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학신문 임연서 기자] 성인과 청소년의 연령대가 낮고 상호작용이 많을수록 다문화수용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성인과 청소년 모두 이주민 증가가 사회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을 부정적 영향보다 크게 인식했으며, 다문화교육·다문화활동이 다문화수용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기능을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여성가족부는 청소년(중·고교 학생) 6000명과 성인(19~74세) 5000명 등 총 1만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4년 국민 다문화수용성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 다문화수용성 조사’는 지난 2012년부터 3년 주기(국가승인통계)로 실시되고 있다. 이를 통해 한국사회의 다문화수용성 수준과 차이, 세부 집단별 차이 등을 파악한다.
2024년 성인의 다문화수용성은 53.38점으로 2021년(52.27점) 대비 1.11점 높아졌고, 청소년은 69.77점으로 2021년(71.39점) 대비 1.62점 낮아졌다.
성인 다문화수용성은 2015년(53.95점) 이후 2018년(52.81점), 2021년(52.27점)으로 하락 추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 2024년 53.38점으로 반등해, 조사 실시 이래 두 번째로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연령별 다문화수용성의 경우, 성인과 청소년 모두 연령이 낮을수록 다문화수용성이 높았다. 성인의 경우 20대가 55.44점, 30대 54.75점, 40대 53.54점, 50대 53.11점, 60대 이상이 51.14점으로 확인됐다. 또한, 성인은 모든 연령대에서 2021년보다 다문화수용성이 상승했고, 수용성이 가장 높은 20대(55.44점)와 가장 낮은 60대 이상(51.14점)의 격차는 2021년 4.42점에서 2024년 4.30점으로 소폭 감소했다.
청소년 다문화수용성의 경우 중학생이 71.00점, 고등학생은 68.52점으로 나타나 중학생이 고등학생보다 높았다. 학교급별 격차는 2021년 3.50점에서 2024년 2.48점으로 감소했다.
이주민, 외국인·다문화가정 친구와의 상호작용이 빈번할수록 다문화수용성은 높게 나타났다. 성인의 경우,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상호작용이 이뤄질 경우 다문화수용성은 12.7%(56.38점)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청소년은 학교 내 다문화학생이 있는 경우 다문화수용성이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외국인·이주민, 학교 내 다문화학생과 갈등 경험이 있는 집단이 없는 집단보다 다문화수용성이 낮게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이주민 동료나 이웃은 친구에 비해 갈등 경험에 따른 수용성 격차가 크게 나타났다. 이주민과의 갈등 경험 유무에 따른 수용성 격차는 동료의 경우 4.58점, 이웃은 4.19점, 친구는 1.60점으로 조사됐다. 친구의 경우, 갈등을 겪더라도 동료와 이웃보다 다른 긍정적인 경험 등을 통해 수용성 격차가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
이주민 증가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성인·청소년 모두 긍정적 영향을 부정적 영향보다 크게 인식했다. 이주민 증가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으로 성인의 경우, △인력난 일자리 해결에 도움(78.3%) △인구감소 완화에 도움(67.3%)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65.6%) △문화생활의 다양성(55.3%) △아이디어 제공·혁신에 기여(45.9%) 순으로 동의했다.
성인의 경우, ‘이주민 친구·동료·이웃과의 사적대화 관계’는 2021년 21.1%에서 2024년 22.9%로 1.8% 포인트 증가했다. ‘각자 집에 초대·방문 관계’는 2021년 15.5%에서 2024년 13.4%로 2.1% 포인트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좋은 기억이 더 많음’은 2021년 26.5%에서 2024년 26.6%로 비슷한 수준을 나타냈으며, 긍정적 관계 경험은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청소년의 경우, △인력난 일자리 해결에 도움(83.5%) △문화생활의 다양성(75.5%) △인구감소 완화에 도움(72.2%) △경제 전반에 긍정적 영향(68.6%) △아이디어 제공·혁신에 기여(59.0%) 순으로 나타났다.
