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재한 항공·방산 전문기자] 미 해군이 훈련기 교체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르면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사업을 본격화해 업체가 선정되면 3년 내 신형 훈련기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3월에는 새로 구매할 훈련기에 요구되는 성능을 조정하면서 참여업체들도 발 빠르게 대응하는 분위기다. 특히 미 공군 훈련기 사업에서 고배를 마신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TF-50N으로 재도전하고 있어 이번 수주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요구성능 대폭 변화
현재 미 해군은 1980년대 말에 도입한 낡은 T-45 훈련기를 신형 훈련기로 대체하기 위해 ‘UJTS(Undergraduate Jet Training System)’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소 145대 이상의 신형 훈련기를 도입할 전망인 가운데 지금까지 미 해군은 신형 훈련기에 요구되는 성능을 여러 차례 변경해 왔다.
그런 가운데 지난 3월 공개된 요구성능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실제 착함훈련 실시 여부다. 미 해군이 결정을 계속 미뤄왔던 부분을 실제 착함은 하지 않고 활주로에 접근한 후 착륙바퀴가 지면에 닿기 전 다시 떠오르는 훈련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이 결정으로 항공기 제작사들은 큰 부담을 덜게 됐다. 착함훈련을 위해 필요한 착륙장치의 보강 부담이 크게 줄어 개발 난도를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항모의 짧은 비행갑판에 착함하는 항공기는 긴 활주로에 착륙하는 공군 항공기에 비해 통상 4배 이상의 하중을 받는다. 이를 두고 항모 전투기 조종사들은 ‘기체를 공중에서 바닥으로 떨어뜨리는 수준’이라고 표현할 정도다. 그만큼 착륙장치의 내구성은 항모용 항공기에서 상당히 중요한 요소다.
이러한 결정 배경으로 미 해군은 최근 시뮬레이터 훈련 환경이 크게 발전되면서 실제 기체 훈련의 비중이 줄어들고 있고, 조종사 양성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기 위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미 해군은 미래 기존 훈련기의 한계를 극복하고, 미래 전장에서 요구되는 첨단 훈련시스템을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미 해군은 최소 마하 0.9(시속 약 1100km)의 비행속도와 중력의 6배 상태를 지속할 수 있는 하중 계수, 고도 약 12km에서도 비행할 수 있는 성능, 그리고 1초당 12도를 회전할 수 있는 속도 등 현재 일선에서 운용되고 있는 대부분의 훈련기보다 높은 성능을 요구했다. 이와 함께 연간 400시간의 비행, 1400회 이상의 착륙, 총 1만시간의 기체 피로수명, 3만5000회를 착륙할 수 있는 내구성과 신뢰성도 요구했다.
특히 조종석의 요구성능도 많은 변동이 있는 부분이다. 예컨대 다양한 정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증강현실(AR) 기능이 적용된 헬멧(HMD), 전자전(EW)과 전자공격(EA) 상황을 모사할 수 있는 시뮬레이션 시스템, 정밀한 착륙을 돕는 정밀착륙모드, 지상과의 충돌을 예방하는 자동지상충돌회피시스템 등 첨단 항전장비도 필수 요구성능으로 포함했다.
◇ 더욱 치열해지는 업체 간 경쟁
이처럼 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참여업체 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이 사업에 TF-50N을 제안 중인 KAI, T-7A를 제안 중인 미국의 보잉, 그리고 M-346N을 제안 중인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가 팽팽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중 KAI는 앞서 진행된 미 공군 훈련기 사업에서 보잉에 수주를 내주며 쓴 고배를 마신 바 있어 이번 사업은 반드시 수주한다는 각오다. 특히 미 해군이 이번 사업에서는 145~220대를 도입하고, 2027년경 이어질 전술훈련기 사업을 통해 64~132대의 전술훈련기 도입을 계획하고 있어 이번 입찰에 KAI는 사활을 걸고 있다.
다행히 미 현지에서 TF-50N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인 분위기다. 특히 현지 매체들 사이에서도 기체 내구성 등 측면에서 T-7A보다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울러 최근 FA-50을 도입한 폴란드를 포함해 5개국에 T-50 계열기가 수출된 실적도 TF-50N의 강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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