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통음악에서 대표적인 찰현(擦絃)악기로 꼽히는 아쟁은, 말 그대로 활줄과 몸줄이 서로 비비며 소리를 만들어낸다.
그렇게 만들어진 아쟁의 음은 때로 섬세하고 때로는 우아하고 때로는 중후하며, 전반적으로는 걸걸하다.
아쟁은 연주자의 앞쪽에 수평으로 뉘어 놓고 '활대'를 수직방향으로 써서 연주하거나, 가끔 손가락으로 가야금처럼 뜯기도 하면서 연주하는 악기다.
아쟁은 크게 두 종류로 나누는데 정악아쟁은 7현∼10현이며, 산조아쟁은 정악아쟁보다 조금 작고 주로 8현이다.
오열하는 듯한 아쟁소리는 아녀자의 슬픔이 아닌 남정네의 눈물이라고 흔히 말한다. 그것은 소리가 무겁고 장중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런 아쟁의 소리를 감상할 수 있는 음반이 발매됐다.
여성 아쟁 이중주단 ‘뮤이스트(Mueast)’의 디지털 음반 ‘오래된 것, 새로운 것(Something Old, Something New)’이 그것.
뮤이스트는 지난 2021년 여성 아쟁 연주자 김보은과 조누리가 결성한 듀오다. Mueast는 Music(음악)과 East(동쪽)를 조합한 단어로 ‘동방의 새로운 음악’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 이름에 담긴 의미에 충실히 하고자 뮤이스트는 결성 이후 줄곧 국악은 물론 팝, 록, 일렉트로닉,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아쟁의 선율에 담아 새롭게 해석하고 이를 개성 넘치는 연주로 녹여내는 작업에 매진해 오고 있다.
이번 디지털 음반에는 디스코, 록, 일렉트로닉 등 아쟁과 현대 음악 장르를 결합하여 총 4곡이 수록되어 있다.
첫 번째 수록곡 ‘얼레리 꼴레리’는 어릴 적 친구들을 놀릴 때 “얼레리 꼴레리” 하며 불렀던 노래의 멜로디를 아쟁만의 음색으로 재미있게 풀어내고자 했다.
디스코 리듬과 멋진 합을 이루어 몽환적인 분위기로 풀어내는 아쟁 이중주는 전통과 현대를 잇고자 애쓰는 ‘뮤이스트’만이 소화해 낼 수 있는 색다른 음악 풍경을 담고 있다. 돌담으로 둘린 시골집 마당에서 스마트폰 음악에 맞춰 슬릭백 춤을 추는 장난꾸러기 꼬마의 이미지라고나 할까?
두 번째 곡이자 이번 음반의 타이틀 곡인 ‘뮤이스트 강강술래’는 민속놀이 ‘강강술래’를 모티브로 창작되었다.
느긋하면서도 구성진 가락으로 시작하여 점점 빨라지며 활기차게 뛰어 도는 ‘강강술래’의 모습을 아쟁이 갖고 있는 특별한 음색으로 표현했다.
세 번째 ‘동살풀이’는 한국 음악 중 예부터 나쁜 기운을 풀어낼 때나 흥겹게 어울릴 때 자주 쓰였던 동살풀이 가락을 소재로 8비트의 경쾌한 리듬과 헤비메탈 사운드를 가미한 창작곡이다.
특히, 아쟁을 파워풀하게 연주함으로써 색다른 느낌으로 해석했는데, 아쟁의 깊고 묵직한 소리가 전해주는 울림과, 경쾌한 동살풀이 장단의 신명 나는 리듬을 듣고 있으면 마치 흥겨운 에너지가 샘솟는 듯하다.
네 번째 ‘뮤이스트 아리랑’은 대중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경기 아리랑을 소재로 원곡의 주선율은 유지하면서 아리랑의 정서를 서사적으로 풀어내는 동시에, 아쟁의 악기 특성인 음색의 웅장함을 선사한다.
음악평론가 이준희는 뮤이스트의 음악을 “무언가 만나고 비비는 과정이 연속되는 가운데 만들어진 소리, 거친 긴장 속에서 아름다움의 길을 찾는 소리”라고 평했다.
또 이번 음반에 수록된 곡 ‘동살풀이’에 대해 “심장을 매혹하는 고동의 들썩임에 록 그룹 퀸(Queen)의 ‘We Will Rock You’를 연상케 한다”고 극찬했다.
뮤이스트의 김보은은 “이번 음반에도 첫 음반처럼 전통음악의 토대 위에 현대음악의 기둥을 세우는, 이른바 ‘오래된 것’에서 ‘새로운 것’을 모색하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을 담았다”라며 “전통음악을 아쟁이라는 전통악기를 통해 웅장하면서도 발랄한 현대적 콘셉트로 재해석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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