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해인 기자] 디즈니·픽사가 우주를 무대로 환상적인 이야기를 준비했다.
아무도 내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지 않을 것 같은 순간이 있다. 나의 고민이 누군가에겐 우주의 먼지처럼 느껴지는 것 같은 상황을 마주하면 심리적으로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다 어딘가에도 속하지 못한 듯한 소외감을 느낄 때면 이 지구라는 공간이 더없이 낯설다. 디즈니·픽사가 이런 생각을 해본 적 있는 이들을 위해 따뜻한 영화 한 편을 준비했다.
‘엘리오’는 지구에서 혼자라는 소외감과 외로움을 느끼며 외계인에게 납치당하는 걸 꿈꾸던 소년 엘리오가 우주로 소환되면서 겪게 되는 여정을 담은 감성 어드벤처 영화다. 엘리오는 우주에서 처음으로 마음을 나눌 친구 글로든을 만나 고민을 털어놓고, 그와 함께하며 가족의 소중함과 자신의 행복에 관해 생각하게 된다.
이번 영화의 가장 큰 매력은 다양한 외계인들과 그들의 문화를 시각화한 이미지에 있다. 해마, 애벌레 등 다양한 동물을 모티브로 한 것 같은 외계인은 익숙한 듯하면서도 개성 있는 모습으로 구현됐다. 이들은 기괴함보다는 익살스럽고 발란한 행동으로 극에 활력을 더한다. 그리고 인종을 넘어 서로 다른 종족이 협력해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서사는 외적인 차이를 극복하고 통합을 보여준다는 데서 교훈적인 의미도 있다.
‘엘리오’에 등장하는 우주의 메인 무대는 형형색색의 광원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적막하고 고요한 공간에서 벗어나 상상력을 통해 밝고 활기가 넘치는 곳으로 우주를 구현했다. ‘엘리오’의 연출에 참여한 매들린 샤라피언, 도미 시, 애드리언 몰리나 감독은 디즈니·픽사의 ‘소울’, ‘루카’, ‘엘리멘탈’, ‘인사이드 아웃2’ 등에 참여해 능력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이 작품들의 매력을 ‘엘리오’에 잘 이식한 덕에 납치를 당하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인 공간이 탄생할 수 있었다.
숨은 그림을 찾듯 다양한 영화를 오마주를 발견하는 재미는 ‘엘리오’의 숨겨진 재미 중 하나다. 이 영화엔 스티븐 스필버그의 ‘미지와의 조우’, 조지 루카스의 ‘스타워즈’, 제임스 카메론의 ‘터미네이터’, 리들리 스콧의 ‘에이리언’ 등의 영화를 대표하는 이미지가 등장해 올드 영화 팬을 환호하게 한다. 그리고 종종 ‘엘리오’는 디즈니·픽사 답지 않은 공포스러운 분위기로 관객을 놀라게 하는데, 극을 환기하고 색다른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엘리오’는 소외감을 느껴 지구를 떠나고 싶었던 소년이 우주에서의 여정을 통해 가족의 사랑을 깨닫는 서사를 펼쳐 보인다. 외톨이였던 엘리오와 글로든은 서로에게 가족에게도 말할 수 없던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친구가 된다. 이들은 자신이 불행한 인생을 살고 있다고 믿었지만, 다양한 사건을 겪은 뒤 그들이 누구보다도 사랑받고 있는 존재였다는 걸 알게 된다. 동시에 그들도 가족으로서 누군가에게 힘을 줄 수 있는 소중한 존재라는 걸 깨달으며 뭉클한 감동을 전한다.
‘엘리오’는 소외감을 느끼는 이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자신을 사랑하라고 말하는 영화다. 그리고 나도 몰랐던 내 편이 바로 옆에 있을 수도 있다는 메시지는 큰 위로를 전한다. ‘엘리오’는 분명 동화 같고 판타지스러운 부분이 있다. 하지만 관계의 단절이 가속화되고, 갈등과 혐오가 넘쳐나는 시대엔 이런 천진난만한 이야기도 큰 힘이 된다.
디즈니·픽사의 팬이라면 실망하기 어려운 영화다.
강해인 기자 khi@tvreport.co.kr / 사진= 영화 ‘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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