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를 넘어, 로에베와 리모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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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 넘어, 로에베와 리모와

더 네이버 2025-06-30 09:53:01 신고

티센-보르네미사 국립미술관 전시 전경. 

1 왼쪽부터 아카리 아소 ‘Radiance Amidst Uncertainty’와 제시카 코스타 ‘Sobejos XII’.
2 특별상을 수상한 니페미 마커스-벨로 ‘TM Bench with Bowl’. 3 마리-이자벨 푸아리에 트로야노 ‘Feelings’.

1 제8회 로에베 재단 공예상 위너 쿠시마사 아오키. 2 쿠시사마 아오키, ‘Realm of Living Things 19’. 3 이정인, ‘A Soft Landscape’. 4 신선이, ‘Embracing Lotus’. 5 류연희, ‘Baguni’.

로에베 재단 공예상 

Loewe Foundation Craft Prize

올해로 8회를 맞은 로에베 재단 공예상은, 1846년 가죽 공방으로 시작한 브랜드의 뿌리에 대한 경의에서 출발했다. 잊혀져 가는 공예의 가치를 재조명하고 창의성과 비전을 지닌 장인 정신이 미래를 어떻게 이끌 수 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설립된 이 상은 최고의 현대 공예를 선보이는 무대이자 수많은 작가의 삶과 커리어를 변화시킨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동시에 로에베가 패션 브랜드를 넘어, 동시대 문화와 예술, 그리고 공예에 얼마나 깊이 천착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2025년 로에베 재단 공예상 파이널리스트는 총 30인. 133개국에서 4,600점 이상의 작품이 출품됐고, 13인의 전문가 심사위원단이 엄선했다. 도자, 목공, 섬유, 가구, 종이, 유리, 금속, 보석, 옻칠 등 다양한 분야의 작품이 선정되었고, 기술적 완성도와 숙련도는 물론 혁신성과 예술적 비전이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한국 작가 이정인, 류연희, 신선이도 최종 후보에 올라 공예 강국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정인의 ‘소프트 랜드스케이프(A Soft Landscape)’는 100장이 넘는 한지를 유기적으로 쌓아 만든 의자로, 구름처럼 가볍지만 구조적으로는 단단한 이중성을 품고 있다. 류연희는 한국 전통 바구니 제작 기법을 재해석해 정교하게 절단하고 구부린 구리를 산화해 완성한 ‘바구니(Baguni)’를 선보였다. 신선이 작가의 ‘임브레싱 로투스(Embracing Lotus)’는 한국 고유의 금속 상감 기법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철제 접시 세트로, 끌로 새긴 철제 표면에 은사를 상감해 연꽃을 표현했다.
특히 올해는 전통 기법을 바탕으로 하되, 점토로 만든 바구니나 금속 직조처럼 새로운 소재와 결합해 혁신적인 결과물을 완성한 작품들이 주목받았다. 구술로 전해진 전통과 의식 등 세대를 거쳐 이어진 지식은 작가들의 손을 통해 존중과 경외의 조형적 언어로 표현되었고, 일부는 독자적인 기법으로 전통 그 자체를 새롭게 재창조했다. 위트와 상상력이 더해진 작품부터 장인 정신이 깃든 정교한 작업까지, 폭넓은 스펙트럼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최종 우승자는 일본의 쿠니마사 아오키(Kunimasa Aoki). 일본 가와구치에 거주하며 테라코타를 중심으로 작업하는 조각가다. 그가 출품한 테라코타 조각 ‘아나모픽(Anamorphic)’ 은 점토가 외부의 물리적 힘에 의해 어떻게 왜곡되고 변형되는지를 탐구한 작품이다. 중력, 시간, 압력 등 인간이 벗어날 수 없는 요소들을 활용해 새로운 조형 가능성을 실험했고, 점토라는 재료가 감당할 수 있는 한계에 도전했다. 얇은 점토 코일을 반복적으로 쌓고, 성형하고, 압축해 층을 만든 뒤 가마에 굽고 흙, 접착제, 연필 자국 등으로 표면을 장식했다. 섬세하고 복잡한 표면의 디테일은 ‘작은 우주’를 연상시키며, 전통 코일 기법의 진정성과 거친 재료가 지닌 미완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드러낸다. 이 외에 심사위원단 특별상을 수상한 두 팀도 주목을 받았다. 니페미 마커스-벨로(Nifemi Marcus Bello)는 자동차 산업의 재활용 알루미늄을 활용한 ‘TM 벤치와 볼(TM Bench with Bowl)’로 가공되지 않은 소재의 원형성과 기하학적 구조를 통해 오늘날 세계 무역의 권력 구조를 시각화했다. 스튜디오 수막시 싱(Studio Sumakshi Singh)은 인도 델리의 12세기 회랑에서 영감을 받아 실물 크기로 재현한 기둥 형태의 작품 ‘모뉴먼트(Monument)’를 선보였다. 수용성 천 위에 구리 소재의 ‘자리(Zari, 장식용 금속 실)’를 수놓은 뒤, 천을 녹여 실만 남기는 방식으로 완성된 이 작업은 섬세한 구조와 강한 존재감이 공존하며, 시간의 흐름에 따라 사라져가는 유산과 그 속에 담긴 기억과 회복력을 상징적으로 표현했다. 
30인의 파이널리스트 작품은 2025년 5월 30일부터 6월 29일까지, 마드리드 티센-보르네미사 국립미술관에서 전시될 예정이다. 한편 로에베 재단은 디지털 플랫폼 ‘더 룸(The Loom)’을 통해 역대 공예상 후보와 작품을 아카이빙하며, 예술과 공예의 지속적 전수와 확장에 헌신하는 브랜드의 철학을 보여주고 있다.

