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 환율관찰대상국 재지정 '경고장'…향후 조작국 지정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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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한국 환율관찰대상국 재지정 '경고장'…향후 조작국 지정 가능성도?

폴리뉴스 2025-06-06 17:11:15 신고

서울 하나은행 환율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서울 하나은행 환율 현황판 [사진=연합뉴스]

[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미국 정부가 한국을 다시 환율 관찰대상국으로 지정했다. 단순한 경고를 넘어 무역 및 외환 정책 전반에 대한 정밀 감시가 시작됐다는 의미다. 특히 이번 발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첫 환율 보고서라는 점에서, 향후 한미 통상 마찰의 전초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 외에도 중국·일본·싱가포르·대만·베트남·독일·아일랜드·스위스 등 총 9개국이 이번 보고서에서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지목됐다.

미국 재무부는 5일(현지시간), 의회에 제출한 반기 보고서 '주요 교역 대상국의 거시경제 및 환율 정책'에서 한국이 두 가지 기준에 해당한다며 관찰대상국으로 다시 지정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대미 무역 흑자가 150억 달러 이상, △GDP의 3%를 초과하는 경상수지 흑자라는 두 항목에서 기준을 초과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GDP의 5.3%, 대미 무역흑자는 550억 달러로 전년 대비 급증했다. 이는 각각 2023년의 1.8%와 140억 달러에서 큰 폭으로 늘어난 수치다. 재무부는 이와 관련해 "한국은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원화 절하 압력을 방어했으며, 실제로 2024년에 총 112억 달러(GDP의 0.6%)를 순매도했다"고 지적했다.

미 재무부는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을 예의주시하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보고서는 "과도한 시장 변동성이라는 명분으로 개입하더라도, 그 실질 목적이 환율 절하라면 문제"라며 "향후 한국은 시장 안정 목적의 외환 개입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이는 한국은행과 기획재정부가 '비상 상황'이라는 명분으로 환시 개입에 나서온 그간의 관행에 사실상 브레이크를 건 셈이다.

중국은 이번에도 환율조작국 지정을 피했다. 그러나 재무부는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압력이 커지고 있으며, 환율 정책과 운용의 투명성이 주요국 중 가장 낮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특히 보고서에서는 "중국이 위안화 절상 압력에 대해 명시적·묵시적 저항을 이어간다는 증거가 포착될 경우, 조작국 지정도 고려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이 환율을 무역 협상의 주요 카드로 사용할 수 있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기조를 반영한 것이다. 이번 보고서에서 아일랜드와 스위스가 새롭게 관찰대상국에 포함됐다. 특히 스위스는 장기간 경상수지 흑자를 유지하며 외환시장 개입도 잦아, 중장기적으로 조작국 지정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재무부는 "앞으로 환율 정책 평가 기준을 더욱 정교하게 하겠다"며 "중앙은행의 개입 목적, 평가절상 압력하의 시장 개입 등도 집중 분석 대상"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보다 더 세밀한 시장 개입 분석, 통화정책 투명성 평가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이번 보고서와 관련해 "불공정한 환율 조작에 대해 미국은 모든 가용 수단을 동원해 대응할 것"이라며 "향후 보고서에서는 관세 부과를 포함한 강력한 조치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하는 '미국 우선주의'의 연장선상으로, 환율 문제를 통상 압박 수단으로 삼는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국 정부는 아직 공식 대응을 자제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관찰대상국 지정이 장기화될 경우 대미 무역환경에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팽배하다. 재무부 보고서가 '관찰'에 그치지 않고 향후 조작국 또는 관세 부과로 이어질 경우, 반도체, 자동차, 배터리 등 주요 수출 품목에 대한 영향이 현실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아직은 경계수준이지만, 미국 내부 정세와 통상 전선이 복잡하게 얽혀 있어 면밀히 모니터링 중"이라며 "필요시 산업부·기재부 등과 공동 대응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이 한국을 환율관찰 대상국으로 다시 올린 건 단순한 통계상의 결과가 아니다. 정치적 메시지와 통상 전략이 결합된 '전략적 경고장'이다. 트럼프 행정부 특유의 거래 중심 통상 전략이 환율을 본격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한 지금, 한국은 외환시장 운용의 투명성, 대미 무역 불균형 해소, 중국 변수 관리라는 삼중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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