 속에서
마침내 한 줄기 빛처럼 이 책을 발견했다. 결코 우연이 아닐 것이 다.
그것은 바로 삶이 정체된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희망의 방향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는
소중하고 의미 있는 신호이다.당신의 잘못이 아니었음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잃어버렸던 자신을 되찾아가는 치유와 성장의 과정을 이제, 바로 지금,
함 께 시작해 보자.삶은 그 누구도 아닌, 온전히 자신의 것이며,
‘나’는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존재로서 충분히 사랑받고 행복할 자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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