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입맛도 시들해진다. 가벼운 음식 하나도 손이 가지 않는 날엔 영상으로라도 위장을 달래고 싶다. 그런 날엔 넷플릭스를 켜보자. 단순한 먹방을 넘어 문화, 역사, 삶의 철학까지 담은 음식 콘텐츠가 많다. 요리 과정을 지켜보며 눈으로 먼저 먹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마음까지 풍성해진다. 지금 보기 좋은 음식 콘텐츠 3편을 추천한다.
1. 셰프의 철학과 삶까지 담은 '셰프의 테이블'
넷플릭스를 대표하는 푸드 다큐멘터리 시리즈다. 세계 각국의 셰프들이 출연해 요리 인생과 철학, 식재료에 대한 태도를 진지하게 풀어낸다. 1시즌 1셰프 구성으로, 각 에피소드는 독립적으로 진행된다. 미슐랭 스타 셰프부터 무명 셰프까지 폭넓게 등장해 다양한 요리 세계를 조명한다.
단순히 요리 과정을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는다. 셰프가 요리를 통해 어떻게 정체성을 찾고 세상과 소통해 왔는지, 어떤 고비를 넘어 자신의 방식을 만들어냈는지에 집중한다. 화면 연출도 감각적이다. 슬로모션, 푸드 클로즈업, 다큐적 내레이션이 절묘하게 어우러진다. 시즌 1~6 외에도 '파티셰 편', '바비큐 편' 등 주제별 시즌도 나와 있다. 요리에 진심이거나 인생 이야기에 끌리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볼 만하다.
2. 길거리 음식의 문화적 깊이를 보여주는 '스트리트 푸드: 아시아'
아시아 각국의 길거리 음식 문화를 생생하게 담은 시리즈다. 태국 방콕, 일본 오사카, 인도 델리,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 한국 서울까지 도시별로 하나의 에피소드가 구성된다. 각 도시의 소리, 사람, 음식의 생생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어 여행 다큐로도 손색없다.
주인공은 화려한 셰프가 아니다. 수십 년 한 자리를 지킨 노포의 주인, 자식 교육을 위해 국수를 삶아온 어머니, 전통의 맛을 이어가려 애쓰는 청년들이다. 그들의 손끝에서 만들어지는 음식은 단순한 길거리 먹거리가 아니라 삶의 기록이자 공동체의 역사다. 서울 편에서는 광장시장의 빈대떡 장인이 등장해 한국의 음식문화와 일상도 엿볼 수 있다.
3. 세계적 셰프들의 창의력 대결 '더 파이널 테이블'
넷플릭스 오리지널 요리 서바이벌 예능이다. 세계 각국에서 온 셰프 24명이 2인 1조로 팀을 꾸려 매회 국가별 전통 요리를 주제로 경연을 펼친다. 평가단은 해당 국가의 셰프, 셀럽, 음식 평론가 등으로 구성돼 있고, 최종 결승전은 세계적 셰프들과의 맞대결로 진행된다.
경연 구성이 단순하지 않다. 음식 재현 능력, 창의성, 기술력, 문화 이해도까지 폭넓게 평가받는다. 경쟁은 치열하지만 억지 감정 유도 없이 담백하게 편집돼 있어 요리 중심의 몰입도를 해치지 않는다. 한식 편에서는 김치를 재해석한 요리가 등장해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화제를 모았다. 요리와 예능, 교양을 한꺼번에 즐기고 싶다면 적절한 선택이다.
이 세 작품은 단순한 요리 영상이 아니다. 한 그릇의 음식에 담긴 역사, 지역, 인간의 이야기를 꺼내 보여준다. 셰프의 철학을 따라가다 보면 음식이 삶의 결정체로 다가오고, 길거리 음식에서 진한 공동체의 온기를 느낄 수 있다. 때론 세계 요리 경연 속 치열함에서 기술과 문화의 교차점이 보이기도 한다. 식욕보다 사람에 대한 이해가 더 커질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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