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현령 기자] 유통업계가 1·2인 가구를 위해 소용량 및 가성비 제품 강화에 나섰다.
통계청의 '2024년 하반기 지역별 고용 조사 맞벌이 가구 및 1인 가구 취업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 수는 800만 3000가구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보다 61만 6000가구가 증가한 수치다. 1인 가구 중 취업 가구는 510만 가구로 전년 대비 42만 6000가구가 늘었다. 국내 1인 가구 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2019년 600만 가구를 돌파한 후 2021년 700만 가구를 넘어섰다.
이에 유통업계는 1인 소가구를 겨냥한 서비스 및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은 '1인 메뉴' 배달 서비스를 적극적으로 강화 중이다. 지난 27일부터 치킨 브랜드 ‘BBQ’의 1인분 메뉴 판매를 시작했다. 한그릇 카테고리에서 BBQ의 ‘미니콤보세트’, ‘황올반마리세트’ 등 1인분 세트 메뉴를 제공한다. 이 상품은 오는 7월 말까지 서울 지역에서만 구매 가능하다. 배민은 이후 소비자들의 반응 등을 고려해 판매 기간 연장 및 지역 확대를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배민은 지난 4월 말 ‘한그릇’ 카테고리를 론칭했다. 이 카테고리는 최소주문금액 없이 1인분 메뉴들로만 구성됐다. 우선 서울 지역에서만 해당 카테고리를 운영한 후 이달 전국 주요 지역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1인 가구가 증가하며 소액 주문에 대한 수요가 계속 높아지고 있다”라며 “그동안 최소주문금액 부담으로 1인분 주문이 어려웠다. 이번 한그릇 카테고리로 소액주문량을 늘리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배민의 한그릇 카테고리는 소비자들의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실제 이달 셋째 주 배민의 한그릇 카테고리 주문 건수는 지난달 첫 주 대비 무려 1088% 증가했다. 같은 기간 등록된 메뉴 수도 약 13배 늘었으며 이용자 수도 11배 이상 뛰었다. 배민은 최근 입점 업주 단체들과의 사회적대화 추가 상생안으로 1만 원 이하 소액 주문에 대한 중개이용료 면제 및 배달비 지원도 공개했다. 배민은 해당 정책으로 1인분 카테고리가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
편의점 업계는 큰손인 1·2인 가구를 겨냥한 상품을 꾸준히 공개한다. 이마트24는 지난 24일 족발·편육 업체 ‘장충동왕족발’과 ‘슬라이스쫄깃편육’, ‘슬라이스순살족발’ 등 총 2종을 출시했다. 이마트24는 최근 1·2인 가구가 증가하며 혼술 문화가 인기를 끌고 있다는 점을 바탕으로 이번 상품을 기획했다. 용량도 기존 대비 60% 이상으로 줄여 소용량으로 개발했다. 이마트24는 앞으로도 100g 내외 1인분 간편식을 늘릴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23일 ‘치즈오븐스파게티’ 판매를 시작했다. 기존 세븐일레븐에서 판매 중인 ‘2분 피자’가 1·2인 가구에서 좋은 반응을 얻어 이번 상품을 준비했다. 지난 1일부터 27일 기준 2분 피자의 판매량은 지난해 10월 동기간 대비 10배가량 성장했다. 간편식뿐만 아니라 신선식품도 최근 ‘커팅무 1/2통’, ‘다다기오이2입’ 등 소형 가구를 위한 소포장으로 제공한다.
주력 상품인 식품을 넘어 생활용품도 소용량으로 제공한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주방세제, 세탁세제, 섬유유연제 3종을 300ml로 출시했다. 기존 1L 이상 대용량 크기를 70~80%가량 줄여 소형 가구도 유통기한인 3년 이내에 전량을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제작했다. 또 GS25·CU 등은 소용량 가성비 뷰티 제품도 선보이고 있다.
홈쇼핑도 소형 가구 수요를 고려한다. 롯데홈쇼핑은 지난 4월 롯데하이마트의 자체 브랜드(PB) ‘PLUX’를 발매해 소형 냉장고를 공개했다. PLUX는 1·2인 가구를 겨냥해 소용량·가성비 상품들을 중심으로 상품을 기획한다. 가격대도 기존 상품 대비 약 20% 저렴한 가격으로 책정했다. 롯데홈쇼핑은 1인 가구 수요를 겨냥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고물가 상황이 이어지고 요노 트렌드가 확산하면서 필요한 만큼만 구매하는 분위기가 일반화되고 있다”라며 “1·2인 가구 확대 등으로 소용량 상품들을 기획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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