또한 ‘외국인·다문화가정 친구와의 사적대화 관계’는 2021년 33.9%에서 2024년 40.4%로 6.5% 포인트 증가했으며, ‘각자 집에 초대·방문 관계’는 2021년 23.2%에서 2024년 22.9%로 0.3% 포인트 감소했다. ‘전반적으로 좋은 기억이 더 많음’은 2021년 47.0%에서 2024년 51.2%로 4.2% 포인트 증가하는 등 긍정적 관계 경험은 증가했다.
이주민 증가가 사회 전반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으로 성인과 청소년 모두 △복지체계 부담(73.1%, 52.2%) △사회갈등 발생(58.0%, 49.7%) △범죄 문제 악화(51.4%, 35.5%) △일자리 경쟁 증가(42.2%, 24.1%) 순으로 응답했다.
성인이 이주민 통합 증진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비율은 73.5%로 2/3를 넘은 반면, 정부 정책의 충분성에 동의하는 비율은 52.6%로 나타났다. 청소년의 경우, 이주민 통합 증진의 필요성에 동의하는 비율은 73.8%로 높은 반면, 정부 정책의 충분성에 동의하는 비율은 57.0%로 그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과 비교한 다문화교육 참여율은 성인의 경우, 2021년 5.2%에서 2024년 14.0%로 8.8% 포인트 증가했다. 청소년은 2021년 53.6%에서 2024년 62.2%로 8.6% 포인트 늘어났다. 다문화교육 참여자의 다문화수용성이 미참여자보다 성인과 청소년 각각 4.39점, 2.00점 높아 다문화교육 참여가 수용성을 높이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을 대상으로 한 다문화교육은 이주민 출신국가의 역사·문화, 이주민 증가가 한국 사회에 미치는 영향, 한국 거주 이주민의 현실과 어려움 등이 이뤄진다. 청소년의 경우, 다른 나라의 전통과 문화, 국제 언어를 배우고 대화하기, 외국인을 만났을 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등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또한 다문화활동 참여 여부에 따른 다문화수용성은 성인의 경우, 다문화활동의 종류(다문화행사, 자원봉사, 동호회)에 관계없이 참여자의 다문화수용성이 미참여자보다 높았다. 자원봉사와 동호회 활동은 이주민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참여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참여 여부에 따라 수용성 격차가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문화활동만 참여한 집단이 다문화교육만 참여한 집단보다 다문화수용성이 더 높게 나타났다.
2024년 청소년의 다문화활동 참여율(18.9%)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인 2021년(6.7%)과 비교했을 때 큰 폭(12.2% 포인트)으로 상승했다. 또한, 다문화학생과 함께하는 활동에 참여한 청소년들이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다문화수용성이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함께 다문화에 대한 긍정(부정)적 온라인 콘텐츠는 자주(덜) 접할수록, 일상에서 이주민을 자주 볼수록 청소년들의 다문화수용성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넷·대중매체를 통한 이주민 이미지 접촉 빈도는 오락 프로그램에 출연한 외국인이나 SNS 인플루언서(3.81점), 다문화 공익광고·홍보영상(3.10점), 귀화 국가대표 운동선수(2.85점) 순으로 높게 나타났다.
여성가족부는 이러한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다누리배움터를 활용한 대상별(성인, 아동·청소년, 공무원, 시설종사자 등) 다문화 이해교육 실시 △지역 소통 공간을 활용한 다문화학생·결혼이민자·지역주민이 함께 하는 교류활동을 활성화 △다문화 인식개선을 위한 콘텐츠 제작 △홍보 캠페인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최성지 여성가족부 청소년가족정책실장은 “다문화가구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고 최근에는 장기정착 결혼이민자와 학령기 다문화 아동·청소년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그 어느 때보다 다양성과 포용성 확대가 중요한 시기”라며 “이번 실태조사 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대상별 다문화 이해교육을 더욱 강화하고, 교류·소통 기회를 늘려나감으로써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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