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N 현장] ‘신선한 재료만 입장’…하림 요리가 식탁에 닿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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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N 현장] ‘신선한 재료만 입장’…하림 요리가 식탁에 닿기까지

투데이신문 2025-06-29 08:31:1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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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북도 익산에 소재한 하림산업 ‘퍼스트 키친 ’ 공장 전경.  [사진=하림]
전라북도 익산에 소재한 하림산업 ‘퍼스트 키친 ’ 공장 전경.  [사진=하림]

【투데이신문 강현민 기자】 전라북도 익산의 너른 평야 한가운데, 하림의 ‘큰 부엌’이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4년 전 ‘종합식품기업’으로 발돋움 하겠다며 야심차게 출발한 간편식 브랜드 ‘더 미식’이 아직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못 내고 있지만, 하림은 ‘신선함’과 ‘진짜 맛’으로  시장에 승부수를 걸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지난 27일 찾은 전북 익산의 하림 ‘퍼스트키친’과 ‘닭고기 종합처리센터’는 하림의 식품 철학이 그대로 담긴 공간이었다. ‘가장 신선한 재료가 아니면 들어올 수 없고, 최고의 맛이 아니면 나갈 수 없다’는 회사의 원칙이다.

하림은 2020년 말 약 5200억원을 투자해 전북 익산에 대규모 공장 단지 ‘퍼스트키친’(First Kitchen)을 조성했다. 하림 관계자는 “요즘 가정에서는 조리보다는 식사에 집중하는 경향이 뚜렷하지 않나. 음식의 조리는 하림이 맡을 테니, 가정에서는 이를 소비하면 된다는 개념에서 공장 이름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이곳의 총면적은 약 12만3000㎡(약 3만7000평)에 이른다.

퍼스트키친은 육가공·소스, 즉석밥, 라면 등을 생산하는 식품 가공공장 세 곳(K1, K2, K3)과 물류센터(FBH)까지, 공장 네 개의 동으로 구성돼 있다. 이곳에서 하림은 생산부터 주문·포장·배송까지 전 과정을 직접 관리하며, 고객에게 제품을 전달하는 D2C(Direct to Customer) 시스템을 구축했다. 물류센터 FBH는 국내 식품업계 유일의 공장-물류 일체형 시설이다.

하림이 제조하고 있는 음식 브랜드들이 공장 내부 전시관에 진열돼 있다. ⓒ투데이신문
하림이 제조하고 있는 음식 브랜드들이 공장 내부 전시관에 진열돼 있다. ⓒ투데이신문

이날 퍼스트키친 견학은 육가공·소스 등을 생산하는 K1에서 시작해 즉석밥 제조 현장인 K2, 라면 생산라인 K3 순서로 진행됐다.

K1 공장에서는 사골, 닭뼈 등을 20시간 우려낸 육수를 비롯해 각종 가정간편식(HMR)과 소스류가 생산되고 있었다. 이곳에서 사용하는 닭뼈는 약 10분 거리의 하림 닭 공장에서 공급된다.

하림은 라면 스프 제조 방식도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하림 라면은 분말이 아닌 액상 스프를 사용해 가열 과정을 최소화하고, 향미제 등 화학 첨가물 사용을 줄였다”고 밝혔다. 원가는 높지만 식재료 본연의 맛을 강조했다는 입장이다.

K2 공장에서는 즉석밥이 생산되고 있었다. 하림은 첨가물 없이 쌀과 물만으로 밥을 짓는 방식을 택했고, 이를 위해 반도체 공장 수준의 ‘클린룸’을 두 곳 구축해 무균 환경을 유지하고 있다. 회사 측은 이 방식 덕분에 타사 제품보다 소비기한이 1개월 더 길다고 설명했다. 현재 즉석밥 생산라인은 하나지만, 하나의 추가 라인이 곧 가동될 예정이다.

