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핀테크·빅테크의 금융업 진출로 업종 간 경계가 모호해지고 디지털 금융이 일상화되면서 소비자의 금융사 선택 폭이 넓어지고 있다. 또한 금융사간 이동이 쉬워지면서 브랜드 충성도도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한 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소비자 60%가 기존 은행을 이탈한 경험이 있으며 이 가운데 40% 이상은 특별한 불만이 없어도 거래를 줄이거나 축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은행권은 금융 소비자의 일상에 몰입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로열티 프로그램을 강조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슈퍼앱을 통해 차별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앱테크 등을 통한 보상 프로그램이나 밈(Meme: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지에서 퍼져나가는 여러 문화의 유행과 파생·모방의 경향) 세계관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활성고객을 늘리고 있다.
금융권의 이 같은 변화는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면서 시장이 기존 제품 주도형에서 소비자 주도형으로 변하며 금융사와 고객간의 충성 관계 형성이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는 기술의 발전으로 브랜드간의 정보를 쉽게 비교할 수 있게 됐으며 실용성을 강조하는 MZ세대가 주력 소비층으로 성장하면서 은행간의 차별화가 약화되고 있다. 과거 세대와 비교해 브랜드 충성도가 떨어지며서 고객의 이탈이 잦아지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컴퍼니(Bain & Company)'는 디지털 전환으로 업종 간의 경계가 모호해지고 경쟁이 심화되면서 금융권이 마케팅 비용을 늘리고 있지만 고객 충성도는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하나금융연구소의 설문에 따르면, 금융소비자의 87.2%는 시중은행간 경쟁력에 큰 차이가 없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큰 차이를 느꼈다는 비중은 12.8%에 불과했다고 밝혔다. 또한 10명 중 6명은 은행 거래 시 이탈 경험이 있는데, 부정적 경험이 없더라도 거래를 축소·중단하는 경우는 42%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신규 고객 유치보다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는 것이 기업의 성장에 유리하게 본다. 충성 고객은 동일 브랜드의 추가 구매에 우호적이고 타인에게 추천할 가능성도 높아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큰 수익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인 '큐잇(Queue-it)'에 따르면, 고객 유지율이 5% 증가하면 수익은 25% 증가하고 회사 매출의 65%가 기존 고객의 재구매를 통해 발생한다.
이에 은행권은 기존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방면으로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주요 은행권은 슈퍼앱 구축을 통해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종합금융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단순 금융 업무를 떠나 생활 전반에 걸친 맞춤형 종합금융서비스를 제공해 고객과 접점을 넓히고 충성도를 관리하겠다는 심산이다.
또한 비(非)금융사와의 제휴를 통해 차별적 혜택 제공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으로 KB국민은행은 은행권 최초 스타벅스 제휴 상품을 내놓았으며 최근에는 SSG닷컴과 ‘금융과 쇼핑’을 결합한 최초의 금융 패키지 서비스인 '쓱KB은행' 제공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는 다양한 업계와 제휴를 통해 저축과 일상 생활에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는 26주 적금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은행권은 앱테크에 주목하며 다양한 관련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앱테크는 애플리케이션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사용자가 스마트폰 앱에서 특정 행동을 수행하고 금전적 보상을 제공하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매일 걷고 혜택 받기(걸음수) △매일 용돈 받기(SNS 구독·쇼핑·페이지 방문 등) △음악듣고 캐시받기(음악 감상평) △카드 짝맞추기(게임) △카카오뱅크 OX퀴즈(게임) △돈버는 서베이(설문조사) 등의 앱테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토스뱅크는 '만보기'·'오늘의 행운복권'·'황금저금통 이벤트'· '고양이 키우기'·'일주일 방문 미션'·'미라클 모닝' 등을, 케이뱅크는 '돈나무 키우기'· 'AI 퀴즈 챌린지' 등을 운영하고 있다.
더불어 MZ세대를 겨냥한 밈, 세계관 마케팅도 활발하다.
NH농협은행은 ‘넘흐옙은행(농협은행)’ 광고 영상을 제작했으며, 하나은행은 ‘알아서 ‘알아서·잘·딱·깔끔하고·센스있게’라는 의미의 신조어인 '알잘딱깔센'을 활용한 밈 마케팅을 펼쳤다.
KB국민은행은 SM엔터테인먼트 걸그룹인 에스파(aespa)의 ‘광야’ 세계관을 차용한 웹드라마 '광야로 걸어가'를 제작했다. ‘광야로 걸어가(KANGYA)’는 ‘디지털·혁신·메타버스’세계관을 보유한 신개념 그룹 에스파의 'SMCU(SM Culture Universe):aespa’ 세계관을 토대로 KB국민은행만의 세계관으로 확장해 기획됐다.
윤선영 하나금융연구소 연구위원은 "최근 금융소비자는 주거래은행에 대한 애착이 확고하지 않아 거래 상황과 타행 비교를 통한 조용한 이탈이 많아지고 있다"며, "할인 보상 등 혜택에 초점을 맞추고 소비자라이프 전반에 몰입을 높이기 위한 로열티 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면 이는 곧 여·수신 확대 및 비이자수익의 성장 기반이 될 수 있다"며, "고객에게 생활 혜택 및 재미 요소를 통한 리워드 제공 등으로 활성 고객을 늘리는 것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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