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결하고 암시적인 문장으로 세계와 인간을 예리하게 그려내며 아일랜드를 넘어 세계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한 클레어 키건이 신간 『너무 늦은 시간』으로 국내 독자들을 다시 찾아왔다.
이번 신간은 조용하고도 파괴적인 세 편의 이야기가 실린 소설집으로 미묘한 것부터 노골적인 것까지 여자와 남자의 관계 속에 존재하는 폭력과 우월주의의 기류를 추적한다. 안에 담긴 단편은 각각 2022년(「너무 늦은 시간」), 2007년(「길고 고통스러운 죽음」), 1999년(「남극」)에 발표된 것으로, 세 편이 대략 10년씩의 시차를 두고 있어 클레어 키건이 작가로 활동해온 족적을 이 한 권으로 더듬어 짐작해볼 수 있다.
작가 특유의 함축적이면서도 암시적인 문장,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강렬한 충격을 전달하는 기교, 사유를 매끄럽게 흘러가게 하는 탁월한 필치가 돋보이는 이번 신작은 이전 작품들에 담긴 문제의식을 한층 더 강인한 시선으로 마주한다. 아버지 세대가 만들어놓은 남성의 세계를 해체하려는 이번 신작은 키건의 목록 중에서도 그 예리하고 강인한 시선이 특히 돋보이는 작품이다.
■ 너무 늦은 시간
클레이 키건 지음 | 허진 옮김 | 다산책방 펴냄 | 120쪽 | 16,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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