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대선 패배 일주일 지난 국민의힘, '쇄신·개혁' 외면한 채 갈등만 증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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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대선 패배 일주일 지난 국민의힘, '쇄신·개혁' 외면한 채 갈등만 증폭

폴리뉴스 2025-06-12 19:24:07 신고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가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김성지 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으로 인해 치러진 조기대선에 패하며 3년 만에 정권을 내어주고 야당이 된 국민의힘이 대선 패배 이후 일주일이 지나도록 갈등 봉합은커녕 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성조차 잡지 못한 채 갈등만 증폭시키고 있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탄핵 반대' 당론을 무효화하자며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내놓은 쇄신안을 두고 당 전체가 찬반으로 나뉘어 여론이 들끓고 있다.

권성동 원내대표 등 지도부는 개혁안 논의 과정에서 당의 갈등이 외부로 드러나는 것에 부담을 느꼈다며 어제(11일) 예정이었던 의원총회를 개의 40분 전 일방적으로 취소하며 의견을 나눌 기회조차 강제로 막아버렸다.

국민의힘은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비상계엄에 대해 당의 제대로 된 입장조차 정리하지 못해 '개혁'과 '쇄신'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의 이러한 갈등은 차기 원내대표 선거 이후에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당 상임고문단과의 회의에 참석해 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열린 당 상임고문단과의 회의에 참석해 고문단 회장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탄핵반대 당론 무효' 김용태 개혁안으로 찬반 분분

국민의힘 안에서도 탄핵반대 당론 무효와 개혁안 수용을 두고 의원들 간 의견이 나뉘고 있다.

일부 원로들은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개혁 과제로 제시한 후보 교체 파동 당무감사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에 부정적인 뜻을 밝혔다.

권동욱 국민의힘 대변인은 11일 국민의힘 상임고문단 회의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의 개혁 과제 중 당무감사와 탄핵 당론 무효화에 대해 "당의 분열을 가중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뜻을 원로들이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상임고문들은 "지난 일을 다시 꺼내 당 분열을 가중할 우려 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해체를 각오하고 전면적인 혁신에 나서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재선의원 16인, 개혁안 찬성하며 '의총 소집' 요구

반면 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한 '당의 혁신을 바라는 재선의원모임' 의원들은 김 위원장의 개혁안을 찬성하며 의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이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보다 강경하게 쇄신 의지를 밝혔다.

국민의힘 재선모임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11일 예정됐던 의총이 개최 40분 전 문자를 통해 취소된 것에 대해 아쉬움과 유감을 표명한다"며 "16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원대선출 이전에 당의 혁신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의총을 다시 소집해 줄 것을 현 원내지도부에 요청한다"고 전했다.

이들은 "차기 원대에 출마하는 후보들에게 당의 혁신을 바라는 재선의원모임에서 제기한 당의 혁신방안과 김용태 비대위원장의 임기 연장에 대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힐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재선모임 기자회견에 참석한 권영진 의원은 "김 위원장이 제기한 혁신 방안의 정신과 취지는 존중돼야 한다"며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후보교체 당무감사와 관련해선 민심도 듣고 당원들의 생각도 폭넓게 들어서 방법론을 보완해야 하지만, 혁신안의 기본정신과 취지는 존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범수 의원은 "5대 개혁에 대해 어느 정도 정리해야 한다, 다음 지도 체제가 쇄신안을 갖고 당이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해결하지 않고 넘어가면 계속 늪에 빠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조은희 의원 역시 "16일 오전 10시에 요구한 의원총회가 열리지 않는다면 새 원내지도부에도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말하며 강경하게 태도를 취했다.

이날 성명에 이름을 올린 재선의원은 강민국, 권영진, 김미애, 김승수, 김예지, 김형동, 박수영, 박정하, 배준영, 배현진, 서범수, 엄태영, 이성권, 조은희, 조정훈, 최형두 의원이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의원총회서 갈등 표출…권성동, 추가 의원총회 돌연 '문자 취소' 통보

11일 오후 2시 개최 예정이던 의원총회가 돌연 취소된 것과 관련해 권 원내대표와 김 위원장이 사전에 교감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김 위원장이 의총 취소 직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취소를 논의한 바 없다, 전혀 몰랐던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른바 '김용태 패싱' 논란을 일으킨 의총 취소는 현재 국민의힘이 처한 갈등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개혁안 수용 여부를 논의할 수 있는 자리조차 지도부가 막아서며 권 원내대표는 "싸우는 모습을 더 이상 보여줄 수 없어 취소했다"고 하는 등 지도부 임의대로 토론의 자리조차 막아버린 것이다.

권 원내대표는 11일 의총 시간 40분정도를 남겨놓고 일방적으로 '문자 취소'로 통보해버렸다. 

권 원내대표는 문자메시지에 "이재명 대통령 재판 관련 공세에 당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며 "의원총회를 계속 진행할 경우 자칫 당내 갈등과 분열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고려했다"고 취소 사유를 밝혔다.

앞서 9일 열린 의총에서 김 위원장의 당 쇄신안을 두고 당내 갈등이 드러나자 이번엔 아예 의총을 취소해버린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논의됐던 의원님들의 (김용태 쇄신안에 대한) 다양한 의견은 16일 선출될 신임 원내지도부에게 충실히 전달 드려 차기 지도부가 계속 논의를 해나가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개혁안 수용 여부를 차기 지도부로 넘겨 버렸다.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11일 의원총회가 취소된 것에 대해
국민의힘 김용태 비대위원장은  11일 의원총회가 취소된 것에 대해 "의총을 취소하고 다음 지도부에서 논의하자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 원내대표실에서 의원총회를 조속히 열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김용태 "개혁안 논의 막는 현재 상황 안타까워"

11일 일방적으로 의총 '문자 취소'를 통보받은 김 위원장은 개혁안 논의를 막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사전 협의도 없이 의원총회가 취소됐다는 문자를 받았다"며 "의원총회에서조차 개혁안 논의를 막는 현재의 당 상황이 참으로 안타깝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당대회 개최 시기 및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 개혁과제별 의원총회 개최를 요청한다"고 했다.

