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유벤투스가 일찌감치 클럽 월드컵 조별리그 통과를 확정하면서 엄청난 화력을 뽐내고 있다. 그 중심에 있는 선수는 20세 유망주 케난 일디즈다.
23일(한국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의 링컨 파이낸셜 필드에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G조 2차전을 치른 유벤투스(이탈리아)가 위다드카사블랑카(모로코)에 4-1로 승리했다.
유벤투스는 알아인(UAE)을 5-0으로 꺾은 데 이어 2경기 연속 대승을 거두며 9득점 1실점으로 조 선두에 올랐다. 나란히 2승을 달린 유벤투스와 맨체스터시티(잉글랜드)가 16강행을 조기 확정했고, 위다드와 알아인은 모두 2패로 탈락했다.
모든 팀이 두 경기씩 치른 가운데, 유벤투스는 골득실 부문 공동 2위다. C조의 바이에른뮌헨이 오클랜드시티(뉴질랜드)에 10골이나 몰아친 경기를 바탕으로 골득실 +11을 기록 중이다. 유벤투스와 맨시티가 +8로 공동 2위다.
위다드전 대승의 주역은 단연 일디즈였다. 전반 6분 유벤투스의 짜임새 넘치는 공격이 위다드 골문을 위협했고, 일디즈가 문전으로 주려던 공이 수비수 압델무나임 부툴리에게 맞고 자책골이 됐다. 기준이 너그러웠다면 일디즈의 골로 기록될 수도 있었다.
이후 일디즈가 2골을 추가했는데 둘 다 개인능력이 빛났다. 전반 16분 안드레아 캄비아소가 왼쪽부터 돌파해 들어오다 슬쩍 내준 공을 받아 일디즈가 논스톱 강슛을 날렸다. 그물을 찢을 것처럼 강력한 킥은 골키퍼가 막을 수 없었다.
후반 24분에는 랑달 콜로무아니가 왼쪽으로 빠졌고, 안쪽으로 파고드는 일디즈에게 스루패스를 내줬다. 일디즈가 이 공을 받는 순간 속도를 살려 들어가는 게 아니라 오히려 속도를 죽이면서 허겁지겁 따라오던 수비수를 제쳤고, 침착하게 골문을 노린 느린 슛으로 멋지게 마무리했다.
일디즈는 앞선 알아인전에서도 한 골을 넣은 바 있다. 현재까지 3골로 득점 공동 선두다. 오클랜드 상대로 쉽게 골을 몰아칠 수 있었던 앙헬 디마리아(벤피카), 자말 무시알라, 마이클 올리세(이상 바이에른)와 더불어 공동 1위에 올라 있다.
일디즈는 유벤투스가 잘 육성해놓고 다른 팀으로 성급하게 팔아버린 딘 하위선(현 레알마드리드) 등과 달리 1군에서 잘 활용하고 있는 20세 공격형 미드필더다. 하지만 일디즈 역시 구단과 사이가 틀어질 위기는 있었다. 지난 2024-2025시즌 초반을 이끌었던 티아고 모타 감독이 일디즈를 이리저리 포지션 이동시키다가 벤치에 앉히고, 폭언을 퍼부었다는 보도가 나오는 등 분위기가 심상찮았다. 모타 감독이 경질되고 이고르 투도르 감독이 선임된 뒤에는 다행히 일디즈의 팀내 비중과 경기력이 모두 회복됐다.
결국 지난 2024-2025시즌 일디즈는 이탈리아 세리에A 7골 4도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1골 1도움으로 나쁘지 않은 성적표와 함께 시즌을 마쳤다. 이탈리아 매체 ‘투토스포르트’의 최고 유망주상 ‘골든보이’를 지난해 말 수상하기도 했다.
투도르 감독은 스리백을 선호하는데, 3-4-2-1 포메이션에서 일디즈가 펄펄 날아다니고 있다. 원톱 뒤를 받치는 두 재간 넘치는 공격형 미드필더에게 창의성을 보장하는 방식이다.
클럽 월드컵에서 득점 1위인 동시에 가장 화려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인 건 맞지만, 상대가 약한 덕분일 수도 있다. 조별리그 3차전은 27일 맨시티를 상대로 열리는데, 만약 이날 일디즈가 출전한다면 강팀간의 정면 승부에서 얼마나 경쟁력이 있는지 확인할 기회가 된다. 만약 뛰지 않고 체력 회복을 우선시한다면 16강전부터 일디즈의 진짜 시험무대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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