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 쨍쨍 내려쬐고 후덥지근한 바람이 불어오는 여름. 길가나 빈터를 둘러보면 이곳저곳에 무럭무럭 자라나고 있는 풀이 보인다.
수수하게 생긴 모습은 마치 깻잎 같은데, 자세히 살펴보면 빽빽한 잎 사이에 달걀 같은 꽃이 여기저기 나와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바로 '털별꽃아재비'다. 이 풀은 우리 주변 어디서나 흔하게 볼 수 있지만, 그 쓰임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털별꽃아재비는 나물로 즐겨 먹기 좋은 식물이다. 오래도록 삶아도 질기지 않고, 입안에서 아삭하게 씹히는 식감이 그대로 살아 있다. 여기에 향긋한 내음까지 더해져 여름철 입맛을 되살리는 훌륭한 반찬이 된다.
한여름 더위에 지쳐 입맛을 잃기 쉬운 시기, 산뜻한 풋내가 감도는 털별꽃아재비 나물 한 접시는 여름철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채워준다. 이에 대해 알아본다.
우리나라에서 유난히 많이 보이는 '털별꽃아재비'
털쓰레기국화라고도 불리는 털별꽃아재비는 쌍떡잎식물 초롱꽃목 국화과의 한해살이풀이다. 유럽, 아프리카, 아메리카,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 분포한 식물이다. 이름에 붙은 아재비라는 표현은 비슷하게 생긴 것을 칭할 때 사용하는 순우리말로, 풀어 쓰면 별꽃과 닮았고 털이 있는 풀이라는 뜻이 된다.
들의 빈터나 길가에서 자라는 이 식물은 다 자라면 높이 10~50cm가 되며, 줄기는 비스듬히 서며 전체에 흰색의 거친 털이 덮여 있다. 6~10월에는 흰 꽃이 피고, 꽃잎은 5장이며 3갈래로 갈라진다. 중심에는 노란 관모양의 꽃이 있고, 그 끝은 다시 5갈래로 나뉜다.
열매는 수과로서 검은색으로 익는다. 갓털은 거의 눕듯이 비스듬히 벌어진다. 끝은 가늘고 뾰족하며 가장자리는 방사상으로 찢어진다. 적어도 한 개체에 3000개 이상의 씨앗이 맺힌다. 갓털이 짧고 뻣뻣해 바람에 실려 퍼지기는 어렵지만, 사람이나 동물의 털이나 옷에 달라붙어 다른 지역으로 퍼질 수 있다.
친척 뻘인 별꽃아재비는 전 세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털별꽃아재비가 더 흔하게 보인다. 이는 한반도처럼 대륙성의 온대지역인 곳은 털로 뒤덮인 털별꽃아재비에게 더욱 유리하기 때문이다.
아삭하고 담백한 털별꽃아재비 먹는 법
털별꽃아재비는 중남미에서 들여온 귀화식물로, 처음에는 관상용이나 가축의 사료, 퇴비로 쓰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며 널리 번식한 털별꽃아재비는 이젠 흔히 볼 수 있는 잡초가 됐고, 식용으로써의 가치 또한 재발견돼 나물로 즐기는 사람도 많아졌다.
털별꽃아재비는 오래 삶아도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어 입맛을 돋우는 나물이다. 여기에 살짝 매콤하고 담백한 맛과 쑥을 연상시키는 향긋한 내음이 더해져 여름철에 먹기 좋은 나물로 알려져 있다.
식용으로 사용할 때는 주로 살짝 데친 뒤 양념에 무쳐 나물로 먹거나, 된장국에 국거리로 넣어 먹는 경우가 많다. 그 외에도 묵나물, 나물밥, 생채 등 시금치나 곤드레나물을 요리하듯 먹으면 된다.
봄철에는 어린 순을 채취해 전부 사용할 수 있지만, 여름에는 줄기가 질겨져 잎만 활용하는 것이 좋다.
눈에 좋다고 알려진 털별꽃아재비
털별꽃아재비의 영양소에 대해선 아직까지 밝혀진 바가 많이 없다.
한방에서는 이를 동주초라고 부르면 약으로 사용하는데, 염증을 완화하는 소염과 출혈을 멎게 하는 지혈 작용을 한다고 한다. 이런 효능은 주로 편도선염, 인후염, 외상출혈 등에 사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털별꽃아재비의 꽃은 약간 맵고 쌉싸름한 맛이 나는데, 눈의 열기를 내려 야맹증과 시력 감퇴를 포함한 여러 눈 질환에 사용한다고 한다.
털별꽃아재비는 특별한 독성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나물류 전반에 해당하듯, 과도하게 섭취하면 복부팽만이나 설사 등 소화 장애가 생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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