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법 개정안 재부상…삼성생명 지분 이동, 현실화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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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법 개정안 재부상…삼성생명 지분 이동, 현실화되나

투데이신문 2025-06-12 10:41:1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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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삼성생명]
[사진=삼성생명]

【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이른바 ‘삼성생명법’으로 불리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금융시장 안팎의 주목을 다시 받고 있다. 이는 보험사가 보유한 계열사 지분 평가 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내용으로, 법안이 현실화될 경우 삼성생명은 약 20조원 규모의 삼성전자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 가능성까지 거론되면서,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번지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키움증권은 삼성생명의 목표주가를 기존 14만원에서 16만원으로 상향 조정하며 “지배구조 개편 및 삼성전자 지분 매각이 현실화될 경우, 10조원 이상의 이익잉여금이 일시에 반영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 기대감의 배경에는 국회에서 재점화된 보험업법 개정 움직임이 있다. 22대 국회 개원 직후 더불어민주당 차규근 의원은 해당 법안을 대표발의했으며, 핵심은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를 자산총액의 3% 이내로 제한하되, 기준을 ‘취득원가’에서 ‘시가’로 바꾸는 것이다. 자산 319조원을 보유한 삼성생명의 경우, 이 기준이 적용되면 20조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은 약 8.5%로, 시가 기준 약 30조원에 달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을 처분해야 하며, 이에 따라 자본효율 제고 및 대규모 투자 전략 전환이 불가피해진다. 그룹 지배구조 차원에서도 삼성생명의 영향력이 축소되면서 삼성물산 중심의 구조로 전환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미온적이던 ‘삼성생명법’, 시장에서 다시 ‘주목’

그간 해당 법안은 정치권에서 꾸준히 발의돼 왔지만 재계와 일부 여당 의원들의 반대, 정치적 부담 등으로 번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22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구성 이후 본격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하는 분위기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22대 국회에서 정무위원회 구성이 마무리되면 관련 법안의 재상정 가능성이 있다”며 “보험사들의 계열사 지분 정리 압박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이 현실화된다면 삼성그룹 지배구조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하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의 ‘안정판’ 역할을 해왔으며, 이를 기반으로 계열사 경영에도 일정 부분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하지만 법 개정으로 삼성전자 지분을 매각해야 할 경우, 삼성생명은 투자 포트폴리오의 대대적인 재편뿐 아니라 그룹 지배구조의 중심축에서 밀려나게 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전환 시나리오로 ‘삼성물산의 지분 매입’이 언급되기도 한다. 삼성SDS의 인적분할 후 신설법인 ‘삼성에피스’의 상장 가능성, 이를 통한 삼성물산의 자금 확보 및 삼성전자 지분 인수 등의 연쇄 시나리오가 증권가에서 거론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이 삼성전자의 지분을 더 많이 확보하고, 삼성생명이 투자금 회수 후 새로운 ALM(자산·부채종합관리) 전략을 수립하게 되면, 삼성그룹의 전반적인 구조도 달라질 것”이라며 “이미 시장은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 가치 하락 또는 매각 가능성을 점진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만큼, 법안 논의가 본격화되면 관련 종목 주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일부 증권사 리포트에서는 삼성SDS의 물류 부문(로지스틱스)의 인적분할 이후, 신설 법인 ‘삼성에피스’가 추후 상장에 나설 가능성이 제기됐다.

가정 위의 가정…‘현실성 있을까’ 회의론도

다만 이러한 시나리오가 ‘가정 위의 가정’에 기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현재 보험업법 개정안은 정무위원회 문턱조차 넘지 못했고, 삼성 내부에서도 지분 매각 계획은 공식화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한 증권가 일각에서 제기된 ‘삼성SDS 인적분할→신규 상장→삼성물산의 자금 여력 확보→삼성전자 지분 인수’라는 시나리오는 “전제 조건이 지나치게 많다”는 평가다. 삼성SDS의 인적분할은 발표됐지만, SDS가 나중에 상장해 현금을 창출한다는 보장도, 그 자금이 삼성전자 지분 인수에 투입될 것이라는 계획도 없는 상태다.

또한 금산분리 원칙으로 인해 삼성물산이 지분을 매입한다고 해도 금융지주사 전환 등 구조적인 한계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단기적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가 여전히 우세하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삼성그룹의 지배구조와 함께 보험사의 투자전략, 금융시장 안정성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이슈인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전문가 의견도 나왔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보험업법 개정은 단순히 삼성생명을 넘어 산업과 국가 경쟁력, 자본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현재 경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시장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점진적이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도 “보험업의 자산 건전성과 소비자 보호는 중요한 가치지만, 법 개정이 일시에 이루어질 경우 오히려 소비자와 시장 모두에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며 “시가 기준 적용에 앞서 업계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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