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M 곽재선 회장이 ‘KGM FORWARD’ 행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KG모빌리티(KG Mobility, 이하 KGM)가 한국 모빌리티 산업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충전이 필요 없는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중국 진출을 공식화하며, 국내 최대 완성차 업체 현대자동차와의 정면 경쟁을 예고했다.
17일 평택 본사에서 열린 ‘KGM FORWARD’ 행사에서 KGM은 중국 시장 공략을 핵심 성장 축으로 삼고, 이를 위해 체리자동차(Chery)와의 전략적 협업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전기차 격전지로 불리는 중국에서 현대차가 고전하고 있는 틈새를 정조준해, KGM만의 실용성과 기술 융합을 앞세운 공세에 나선다.
“중국, 이미 전기차 전쟁터… KGM은 실용성으로 승부”
중국은 현재 세계 최대 전기차(EV) 시장으로, 2024년 기준 연간 1000만 대 이상의 EV가 판매되는 초격전지다. 테슬라와 BYD가 독주하는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고가 정책과 한정된 라인업으로 현지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KGM은 바로 이 ‘현대차의 공백’에 주목했다. 곽재선 회장은 “중국 소비자는 기술도 보지만 가격과 실용성을 더 본다. KGM이 가진 SUV DNA와 새로운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중국 실정에 완벽히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KGM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충전 필요 없는 전기차 개념 △1.83kWh 대용량 배터리 △국내 최초 듀얼모터 기반 e-DHT 등으로 구성돼, 복잡한 충전 인프라 없이도 EV 수준의 주행 효율과 정숙성을 구현할 수 있다.
이는 충전 인프라가 지방까지 고르게 분포되지 않은 중국 내륙 시장에서 특히 강점을 발휘할 전망이다.
현대차는 고급화, KGM은 실속 공략… 양분되는 韓車 전략
현대차는 제네시스 중심의 프리미엄 전략과 아이오닉 시리즈 등 고가 전기차로 중국에서 경쟁 중이나, BYD·샤오펑(Xpeng)·리오토(Li Auto)와의 치킨게임에서 경쟁력을 잃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반면, KGM은 가격경쟁력과 실용성, SUV 전문 브랜드라는 포지션을 무기로 한다. 이번에 공개된 ‘액티언 하이브리드’는 3700만 원대 실구매가로, 동급 최고 연비(15.8km/ℓ)를 자랑한다. 특히 소형~중형 SUV 위주의 중국 시장 니즈에 정확히 부합하는 ‘중저가+고기능’ 조합이라는 평가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전기차 기술의 선도는 하지만, 가격·보급형 라인업은 오히려 KGM이 경쟁력 있다”며 “중국 로컬 브랜드와 가격대로 붙으면서도 한국차 고유의 품질을 강조할 수 있는 건 KGM”이라고 말했다.
체리자동차와 손잡고 플랫폼 공동 개발… ‘한국 기술+중국 생산’ 모델 부상
KGM은 중국 내 대형 완성차업체인 체리자동차와 플랫폼 기술 제휴를 체결하고, ‘T2X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차 ‘SE10’ 개발을 본격화했다. 이 차량은 한국의 설계와 품질 기준에 기반해 생산되고, 중국 현지 가격경쟁력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동시 투입될 계획이다.
이는 기존 현대차가 고수해온 ‘완성차 수출→현지 조립’ 방식과 다른, 진화된 글로벌 협업 모델로 주목받는다. 특히 중국 현지에서 완성차 품질과 브랜드 신뢰도에 대한 소비자 인식이 높아진 상황에서, 한국 기술력을 접목한 KGM 차량은 신선한 대안이 될 수 있다.
“모빌리티는 경험이다”… 중국형 KGM 익스피리언스 센터 추진도 검토
KGM은 중국 시장에서의 브랜딩 전략도 남다르다. 강남, 일산에서 시범 운영 중인 오프라인 체험 공간 ‘익스피리언스 센터’를 중국 주요 도시에 맞춤형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체험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신뢰 확보는 현지 소비자 공략의 핵심 전략으로 꼽힌다.
또한 하이브리드 중심의 구독 서비스 모델 ‘KGM MOBILING’을 현지화해, 보험·정비·세금까지 아우르는 올인원 모빌리티 서비스로의 확장도 모색 중이다.
“현대차 대 KGM, 누가 진짜 ‘K-모빌리티’인가”
정책 측면에서도 KGM의 약진은 무시할 수 없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K-모빌리티 수출 플랫폼’ 사업에서, KGM은 실제 중국 및 중동 시장에서 실적을 만들 수 있는 유일한 중견 완성차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중소·중견차 협력 중심의 공급망 확장 모델로도 활용 가능성이 크다.
한 업계 전문가는 “KGM은 현대차와 경쟁한다기보다 전혀 다른 방향에서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며 “중국, 동남아, 중동을 잇는 새로운 실용 모빌리티 축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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