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특유의 눅눅함은 냉장고 안까지 스며든다. 문을 열 때마다 퍼지는 냄새는 식욕을 떨어뜨리거나 음식 신선도에 대한 불안감까지 키운다. 흔히 냉장고 냄새를 없애기 위해 베이킹소다나 전용 탈취제를 쓰지만, 사실은 굳이 돈 들일 필요 없다. 집에 굴러다니는 유통기한 지난 식빵 한 장이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마른 식빵 한 조각이면 냉장고 냄새 싹 사라진다
냉장고에서 나는 냄새는 대부분 묻은 음식물 찌꺼기, 여닫기를 반복한 양념 병뚜껑, 익은 과일, 썩은 채소에서 나온다. 수분이 많을수록 냄새도 심해지는데, 식빵은 이런 수분을 빠르게 흡수한다. 바싹하게 마른 상태의 식빵 한 조각을 종지나 접시에 올려 냉장고 안에 넣어두면 습기와 냄새를 동시에 빨아들인다.
유통기한 지난 식빵은 냉장고에 넣기 찜찜하다는 의견도 있다. 하지만 탈취제로 쓰는 식빵은 먹는 게 아니기 때문에 굳이 신선할 필요 없다. 곰팡이가 피지 않은 상태라면 얼마든지 재활용할 수 있다. 오히려 너무 신선한 식빵은 수분이 많아 냄새를 흡수하지 못하고 곰팡이가 더 쉽게 번질 수 있다.
식빵은 스펀지처럼 내부에 미세한 구멍이 많다. 이 틈새로 수분과 냄새 입자를 빨아들이는 구조다. 특히 유통기한이 지나 마르고 딱딱해진 식빵은 촉촉한 빵보다 흡착력이 더 강하다. 오히려 신선할 때보다 방치된 식빵이 더 효과적이다. 이 방법은 냉장고뿐만 아니라 김치냉장고나 식재료 보관함, 쌀통, 신발장, 차 안에도 응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흡착력이 좋다 해도 무한정 사용하긴 어렵다. 냄새를 흡수한 식빵은 점점 수분을 머금게 되고, 공기 중 세균과 결합하면서 곰팡이가 생길 수 있다. 일반적으로 2~3일에 한 번씩은 새것으로 교체하는 게 좋다. 너무 오래 두면 세균 오염원이 될 수도 있다.
탈취 효과 높이려면 바싹 마른 식빵을 여러 구역에 배치
식빵을 더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완전히 바싹 마르게 하는 게 핵심이다. 햇볕에 말리거나 오븐에 살짝 구워 수분을 날린 후 사용하는 방식이 좋다. 이때 얇게 자르면 표면적이 넓어져 냄새 흡수가 더 잘된다. 넓은 접시보다 종이 포일을 깔고 직접 선반 위에 두는 것도 방법이다.
냉장고 칸마다 냄새의 강도나 종류가 달라서 식빵을 여러 구역에 나눠 두는 게 낫다. 특히 생선이나 육류를 보관하는 냉동실, 양념 병이 많은 문짝 부분, 김치통이 있는 하단 보관 칸은 식빵을 꼭 따로 두는 것이 좋다.
빵 끝부분처럼 겉이 단단한 '식빵 귀'는 보통 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탈취 용도로는 오히려 더 적합하다. 공기와 맞닿는 면이 단단해 오래 두어도 쉽게 흐트러지지 않고, 악취 흡착력도 뛰어나다. 커피 찌꺼기나 숯, 베이킹소다처럼 입자가 흩날리지 않아 위생 면에서도 깔끔하다.
유통기한 지나도 식빵은 탈취제로 재활용
탈취 효과를 다한 식빵은 바로 버리지 말고, 청소용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 창틀 먼지를 닦거나 신발 속에 넣어 남은 습기를 제거하는 용도로도 좋다. 냉장고 청소 후 남은 세제를 닦아낼 때도 식빵 한 조각이면 충분하다.
주의할 점은 냉장고 안에 식빵을 넣어둔 걸 잊지 않는 것이다. 오래 방치하면 탈취 효과는 사라지고 오히려 이상한 곰팡내를 풍긴다. 식빵을 탈취제로 쓸 땐 냉장고 청소 주기와 함께 교체 날짜도 정해두는 게 좋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