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렌터카 회사 허츠(Hertz)의 새로운 스캔 시스템이 사람이라면 그냥 넘겼을지도 모를 아주 작은 흠집까지 잡아내며 고객들의 불만을 사고 있다. 허츠가 도입한 AI 손상 감지 장비가 오랜 고객들을 잃고 있는 것이다.
이 장비는 차량 반납 시 스캔을 통해 차량 상태를 확인하고, 운전자에게 바로 수리비 청구서를 전송한다. 한 이용자는 아주 작은 흠집 때문에 195달러(약 26만 6000원)를 청구 받았고, 또 다른 이용자는 휠이 긁혔다는 이유로 440달러(약 60만원)를 청구 받았다.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허츠는 이스라엘 스타트업 UVeye가 개발한 장비를 미국 애틀랜타 국제공항에 시범 도입했으며, 곧 미국 전역의 지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차량 반납 시, 렌터카는 조명과 카메라가 설치된 터널을 지나며 외관이 스캔 된다. 출차 당시 스캔 데이터와 비교해 새로운 손상이 발견되면, 고객은 즉시 수리 비용을 청구 받게 된다.
한 레딧(Reddit) 이용자는 이 시스템을 사용한 자신의 경험을 공유했으며, 그 내용은 긍정적이지 않았다. 스캐너는 조수석 앞 펜더에 생긴 것으로 보이는 아주 작은 흠집을 감지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운전자의 스마트폰 앱에 195달러의 청구서가 도착했다.
해당 이용자는 “수년간 허츠를 이용해 왔다”라고 밝히며, 이제는 다른 렌터카 회사를 이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허츠를 이용하지 않을 것이다. 고객센터에 연락했더니 ‘AI 결과를 신뢰한다’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이렇게 말도 안 되는 방식으로 요금을 부과하는 회사를 계속 이용할 이유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 이용자는 흠집이 자신이 차량을 운전하는 동안 생긴 것이라는 점에 대해 반박하지는 않았다. 다만, 해당 손상이 전통적인 인간 평가자라면 알아채지 못했거나, 일반적인 사용 중 생길 수 있는 마모로 보고 넘어갔을 정도로 사소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불만을 제기했다.
일부 렌터카 업체는 동전 크기 이하의 흠집은 무시하는 경우도 있지만, 허츠의 UVeye 시스템은 손상 여부를 이분법적으로 판단한다. 최근 또 다른 사례도 보도됐는데, 한 운전자가 휠이 긁혔다는 이유로 440달러를 청구 받은 것이다. 이 금액에는 수리비 250달러, 처리비 125달러, 행정 수수료 65달러가 포함돼 있었다.
이에 대해 허츠 대변인은 “대부분의 렌터카 이용은 손상 없이 끝난다. 하지만 손상이 발생했을 경우, 우리는 투명하고 정확하며 신속한 처리 과정을 통해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고자 한다. 디지털 차량 점검은 이를 실현하는 수단으로, 명확하고 상세한 문서화 과정을 빠르게 제공하고, 기술 중심의 해결 절차를 가능케 한다.”라고 해명했다.
레딧에서 해당 사연을 접한 일부 이용자들은 “이용자가 손해를 본 것이 맞다”라며 동의하는 반응을 보였고, 또 다른 이들은 “앞으로 허츠 이용을 재고하겠다”라며 충격적이라는 댓글을 남겼다.
한 이용자는 “그럼 다음엔 뭘로 돈을 청구할 건가? 햇빛에 노출돼서 페인트가 바랬다고 돈을 받는 건가?”라고 비꼬았다. 또 다른 이용자는 “브레이크 패드가 얼마나 닳았는지, 엔진 오일이 얼마나 탔는지도 AI가 측정해서 청구하겠네”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기술은 허츠가 2024년에 기록한 대규모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도입한 것으로, 결국 업계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렌터카 업계가 손상 판정 기준을 조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주 작은 흠집에 195달러를 부과한 허츠의 조치가 과도한 것일까? 아니면 이용자가 너무 민감하게 반응한 것일까?
더드라이브 / 조윤주 기자 auto@thedr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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