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가 직원들이 성과에 맞춰 지급하는 성과급을 재배분한 것을 방관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천연가스 생산기지의 화재 대비를 소홀히 한 점도 드러났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감사원이 12일 공개한 가스공사 정기감사 보고서에 따르면 가스공사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성과급 2131억2200만원을 지급했다.
가스공사는 이 기간 성과급 지급액 차등 수준을 1.2~1.4배로 운영했고 2020년에는 성과급을 등급별로 균등 지급하기도 했다. 이는 공기업의 최고·최저 등급간 성과급 차등이 2배 이상이어야 한다는 기획재정부의 예산집행지침에 어긋난 것이다.
또 가스공사 노조가 2012년부터 S·A등급 등 고평가 받은 직원들의 성과급을 낮은 직원들에 나눠준 것을 방치하기도 했다.
기재부가 2017년 가스공사에 성과급 환수대상으로 '성과급 재배분 행위'를 명시하도록 통보했지만 가스공사는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노조는 2022년에도 성과평가 S·A등급 812명으로부터 성과급 9억1100만원을 반납받아 성과평가 C·D등급 862명에 재배분했으며 지난해까지 노조의 성과급 재배분 행위에도 환수가 불가능했다.
감사원은 가스공사 사장에게 예산집행지침에 맞도록 성과급을 차등 지급하고 성과급 운영기준에 환수 대상이 되는 부정수령 행위에 성과급 재배분 행위가 포함된다고 명시하는 등 관련 규정을 보완하도록 통보했다.
아울러 감사원은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생산기지가 화재 대비가 취약했다고 지적했다.
가스공사의 천연가스 공급시설은 가연성·폭발성을 갖는 천연가스를 취급하는 만큼 화재 등 안전관리가 중요하다.
그러나 가스공사는 최근 5년간(2019~2023년) 평택 및 인천 생산기지의 LNG 저장탱크 등 15개소에 설치된 포소화설비에 대해 규정대로 매년 작동시험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개소는 5년 동안 단 한 차례도 작동시험을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5개소를 표본으로 포소화설비의 적상 작동 여부를 점검했으나 모두 정상 작동에 실패했다.
감사원은 "LNG 누출 또는 화재 진압을 위해 매년 포소화설비에 대해 작동시험을 해 화재 상황 발생시 포소화설비를 즉시 작동 가능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평택 등 5개 생산기지에서 예비 소화약제 보유량이 모두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가보안시설임에도 출입 통제가 허술하다는 문제점도 지적됐다. 가스공사의 국가보안시설 15개소 중 14개소에서 별도의 신원조사 기준 없이 담당자의 자체 판단으로 상시출입 허가 여부가 결정됐다.
감사원이 2021년부터 지난해 6월까지 가스공사 본사 및 14개 사업소에서 상시출입증을 발급받은 2593명에 대해 확인한 결과 346명의 범죄 이력이 확인됐다.
삼척기지에서는 저장탱크 지역 등 제한구역에 CCTV도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가스공사에 생산기지 내 소방설비 점검 및 예비 소화약제 재고관리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며 "출입관리시스템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생산기지 등의 감시 공백이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보안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를 요구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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