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의 기억
브라질의 저명한 감독 바우테르 살리스의 신작 <계엄령의 기억>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970년대 브라질 군부 독재 시기, 전 국회의원이자 한 가정의 가장이 불법 체포된 이후 남은 아내 에우니시와 4남매의 이야기다. 리우데자네이루의 눈부신 햇살과 바다를 만끽하며 행복한 시절을 보내던 부르주아 가족은 아빠의 실종으로 고초를 겪고, 그 낙차 때문에 고통은 더욱 크게 다가온다. 남은 가족이 리우데자네이루를 떠나며 영화는 25년 뒤로 이동한다. 교수가 된 에우니시는 인권운동에 앞장서는 동시에 역사를 바로잡기 위해 목소리를 높인다. 영화의 원제는 <아이엠 스틸 히어(I’m Still Here)>로, 국가 폭력의 희생자와 유가족의 존재를 강조하는 문장이다. 2025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했다.
여름의 카메라
여름은 청춘의 계절이자 성장 영화와 떼놓을 수 없는 배경. 주인공인 고등학생 여름이 성장통을 겪는 계절이다. 아빠가 세상을 떠난 후 슬픔에 잠겨 있던 여름은 그 계절, 첫사랑에 빠지고 아빠가 물려준 카메라를 다시 손에 든다. 그리고 필름 속에서 발견한 아빠의 비밀을 찾는 여정과 사랑의 행로를 오간다. 밝은 퀴어 영화를 보고 싶었다는 성스러운 감독은 성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가볍고 산뜻하게 소화하는 대신,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여름의 애도 과정에 집중한다. 주연 배우 김시아의 생생한 존재감이 빛나는 영화다.
공원
대만 감독 소여헨의 다큐멘터리 <공원> 속 두 사람은 타이난 공원에 마주 앉아 대화를 나눈다. 둘의 공통점은 인도네시아에서 온 유학생이자 시를 쓴다는 점이다. 이들은 각자 살아온 삶과 직접 쓴 시를 공유하는데, 시는 대개 공원에 모여드는 인도네시아 출신 이주노동자를 비춘다. 매일 공원의 같은 자리에 앉는 여자, 군사독재 시절 아버지가 실종되었지만 대만으로 이주해 군인의 아내가 된 이, 밤마다 모여 함께 오토바이를 타는 무리… 애정 어린 시선으로 써 내려간 한 편의 시가 어떻게 외로운 삶을 위무하는지, 놀랍기만 하다.
더네이버, 라이프스타일, 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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