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와 연예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최근 연예인들의 일상 속 행보와 온라인 활동이 정치적 해석으로 이어지며, 그들의 영향력이 문화 영역을 넘어 정치 영역까지 확장되고 있다. 지드래곤과 아이유, 송혜교에 이어 카리나까지 정치 프레임 논란에 휘말리면서 팬들과 여론 모두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빅뱅의 지드래곤은 지난해 말, SNS에서 정치 풍자 시에 '좋아요'를 누르며 조심스럽게 정치적 입장을 내비쳤다. 그의 ‘좋아요’는 짧은 반응이었지만, 사회적 파장이 작지 않았다. 팬들은 “의미 있는 선택”이라며 지지했고, 일부에서는 “연예인도 시민으로서 의사를 표현할 권리가 있다”고 평가했다.
아이유는 이보다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말 시민들의 정치 집회 현장에 음료와 간식을 선결제하며 연대 의사를 나타냈다. 온라인에서는 '좌이유'라는 별명이 따라붙었고, 그에 따른 불매 운동과 지지 여론이 엇갈렸다. 단순한 선행으로 보기에는 시기와 장소가 주는 정치적 상징이 컸기 때문이다.
송혜교 역시 정치적 해석의 한복판에 섰다. 이재명 대통령 인사 정책과 관련된 SNS 콘텐츠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의 의도가 주목받았다. 과거 인터뷰나 활동에서 정치 성향을 드러낸 적 없던 송혜교였기에 대중은 당황했다. 일각에서는 “실수일 가능성도 있다”고 봤지만, ‘표현의 자유’라는 옹호 의견도 뒤따랐다.
이처럼 스타들의 움직임은 점차 ‘정치적 메시지’로 변환되고 있다. 자의든 타의든 정치적 의미를 부여받는 시대가 온 것이다. 특히 최근 카리나의 사례는 논란의 정점을 찍었다. 카리나는 SNS에 일본 거리 배경의 사진과 붉은 숫자 ‘2’가 인쇄된 옷을 입고, 장미 이모티콘을 함께 올렸다. 게시물은 곧 삭제됐지만 정치적 상징을 떠올리게 했고, 일부 보수 정치인들이 카리나를 적극 옹호하면서 논란은 더욱 확산됐다.
국민의힘 수원정 당협위원장이 “건들면 다 죽는다”며 카리나를 두둔한 발언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이에 카리나 팬들은 “여성 연예인을 향한 정치 프레임 덧씌우기가 반복되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법적 대응을 검토 중이라는 팬덤의 입장은 정치권 개입에 반감을 드러낸 것이다.
전문가들은 “SNS 시대에는 작은 표현도 정치적 해석의 대상이 될 수 있다”며 “연예인이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콘텐츠 수용자의 해석이 결과를 좌우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특히 여성 연예인이 더 쉽게 프레임의 희생양이 되는 현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치적 입장을 내비친 연예인들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이제 그들의 말과 행동이 단순한 연예계 뉴스에 그치지 않고 사회적 파급력을 가진 정치적 메시지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SNS의 '좋아요' 하나도, 팬미팅에서의 발언 하나도 정치적 상징으로 전환될 수 있는 시대다.
연예인들은 더 이상 단순한 대중문화 아이콘에 머물지 않는다. 정치적 파장을 불러오는 주체로 주목받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그들이 선택하는 말과 행동은 더욱 신중할 필요가 있으며, 동시에 이들을 정치적으로 소비하려는 시도에도 경계가 요구된다. 정치적 참여와 표현의 자유는 분명 보장돼야 하지만, 그것이 악의적 해석과 프레임 씌우기로 이어지는 현실은 개선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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