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안다인 기자] 국민의힘 상임고문단은 11일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차기 지도부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 때까지 임기를 연장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친윤(석열)계와 반하는 뜻을 모았다. 다만 김 위원장이 주장하는 후보 단일화 과정에 대한 당무감사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등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김 비대위원장과 상임고문단은 이날 오후 4시부터 90여분 간 서울 영등포구 소재 중식당에서 비공개 회동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지금 혁신하지 못한다면 국민의힘은 그야말로 과거의 유산으로 박제되고 말 것"이라며 "민심의 바다 한가운데로 뛰어들어야 한다. 국민의 고통은 듣고 분노는 막으며 희망은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장으로서 저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답하겠다. 당의 체질을 바꾸고, 국민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겠다"고 덧붙였다.
정의화 "당내세력 분열로 위기 자초…대변혁해야"
이에 정의화 상임고문단 회장은 "조선을 망국의 길로 이끈 큰 원인 중 하나가 붕당 형성, 고질적 당파싸움"이라며 "우리 당은 당내세력간 분열로 위기를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친박(친박근혜), 친이(친이명박) 다툼에 이어 친윤(친윤석열)과 반윤이 극단적 갈등을 벌이는 동안 국민 마음은 차갑게 식어갔다"며 "진보는 분열로 망한다고 했는데 보수정당인 우리가 분열의 길로 들어섰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번 대선에서도 우리가 유일하게 이길 수 있는 길은 중도 확장이었다"며 "헌법 정신을 망각한 계엄과 탄핵에 대한 어정쩡한 태도로 중도 표심을 잃었다. 이길 수 있었던 대선 패배는 우리가 불러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당이 더 이상 수구적 모습을 완전히 탈피하고 새로 젊은 정당으로 거듭나야만 한다는 점을 모두가 깨달았을 것"이라며 "완전한 대변혁을 해야만 한다. 지금 모든 걸 다 버리고 새로 태어나지 않으면 당의 미래는 없다"고 강조했다.
비공개 회동서 "김용태 체제 유지하고 당 전면적 혁신 나서야"
권동욱 대변인은 회동이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전당대회는 가급적 빨리 치러야 한다는 전제 하에 김용태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까지 직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게 (한 두 분 정도를 제외하고) 다수 의견이었다"며 "국민의힘이 당 해체 수준까지의 각오를 하고 전면적인 혁신에 나서야 된다"는 공통된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이어 혁신 방향에 대해선 "분열이 지난 대선의 패인 중 하나이기 때문에 분열된 지금의 모습을 다 바꾸는 부분에서 모든 역할을 다 해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단일화 과정 당무감사•탄핵반대 무효화, 당 분열 가중 우려"
상임고문들은 김 위원장이 제시한 당 개혁안 중에 대선 후보 단일화 과정에 대한 당무감사, 탄핵 반대 당론의 무효화 방안에 대해선 "지난 일을 다시 꺼내 당 분열을 가중할 우려 있기 때문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다시 한번 여러 가지 것들을 고민해 보겠다"고 답했다고 권 대변인은 전했다.
이날 회동에 권성동 원내대표도 회동에 초청됐지만 권 원내대표는 최근 원내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힌 만큼 불참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문수 전 대통령 후보도 참석 예정이었으나 갑작스럽게 형님상을 당하면서 참석하지 못했다.
이날 회동에는 간담회를 요청한 정의화 상임고문단장을 비롯해 김무성 전 대표 등 10여명의 상임고문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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