또 김 위원장은 "의총 취소가 사전에 협의되지 않은 상황이었기 때문"이라며 "이러한 움직임도 모른 채 자신의 쇄신안을 지지해달라"고 의원들에게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의총을 취소하고 다음 지도부에서 논의하자는 것 자체가 안타깝다, 원내대표실에서 의원총회를 조속히 열어주길 간곡히 부탁한다"고 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자신이 제시한 개혁안 내용 중 후보교체 당무감사를 주장한 것과 관련해 12일 오후 '자발적 당무감사'에 출석했다. 당무감사 조사 후 김 비대위원장은 "지금이라도 의총을 열고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당무감사 조사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김 비대위원장은 "제가 제기한 개혁안에 대해 당내 다양한 의견 있고 개혁안을 다루면서 갈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대화와 설득을 통해 다른 생각을 좁혀나가는 게 중요하다"며 "논의의 장이 열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다, 지금이라도 의원총회를 열어서 당내 의견을 좁힐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혁안이 당내 분열을 부추긴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과거 잘못을 분열이라는 이름으로 도망쳐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의총 문자 취소 '파동...16일 새 원내대표 선출까지 의총 열기 어려워

'김용태-권성동'의 극한 대립 갈등 속에 국민의힘은 오는 16일 새 원내대표를 표결로 선출한다. 12일 권성동 원내대표가 공식 사퇴 기자회견을 함에 따라, '김용태 개혁안'을 지지하는 친한계와 '권성동 친윤체제 유지'를 지지하는 친윤계간의 1차 대전이 불붙는다.

'문자 취소' 파동을 겪은 의원총회 개최권은 원내대표에게 있다. 국민의힘 당헌 57조에 따라 의총을 열 수 있는 주체는 원내대표다. 재적의원 10분의 1 이상이 요구할 경우 의총을 열 수도 있지만 현재 권 원내대표의 사퇴로 인해 오는 16일 새 원내대표가 선출될 때까지 의총을 열 방법이 요원한 상황이다.

김 위원장의 개혁안에 대해 친윤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쇄신안 반대와 비대위원장직 사퇴 요구까지 나오면서 그는 "당원 여론조사를 통해 전당원에게 개혁안에 대한 생각을 묻는 게 가장 민주적이고 공정한 방법"이라며 당원 여론조사 카드를 꺼내들었다.

비대위원장직 임기는 오는 30일까지로 임기가 끝나면 신임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하게 된다. 선출되는 신임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동시에 수행할 것인지, 또는 새로운 비대위원장을 임명할 것인지는 신임 원내대표가 결정할 사안이다.

쇄신안을 두고 벌어진 계파 간 갈등은 신임 원내대표 선출 과정까지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친윤계 인사로 차기 원내지도부가 꾸려질 경우 김 위원장의 쇄신안은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 개혁안을 거부하는 의원들 대다수는 친윤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재선인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11일 CBS라디오 <박재홍의한판승부> 에 출연해 김 비상대책위원장의 거취와 혁신안 관련 최근 당내 계파 갈등 상황에 대해 입을 열었다.

배 의원은 의총취소 상황에 대해 "친윤계도 아니고 친한계도 아닌 많은 의원님들이 상식적으로 김용태 위원장의 혁신안은 우리에게 필요하다고 말씀을 계속 하셨는데 그게 부담스럽지 않았을까 한다"며 "이런 목소리가 당내에서 커지는 것을 굳이 노출하고 싶지 않은 누군가의 의도가 담기지 않았나 의심을 해 본다"고 꼬집었다.

'누군가'는 '친윤'으로 봐야하냐는 질문에 배 의원은 "안타깝게도 그렇다"고 답하며 "누가 봐도 잘못한 일이기에 이를 되짚자고 하는 김용태 위원장의 시도가 대단히 불편한 것이고, 국민들이 보시기에는 김 위원장의 제안이 상식적이고 또 반드시 저희 정당이 거쳐야 하는 길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원내대표 친윤-친한 대결...송언석, 김성원, 조경태, 김기현, 나경원 등 

범 친윤석열계인 송석언 의원과 친한동훈계인 김성원 의원이 출사표를 던져 향후 어느 계파의 원내대표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개혁안의 수용 여부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또 친한계인 조경태 의원도 원내대표 출마에 고민하고 있다. 

두 사람 외에도 야당 시절 원내대표를 맡은 경험이 있는 '친윤 핵심'인 5선 김기현·나경원 의원이 거론되고 있다. 당내에선 거대 여당인 민주당과 싸우기 위해 원내대표 경험이 있는 중진이 나서야 한다는 의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기현 의원은 윤석열 정부 집권 이후 첫 국민의힘 당대표를 했고 당시 당대표 경선에서 나경원 의원과 경쟁을 벌이다 나 의원이 용산 압박으로 중도 사퇴한 바 있다. 김기현, 나경원 의원은 '탄핵찬성파'로 한남동 관저에서 尹체포 저지조에 참여하는 등 '강성 친윤'이다. 마찬가지로 '강성 친윤'이며 출마가 예상됐던 4선 김도읍 의원은 12일 불출마 의사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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