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 자치 30년·의장 취임 1년…지역·정파 떠나 행정통합·메가시티 대응
"후배 의원들에게 역량 펼칠 기회 주고파"…지방의원 선거 불출마 의사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최학범 경남도의회 의장은 30일 "대형산불,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에서도 흔들리지 않으면서 민생을 챙겼고, 남은 1년도 민생 회복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최 의장은 민선 자치 30주년, 제12대 도의회 후반기 의장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며 의회 기능·권한을 강화하는 지방의회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의장은 또 경남·부산이 추진하는 행정통합, 이재명 새 정부 공약인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는 방식은 다르지만, 지역 소멸 극복이라는 지향점이 같다며 경남 득실을 냉정히 따져보고 도민 의견을 대변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후배 의원들이 역량을 펼칠 기회를 주겠다며 내년 지방의원 선거 불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다음은 최 의장과 일문일답.
-- 지난해 7월부터 1년간 제12대 후반기 경남도의회를 이끌었다. 소회는.
▲ 그야말로 격동의 1년, 민생 위기의 1년이었다. 산청·하동 대형산불 등 재난·재해에다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이후 탄핵 정국, 조기 대선까지 정국이 혼란스러웠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으로 수출도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경남도의회는 흔들리지 않고 민생을 챙겼다고 자부한다. 민생 회복을 뒷받침하는 조례 제정, 재난·재해 지원과 대책 마련 등 64명 의원이 모두 할 일을 꿋꿋하게 했다.
-- 취임 이후 기억에 남는 일과 성과는.
▲ 지난 3월 말 산청·하동군에서 발생한 대형 산불에 의회 차원에서 적극 대응했다.
의사일정을 신속히 조정해 불을 완전히 끌 때까지 저를 포함해 많은 의원이 평일과 주말을 가리지 않고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 투입됐다 숨진 산불진화대원들이 충분한 보상을 받도록 시도의회의장협의회에 긴급 안건을 제출했다.
전 의원과 의회 직원이 십시일반 모금을 통해 진화 장비와 물품도 지원했다.
지난해 3·15의거가 새 역사 교과서에 빠진 것을 확인하고, 지체 없이 대응해 교과서 수록 성과를 이끈 점, 대정부 건의안을 통해 자칫 경기도 과천에서 열릴 뻔했던 올해 제1회 우주항공의 날 기념식이 우주항공청이 있는 사천에서 열리도록 뒷받침한 점 등이 성과다.
-- '민생'을 12대 후반기 의회 의정 목표로 삼았다. 어떤 활동을 했나.
▲ 입법이 의회 본연의 기능과 역할이다. 민생을 살리는 입법에 가장 공을 들였다.
지난 1년간 처리한 안건 198건 중 101건이 민생 회복이나 민생을 지원하는 안건이었다.
다자녀가구·어르신 가구 지원책을 담은 '주택용 전기요금 누진제 개편 촉구 건의안', 비수도권 기업 법인세 차등 적용을 촉구하는 건의안 등이 대표적이다.
-- 경남·부산이 추진하는 행정통합, 이재명 새 정부 공약인 부산·울산·경남 메가시티(부울경 특별지방자치단체 구성) 중 바람직한 방식은.
▲ 통합이든 메가시티든 두 지역 주민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점이 좋아지느냐'다. 수도권 집중으로 소멸 위기에 처한 지방이 살아남는 방법이 행정통합 또는 메가시티다.
통합의 강도나 방식 측면에서 두 방안이 다르지만, 방법론적인 차이일 뿐 지향점이나 추구 가치는 같다.
어떤 방식이든 지역의 정체성과 특성을 유지하면서 협업해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핵심이다.
지역·정파·이해관계 등을 떠나 경남 득실을 냉정히 따져보고 도민 의견을 대변하겠다.
-- 1995년 부활한 민선 지방자치가 올해 30년을 맞았다. 현실과 과제는.
▲ 민선 자치는 지역 발전에 큰 동력이 됐다. 그러나 여전히 중앙집권적 한계, 집행부 중심이라는 불균형이 존재한다.
의회 기능과 권한을 강화하는 지방의회법을 제정해 진정한 지방분권을 실현해야 한다.
지방의회가 단순 감시자를 넘어 지역 특성을 반영한 정책의 생산자로 거듭날 때, 도민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
-- 남은 임기 1년 활동 계획은.
▲ '민생 회복'에 집중하면서 맞벌이 부부, 농민, 소상공인 등 평범한 도민이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경남을 만들겠다.
재난·재해로부터 도민 안전을 지키고 민생 입법 과제 마무리에 주력하겠다.
-- 3선 도의원으로 도의회 의장까지 했다. 내년 지방선거에 의원이나 지역구인 김해시 시장에 도전할 의향은.
▲ 지방의원 선거에 다시 출마하기보다 후배 의원들에게 역량을 펼칠 기회를 주는 것이 도리이자 할 일이다.
현 김해시장은 존경하는 정치인이자, 개인적으로 선배면서 절친한 관계다.
김해시정이 안정적으로 잘 운영되는 상황에서 공약을 잘 마무리하도록 힘을 모아줘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이다.
어떤 자리에서든 도민, 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할 수 있는 역할을 찾아 소임을 다하겠다.
seam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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