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수도권 일부의 부동산 시장 과열과 이에 따른 가계부채 급증을 차단하기 위해 주택담보대출 총량 감축, LTV 축소, 전세보증비율 인하 등 고강도 대출 규제에 전면 돌입한다. 이번 조치는 28일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된다.
금융위원회는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권대영 사무처장 주재로 관계기관 합동 ‘긴급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담은 ‘수도권 중심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번 회의에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행정안전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는 물론, 은행연합회와 5대 시중은행, 각종 금융협회, 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이 폭넓게 참여했다.
▲“수도권 중심 주택거래 급증… 주담대 상승세 뚜렷”
금융당국은 올해 4월 이후 수도권 주택 거래가 늘며 가계대출, 특히 주담대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강한 경고음을 울렸다.
지난달 기준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월 대비 6조원 증가했으며, 이 중 주담대가 5.6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같은 달 수도권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3.4만건으로 작년 말(2.0만건) 대비 크게 늘었다. 이는 금리 인하 기대감과 토지거래허가제 해제 등 정책 요인도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정부는 가계부채 증가 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금융권 전체의 대출 총량관리 목표를 하반기부터 기존 대비 50%로 축소한다.
디딤돌대출, 보금자리론 등 정책대출도 공급계획 대비 25% 감축하며, 이를 통해 실수요 외 주택 구입 목적의 과도한 레버리지 수요를 차단할 방침이다.
은행권이 이미 시행 중이던 자율적인 대출규제 조치도 전 금융권으로 확대된다.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에서 ▲2주택 이상 보유자 ▲1주택 미처분자가 추가 주택을 구입할 경우, 주담대가 원칙적으로 금지(LTV=0%)된다. 단, 1주택자가 6개월 내 기존 주택을 처분하는 조건이 있다면 LTV 50~70%를 적용받을 수 있다.
▲생활안정자금·장기만기 대출도 제한… “실수요 외 차단”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도 규제 강화 대상이다.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주택을 담보로 생활비 등 자금조달을 목적으로 받을 수 있는 주담대는 최대 1억원으로 한정되며, 2주택 이상 보유자는 해당 대출이 금지된다.
수도권 내 주담대 만기 역시 현행 40년까지 가능하던 것이 30년 이내로 단축된다. 이는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규제를 우회하려는 장기 대출 관행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또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은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 전면 금지된다. 임대인과 등기상 소유주가 다른 경우, 전세보증금을 활용해 집을 구입하는 '갭투자' 관행이 주요 타깃이다. 신용대출도 연소득 이내로 한도가 제한된다.
▲정책대출도 축소·정비… 생애최초자도 규제 강화
정책금융 부문도 정비된다. 생애최초 주택구입 시 적용되던 주담대 LTV 비율은 현행 80%에서 70%로 축소되며,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주택 구입 시에는 6개월 내 전입 의무가 추가된다. 이 조치는 디딤돌·보금자리론 등 정책상품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아울러, 디딤돌(구입)·버팀목(전세) 대출의 한도도 축소된다. 예컨대 신혼부부의 디딤돌대출은 4억원에서 3.2억원으로, 청년층 버팀목 대출은 2억원에서 1.5억원으로 각각 줄어든다.
정책대출에 대한 고가주택 이용 차단도 병행된다. 수도권 및 규제지역에서 주택 구입 목적의 주담대는 최대 6억원까지만 취급되며, 이를 초과하는 고가주택 구입은 사실상 자기자금으로만 가능해진다.
보증기관인 주금공·HUG·SGI를 통한 전세대출 보증비율도 기존 90%에서 80%로 축소된다. 이 조치는 내달 21일부터 시행되며, 금융회사의 리스크 관리 책임을 강화하고 전세 수요의 과도한 확대를 막겠다는 취지다.
▲"즉시 시행·현장 모니터링 강화… 실수요자 예외도 배려"
정부는 이번 방안 중 즉시 시행 가능한 항목은 즉시 적용하고, 전세보증비율 인하 등 행정조치가 필요한 사항은 다음달 중 신속히 집행할 계획이다.
다만, 제도 시행 이전에 매매계약 또는 전세계약을 체결했거나 대출 신청을 마친 차주에 대해서는 경과규정을 마련해 실수요자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권대영 금융위 사무처장은 “지금은 금융당국과 업계가 함께 비상한 각오로 가계부채를 선제적으로 관리해야 할 시기”라며 “각 금융회사는 고객 혼선이 없도록 현장 교육과 전산 시스템 점검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
그는 “앞으로도 대출총량 준수 여부, 지역별 대출편중 현황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필요 시 LTV 추가 강화, 전세대출 DSR 적용 확대, 주담대 위험가중치 조정 등 후속조치도 단호히 집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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