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강다연 작가] 이번 칼럼에서는 ‘빌헬름 함메르쇠이Vilhelm Hammershøi’라는 작가의 작품에 대해 함께 살펴볼 예정이다. 추천할 작품으로는 ‘휴식’, ‘다섯 남자의 초상화’, ‘두 개의 촛불이 있는 실내 풍경’, ‘책상 앞에 서 있는 이다’, ‘책을 읽고 있는 소년’, ‘스트란가데 30번지 실내 풍경’, ‘젊은 여인의 뒷모습이 있는 실내 풍경’, ‘실내, 인공조명’ 등이 있다.
함메르쇠이는 비슷한 실내 그림을 위주로 그려냈는데, 각각 조금씩 다르게 묘사했다. 햇빛이 들어오는 집 안의 모습이라든지 그림자가 비친 벽과 바닥 등 무엇 하나 섬세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으며, 때로는 관찰하듯 시간에 따라 각도를 틀어 표현함을 알 수 있다.
특히 함메르쇠이는 무채색 톤을 사용했는데, 그가 실제로 좋아하던 화법이 ‘그리자이유(회색조 색채만을 사용하여 그 명암과 농담으로 그리는 화법)’였기 때문이라고 한다는 것을 기억해 두자. 이 화법은 르네상스 당시에 모델링하는 데 주로 쓰였던 방법으로, 무채색 회색 톤이다 보니 다소 조각처럼 보이기도 한다. 함메르쇠이가 파리 루브르박물관에서 시간을 보낸 이유가 명화가 아닌 고대의 돌조각이었다고 하니 자연스럽게 무채색 톤의 작품을 그리게 된게 아닐까 짐작해본다.
무채색의 차분하면서도 고요한 분위기에 촛불이 밝혀져 있는 작품 ‘두 개의 촛불이 있는 실내 풍경’을 함께 보자. 개인적으로 촛불을 모으는 취미가 있다. 촛불 디자인은 물론, 패키지와 공병 디자인이 내 시선을 사로잡으면 눈을 감고 집을 온기로 따스하게 밝혀줄 촛불을 상상하게 되어 구매하곤 한다. 여러분도 어떤 대상이 마음을 따스하게 하는지, 취미로 모으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하다. 그리고 나와 같이 초를 모으는 취미도 있는지 궁금해진다.
현대엔 정전인 경우도 드물어서 초를 따로 매일 접하긴 어려운 듯하다. 종교적 의미를 담은 경우엔 적어도 비교적 자주 접할 수 있기도 하지만 말이다. 나의 경우 무언가 간절히 지키고 싶고, 바라는 대상이 있을 때 성당에 가서 초를 켜고 집에 온다. 또 기념을 위해 초를 켜기도 하기 때문에 긍정적 이미지로 자리 잡는 듯하다. 무엇보다 어두운 공간을 밝게 밝혀주기 때문에 초의 힘이 크게 느껴진다.
그래서인지 함메르쇠이의 작품이 어두운 톤일지라도 불빛을 내는 초를 통해서인지 차분하면서도 안락함을 주는 느낌이 든다. 나도 작업할 때, 내가 좋아하는 향의 초를 켠다. 차분해지고 싶거나 숲에 나와 있는 느낌을 받고 싶다거나 혹은 달달한 느낌이라든가 상큼한 느낌을 받고 싶다든가 내 기분과 작품과 잘 어울리는 초를 골라서 작업하면 시너지 효과가 난다. 그리고 워머와 초의 느낌만으로도 때로는 클래식하기도 하고, 모던한 분위기가 더해져 기분이 한층더 좋아지는데, 그 에너지가 작품에 고스란히 스며들게 된다. 함메르 쇠이의 작품 속 초는 차분한 느낌을 더하는 향일 것 같고, 동시에 안정감을 주는 향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분은 이 작품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드는가? 직관적으로 보이는 사물에 여러분의 상상을 더하다 보면 그 상상이 작가의 입장도 될 수도 있고, 개인적인 상상으로 투여해볼 수도 있고, 작가와 관객의 소통일 수도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작가와 작품을 통해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쳐보기를 바라며, 다음 칼럼에서 또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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