하림 공장 곳곳에는 사진처럼 투명한 유리창이 설치돼 있어 견학객들이 내부 작업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을 지을 때부터 견학 통로를 함께 만들고 있다”며 “식품 회사는 신뢰가 중요한 만큼, 생산 현장을 개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데이신문
하림 공장 곳곳에는 사진처럼 투명한 유리창이 설치돼 있어 견학객들이 내부 작업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회사 관계자는 “공장을 지을 때부터 견학 통로를 함께 만들고 있다”며 “식품 회사는 신뢰가 중요한 만큼, 생산 현장을 개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투데이신문

K3 공장에서는 라면을 생산하고 있다. 하림은 건면을 위·아래에서 동시에 열풍으로 건조하는 공법을 적용해 식감을 살렸다고 밝혔다. 현재 유탕면과 건면 라인은 각각 1개씩 가동 중이며, 추가 라인 증설도 계획하고 있다.

완성된 제품은 컨베이어 벨트를 통해 공장에서 물류센터로 자동 이송된다. FBH에서는 5층에서 포장 상자가 공급되고, 4층에서 상온 제품, 3층에서 냉동 제품을 각각 포장한다. 최종 포장은 1층에서 이뤄진다. 하림은 이를 통해 유통 시간을 줄이고 소비자 직배송을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하림 관계자는 “유통 과정을 최소화해 물류비를 줄이고, 포장 폐기물도 덜어낼 수 있다”며 “소비자는 생산 직후 식품을 빠르게 받아볼 수 있어 신선도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전라북도 익산에 소재한 하림의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방금 도계된 닭이 찬 공기를 맞으며 약 7㎞나 되는 레일을 200분 동안 돈다. 이를 에어칠링(공기 냉각)이라고 하는데, 41℃의 육심 온도를 2℃까지 낮춰 박테리아 증식을 막는다. [사진=하림]
전라북도 익산에 소재한 하림의 ‘닭고기 종합처리센터’. 방금 도계된 닭이 찬 공기를 맞으며 약 7㎞나 되는 레일을 200분 동안 돈다. 이를 에어칠링(공기 냉각)이라고 하는데, 41℃의 육심 온도를 2℃까지 낮춰 박테리아 증식을 막는다. [사진=하림]

퍼스트키친 투어를 마친 뒤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닭 도계·가공 공장 ‘치킨로드’로 이동했다. 이곳에서는 전기 충격 대신 가스(이산화탄소)를 사용해 닭의 스트레스를 줄이는 공법이 적용돼 있었다. 공장 내부는 닭이 안정감을 느낄 수 있도록 어둡게 조성돼 있다.

도계된 닭은  박테리아 증식을 막기 위해 약 200분간 ‘에어칠링’(공기 냉각) 방식으로 냉각된다. 하림 측은 “물에 닭을 담그는 ‘워터칠링’과 달리, 닭이 물을 흡수하지 않아 육즙과 고유의 맛이 유지된다”고 설명했다.

하림은 품질 관리를 위해 일부 하자가 발견될 경우 제품을 즉시 폐기한다고 밝혔다. 공장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소비자, 학생, 일반인들에게 생산 현장을 공개하고 있다. 누적 방문객은 최근 7만명을 넘어섰다.

공장 관계자가 에어칠링(공기 냉각) 중인 닭을 직접 보여줬다. 물에 담그는 대신 차가운 공기로 빠르게 식혀져서 닭의 표면은 단단하게 마른 상태였다. ⓒ투데이신문
공장 관계자가 에어칠링(공기 냉각) 중인 닭을 직접 보여줬다. 물에 담그는 대신 차가운 공기로 빠르게 식혀져서 닭의 표면은 단단하게 마른 상태였다. ⓒ투데이신문

하지만 대규모 품질 투자에도 시장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림산업은 지난해 매출 802억원, 영업손실 1276억원, 순손실 1537억원을 기록하며 2020년 이후 5년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2021년 선보인 브랜드 ‘더 미식’도 시장 점유율이 낮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하림 관계자는 “현재 적자 폭은 크지만, 좋은 품질의 식품이 결국에는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것이라 믿는다”며 “신선한 재료와 최고의 맛을 지향하는 원칙은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닭고기 전문기업에서 종합식품기업으로의 전환을 시도 중인 하림의 행보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품질 중심 전략이 향후 시장에서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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