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IA 타이거즈는 6월 이후 '디펜딩 챔피언'의 저력을 보여주며 상위권으로 뛰어올랐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한화 이글스, LG 트윈스, 롯데 자이언츠가 이루고 있는 '3강' 구도에 균열을 낼 수 있을 위치에 올라섰지만 이범호 KIA 감독은 조급함을 내려놓고 멀리 볼 생각이다.
지난해 통합 우승의 기쁨을 누린 KIA는 2025시즌을 앞두고도 유력한 우승 후보로 거론됐다.
지난 겨울 전력 누수가 크지 않았다. 2024시즌을 마친 뒤 프리에이전트(FA)가 된 필승조 장현식을 LG로 떠나보냈지만 키움 히어로즈와의 트레이드로 조상우를 영입해 공백을 최소화했다.
제임스 네일, 아담 올러, 양현종이 1~3선발을 이루는 선발진이 탄탄하고, 불펜 쪽에는 지난해 구원왕에 오른 정해영도 버티고 있었다. 타선은 지난해와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KIA는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이 돌아가며 부상을 당한 탓에 계획이 모두 틀어졌다.
가장 치명적인 것은 2024시즌 최우수선수(MVP) 김도영의 부상이었다. 3월22일 NC 다이노스와의 개막전에서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친 김도영은 한 달 동안 재활에 매달리다 4월말 복귀했지만, 지난달 말 같은 부위 부상이 도져 또 전열에서 이탈했다.
여기에 주장 나성범과 김선빈도 종아리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KIA 타선의 무게감은 크게 떨어졌다. 김도영의 공백을 메워주던 윤도현도 손가락을 다쳤다.
마운드 쪽에서도 부상자는 속출했다. 불펜 주축이던 곽도규는 팔꿈치 수술로 시즌을 조기 마감했고, 황동하는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했다.
제 전력을 가동하지 못한 KIA는 4월초에는 9위까지 처져 최하위 추락을 걱정해야 했다. 이후에도 좀처럼 하위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6월 들어 상승세를 탔다. 3연승을 달리며 6월을 시작한 KIA는 이달 14일 NC전부터 22일 SSG 랜더스전까지 7경기에서 6승 1무를 거두며 4위까지 뛰어올랐다. 선두 한화와는 불과 4경기 차다.
맏형 최형우가 후배들을 이끌며 중심을 잡은 가운데 백업 자원들이 주전 공백을 잘 메워주면서 분위기 반등에 성공했다.
2군에서 주로 뛰던 선수들이 1군 라인업에 대거 등장하면서 KIA의 2군 훈련장이 함평에 있는 것을 빗대 '함평 타이거즈'라는 단어까지 등장했지만, 이들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쳐줬다.
2024년 입단해 올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오른손 투수 성영탁은 데뷔 이후 17⅓이닝 연속 무실점 투구를 펼치면서 KIA에 한 줄기 희망을 안겼다.
야수진 쪽에서도 오선우, 김호령, 이창진, 박민 등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전반기 종료까지 2주 남짓 남은 가운데 현재의 상승세를 이어간다면 더 높은 순위로 올스타 휴식기에 접어들 수 있다.
그러나 이 감독은 당장의 순위에 욕심을 내며 서두르지 않는다.
상위권 도약이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도 에이스 제임스 네일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해 휴식을 줬다. 25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아담 올러가 78개의 공만 던졌지만, 그간의 피로도와 후반기를 고려해 교체했다.
불펜도 무리하게 운영하지는 않고, 야수진의 체력 안배에도 신경을 쓰겠다는 생각이다.
이 감독은 "현재로선 이 상태가 우리 최선의 전력이다. (6월에)몇 경기 이겨서 잘 나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선수들에게서 지친 기색이 보인다"며 "무엇보다 젊은 선수들이라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길 수 있는 상황이 되면 버티면서 하겠지만, 어려울 것 같으면 최대한 투수를 아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반기 종료까지 '버티기'가 중요하다고 강조한 이 감독의 시선은 지원군이 대거 돌아오는 후반기를 향하고 있다. 백업 자원들이 성장세를 보여준 상황에서 주축 선수들이 돌아오면 시너지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인 이의리 뿐 아니라 김도영, 나성범, 김선빈도 7월 중 복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감독은 "욕심 내지 않고 전반기를 잘 버텨나가면 후반기에 반드시 찬스가 올 것이다. 그런 상황이 오면 무조건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Copyright ⓒ 모두서치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