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직면해 위기에 봉착했던 일본 닛산자동차가 주요 파트너사인 프랑스 르노의 지분 일부를 매각하고 자금 확보에 나서기로 결정했다.
이날 16일 닛산자동차의 이반 에스피노사 사장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르노 지분 15% 가운데 5%를 매각하겠다"라고 밝혔다. 매각 대상 지분의 시가총액은 약 1,000억 엔으로 한화로는 약 9,5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 조치는 지난 4월 양사가 발표한 상호 출자 비율 조정 합의에 따른 후속 행보로 보인다. 당시 닛산과 르노는 상호 보유 지분을 기존 15%에서 10%로 줄이기로 결정한 바 있다.
에스피노사 사장은 "보유 지분 축소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미래형 자동차 개발에 재투자할 계획"이라며 전략적 자산 재편의 일환임을 강조했다.
최근 몇 년간 닛산은 '신차 부재' 문제로 시장 경쟁력 저하를 겪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은 334만 대에 그쳤으며 처음으로 중국 전기차 기업 BYD(427만 대)에 밀렸다.
에스피노사 사장은 이러한 상황을 타개할 해법으로 "기술력과 혁신을 담은 신모델 출시가 핵심"이라며 제품력 회복에 중점을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르노 지분 매각에도 불구하고 양사 간 협업은 이어질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지분율 조정은 파트너십의 약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전략적 협력 관계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기업 문제로 지적되어 온 경영 정상화를 위해 구조조정도 본격화하고 있다. 앞으로 닛산은 전 세계 17개 생산공장을 10곳으로 통합하고 2028년 3월까지 전체 인력의 15%에 해당하는 약 2만 명을 감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내년까지 7조 7000억원 채무 상환 예정돼
일본 내에서는 가나가와현의 요코스카시 '옷파마 공장'과 히라쓰카시의 쇼난 공장이 감축 대상에 포함됐다. 에스피노사 사장은 "생산, 연구, 테스트 기능별로 존폐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라며 구조조정 계획을 설명했다.
그는 "테스트 트랙과 차량 시험 시설은 생산 부문과는 별개로 공장 폐쇄 이후에도 운영을 지속할 수 있다"라며 생산 기능 축소가 곧 공장 전체의 철수를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이번 일본 내 공장 폐쇄가 현실화되면 닛산으로서는 2001년 도쿄 무사시무라야마 공장 폐쇄 이후 24년 만의 사례가 된다.
한편 닛산의 주가는 이날 16일 전일 대비 0.17% 하락해 358.5로 장을 마감했다.
닛산은 2024회계연도(2024년 4월~2025년 3월) 기준으로 약 6조 3,000억 원의 순손실을 기록했으며 이는 자사 역사상 세 번째로 큰 규모로 확인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닛산은 내년까지 약 7조 7,000억 원 규모의 채무 상환이 예정돼 있어 재무 압박도 상당한 상황이다.
이로 미뤄보아 향후 닛산의 행보는 신차 경쟁력 확보와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커다란 기준을 두고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르노 지분 매각이 일시적인 자금 수혈을 넘어 구조적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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