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트리뷴=양봉수 기자]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한국 시장에 속속 상륙하고 있다. 세계 1위 비야디(BYD)에 이어, 세계 2위 지리자동차(Geely)까지 한국 진출을 공식 선언하며 속도를 높이고 있다.
ㅡ
판매량 많지 않은 한국 진출 속내는?
ㅡ
중국 기업들이 왜 한국을 주목할까? 핵심은 ‘출구 전략’이다.
중국 내 전기차 시장은 공급 과잉과 내수 침체로 심각한 재고 부담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350만 대가 넘는 완성차 재고가 쌓인 상황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중국 기업들은 관세 장벽이 높은 미국 대신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한국, 유럽, 일본, 동남아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한국은 전통적으로 자동차 산업이 강한 국가이자, 최근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는 전략적 시장이다. 중국 업체 입장에서는 ‘가성비’를 무기로 한국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셈이다.
ㅡ
지리, ‘지커’로 진출, BYD 이어 두 번째
ㅡ
지리자동차는 올해 고급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를 앞세워 한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지리 그룹 글로벌 홍보 책임자 애쉬 서트클리프는 구체적인 출시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SBS와의 인터뷰에서 "지커의 한국 파냄는 곧 시작됩니다. 아직 정확한 날짜를 말할 수 없지만 우리가 주목하는 시장"이라고 직접 언급하며 진출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이미 비야디가 국내에 안착하며 판매를 시작했고, 지리가 그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들의 한국 진출이 이제는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연쇄 진입’ 흐름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부분이다.
ㅡ
중국 전기차 ‘출혈 경쟁’
ㅡ
중국 전기차 업계는 현재 치열한 출혈 경쟁을 벌이고 있다.
비야디, 지리 등 대형 업체들은 가격을 대폭 낮추며 판매를 확대하고 있고, 이 여파로 중소 전기차 업체들이 줄줄이 폐업하는 상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자동차판 헝다 사태’로 번질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즉, 중국 내에서 살아남은 대형 기업들이 향후 글로벌 시장을 더욱 공격적으로 공략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ㅡ
한국 완성차 업계, 기회인가? 위기인가?
ㅡ
중국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한국 완성차 업체에는 반사이익이 될 수 있다. 경쟁자가 줄어드는 만큼 가격 경쟁 압박이 일시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중국 대기업들이 내실을 다진 후 한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파격적인 가격과 물량 공세를 펼칠 가능성이 높다. 단순히 ‘싸서’ 위협이 되는 게 아니라, 품질까지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는 점에서 한국 자동차 업계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가격 또한 이미 중국에서 지리자동차가 최대 18%를 할인해서 판매하고 있는 상황이라, 국내에서도 할인 가격에 판매한다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타격이 커질 수 있다.
양봉수 기자 bbongs142@autotribune.co.kr
Copyright ⓒ 오토트리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