1 아디다스 글로벌 디자인 수석 부사장 닉 갤웨이의 멘토링 현장. 2 최종 수상작으로 선정된 ‘Hottie’. 3 리모와 CEO 위그 보네-마장베르와 최종 우승자 엘리자베트 로렌츠&마르크 하클렌더. 

1, 2 특별상을 수상한 닐스 크레머&톰 켐터의 ‘Standalone’. 3 제3회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가 열린 그로피우스 바우. ©Rimowa Design Prize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 

Rimowa Design Prize

1898년 독일 쾰른에서 시작한 리모와는, 125년이 넘는 긴 세월 장인 정신과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이동’을 위한 실용적인 도구를 만들어온 프리미엄 여행 브랜드다. 1920년대에는 항공기에서 착안해 알루미늄 소재의 여행 가방을 선보이며 업계의 혁신을 주도했고, 이후 리모와 고유의 슈트케이스 디자인을 정립하며 오늘날까지 클래식하면서 미래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이어왔다. 2000년대 들어서는 세계 최초로 폴리카보네이트 슈트케이스를 선보이며 또 한 번 여행 가방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리모와는 2022년부터 브랜드의 핵심 가치인 ‘모빌리티’를 주제로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를 개최해왔다. 단순한 디자인 경합이 아닌, 독일 디자인의 우수성과 전통을 계승하고 지원하기 위해 독일 내 주요 디자인 대학과 협력한다는 점이 특별하다. 바우하우스 정신을 현대적으로 잇는 바우하우스 우니버시테트 바이마르, 세계 최대 규모의 예술대학인 베를린 예술대학교(UDK), 그리고 제품, 텍스타일, 시각 디자인 분야로 명성이 높은 바이센제 아카데미 등 총 39개 대학이 참여한다. 리모와는 아이디어 단계부터 실현까지 멘토링, 인프라, 네트워킹 등 전방위적인 지원을 제공하며, 이를 통해 젊은 디자이너들이 산업과 사회에 어떻게 통합되고 기여할 수 있는지를 재정의하고자 한다. 이는 성장 지향적인 커뮤니티를 지향하는 브랜드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2025년 파이널리스트 7팀 가운데 최종 우승자는 슈베비슈 그뮌트 디자인 대학의 엘리자베트 로렌츠(Elisabeth Lorenz)와 마르크 하클렌더(Marc Hackländer). 이들은 아디다스의 닉 갤웨이(Nic Galway)에게 멘토링을 받았다. 수상작 ‘하티(Hottie)’는 TENS(경피신경전기자극) 기술과 조절 가능한 온열 요법을 결합해 생리 중 통증을 완화하고 일상 활동을 돕는 웨어러블 장치다. 실질적인 신체적 문제 해결과 동시에 정서적 편안함까지 느낄 수 있다. 
특별상은 바우하우스 우니버시테트 바이마르의 닐스 크레머(Niels Cremer)와 톰 켐터(Tom Kemter)에게 돌아갔다. 이들이 개발한 ‘스탠드얼론(Standalone)’은 기존의 전완 지지대를 전혀 다른 시각에서 접근한 작품이다. 불편한 신체를 보완하기 위한 의료 기기가 아닌, 미학적 관점을 고려한 조형 오브제로 재해석했다. 고급 소재와 감각적인 디자인, 인체공학적 구조를 바탕으로, 사용자가 일상 속에서 당당히 사용할 수 있는 기기로 탈바꿈시켰다. 멘토링은 베를린의 세계적인 디자인 듀오 곤살레스 하제 AAS의 피에르 호르헤 곤살레스(Pierre Jorge Gonzalez)와 유디트 하제(Judith Haase)가 맡았다.
이 외에도 치매 환자의 이동을 돕는 웨어러블 기기, 신소재 손수레, 휴대용 공기질 측정 장치 등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파이널리스트로 선정됐다. 각기 다른 대학의 학생들이 멘토들과 한 팀을 이루어, 아이디어를 실현 가능한 프로토타입으로 발전시킨 것이다.
리모와 디자인 프라이즈는 단순한 경합을 넘어, 기술이 뒷받침된 디자인이 인간의 삶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 리모와는 브랜드의 유산과 혁신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면서도, 차세대 창작자와의 연결을 통해 ‘이동’이라는 개념을 사회적·문화적으로 확장해가고 있다. 실용성과 감성을 아우르는 이들의 행보는 브랜드 정체성과 디자인의 미래 방향성을 동시에 보여준다.   

자료 제공 로에베, 리모와
©The artist. Courtesy of LOEWE FOUND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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